훈훈한 태극전사…이우석·임시현 "탁구의 양궁 세리머니에 화답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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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현과 이우석의 금메달 세리머니. 사진=황진환 기자임시현과 이우석의 금메달 세리머니. 사진=황진환 기자양궁 혼성전 금메달을 획득한 이우석과 임시현. 사진=황진환 기자양궁 혼성전 금메달을 획득한 이우석과 임시현. 사진=황진환 기자
아시안게임 결승은 아무리 강심장이라 해도 긴장하지 않기가 어려운 큰 무대다.

4일 오후 중국 항저우의 푸양 인후 스포츠센터 양궁장에서 열린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양궁 리커브 혼성전 결승에 출전한 이우석과 임시현은 한 발만 세게 삐끗해도 메달 색깔이 달라지는 무대의 긴장감을 고스란히 느꼈다.

이럴 때 한국 양궁의 힘이 발휘된다. 엄청난 훈련량, 고도의 집중력, 올림픽 본선보다 치열하다는 국내 선발전 경험들은 결정적인 힘으로 작용한다.

한국은 일본은 세트 포인트 6-0으로 완파했다. 2세트에서 임시현이 첫 발 8점을 쏘는 실수를 범했다. 아찔한 순간이었지만 두 선수가 힘을 모아 점수를 만회했다. 그 사이 일본이 7점을 쏘는 바람에 역전이 가능했다.

임시현은 "긴장될 때마다 (이)우석이 오빠가 잘 챙겨줘서 재미있게 경기를 운영할 수 있었다"며 "생각보다 긴장을 많이 했다. 생각지도 못했던 실수도 나와 당황스러웠다. 그때 오빠가 자기만 믿고 쏘라고 해서 자신감있게 경기를 운영했다"며 웃었다.

이우석은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단체전과 개인전 은메달을 획득한 선수다. 특히 대표팀 선배 김우진과 맞붙은 개인전 결승은 간발의 차로 승패가 갈렸다. 생애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눈앞에 두고 집중력을 끌어올렸다. 무엇보다 동료를 잘 살폈다.

이우석은 "경기장에 들어섰는데 임시현의 눈 초점이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더라"며 웃은 뒤 "그래서 일부러 더 많이 말을 걸고 웃으면서 즐겁게 하자고, 우리가 연습했던 거 믿고 하면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우석은 5년 전 대회에서 남긴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누구보다 많은 땀방울을 흘렸다. "악착같이 준비했다. 개인전(3위 결정전)은 너무 긴장을 한 나머지 아쉽게 됐지만 혼성전과 단체전만큼은 꼭 금메달을 따겠다고 각오했다. 임시현과 호흡이 잘 맞았다. 즐겁게 경기하면서 금메달을 딴 것 같다"고 말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개최가 1년 뒤로 미뤄져 올해 열렸다. 임시현은 지난해 국가대표 선발전을 통과하지 못했지만 대회가 연기되면서 선발전도 다시 열렸다. 하늘이 도운 셈이다.

임시현은 "어렵게 잡은 기회인 만큼 후회없이 임하고 싶어서 최선을 다해 준비했다. 준비한 만큼 결과가 나와준 것 같아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반대로 이우석은 코로나19로 인해 도쿄올림픽 출전 기회를 놓친 아픔이 있다. 선발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도쿄올림픽이 1년 뒤로 연기되면서 올림픽 참가 기회가 무산됐다.

이우석은 목에 건 금메달을 들어보이며 "오히려 이 메달을 딸 수 있게 해준 자양분이 아닌가 싶다. 그냥 좋게 생각하려고 한다"며 웃었다.

두 선수는 시상대에서 활을 쏘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탁구 여자 복식에서 금메달을 딴 전지희와 신유빈의 세리머니에 대한 화답이라는 게 그들의 설명이다. 당시 두 선수는 하트를 그리고 큐피트의 화살을 날리는 듯한 세리머니를 선보인 바 있다.

전지희와 신유빈의 금메달 세리머니. 연합뉴스전지희와 신유빈의 금메달 세리머니. 연합뉴스
여자 개인전과 단체전까지 대회 3관왕에 도전할 임시현은 "한 번 시상대에 올라가 보니까 조금 욕심도 생긴다. 나머지 경기도 최선을 다해 후회없이 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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