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 대표팀의 노시환. 사진=황진환 기자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4회 연속 아시안게임 우승을 위한 최대 고비로 조별리그 대만과 2차전이라고 생각했다.
대만 역시 마찬가지다. 주력 투수들을 한국전에 '올인'했을 것이다.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뛰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톱 유망주인 좌완 린위민을 선발 카드로 내세웠다.
KBO 리그에 '우투좌타'유형의 타자들이 많다보니 대표팀에도 많을 수밖에 없다. 한국은 왼손투수 린위민을 공략하지 못했다. 린위민은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이어 등판한 대만 투수들도 강력한 구위를 자랑했다.
결국 한국은 대만에 0-4로 졌다. 다음 관문인 슈퍼 라운드 진출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결승에 갈 수 있을까? 만약 결승에서 대만을 다시 만난다면 이길 수 있을까?
그런 우려를 낳게 한 것은 대만의 전력이 워낙 탄탄했기 때문이다.
류중일 감독은 2일 중국 항저우 인근 사오싱에서 끝난 제19회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만과 경기를 마치고 "대만이 예전과는 달라진 느낌"이라고 했다. 투수는 강한 공을 던졌고 타자의 변화구 대응 능력이 발전했으며 수비 역시 탄탄해졌다고 평가했다.
노시환도 고개를 끄덕였다.
노시환은 대만 마운드를 상대로 분전한 몇 안되는 타자였다. 0-2로 뒤진 8회초 2사 이후였지만 호쾌한 2루타를 때렸을 때는 잠시나마 '약속의 8회'를 기대하게 했다. 노시환은 3번 타자로 출전해 1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노시환은 "대만전을 면밀히 준비했는데 투수들의 공이 너무 좋았다"며 "전체적으로 공이 빨랐고 컨트롤도 좋았다. 실투도 많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타자들이) 전체적으로 얘기한 부분은 대만 투수들이 힘이 좋다, 알고는 있었고 분석도 다 했지만 타석에 들어갔을 때 긴장감도 있고 하니까 공이 더 빨라 보였던 것 같다. 공에 힘이 있으니까 포인트를 늦지 않게 치자고 했는데 그게 아쉽게도 잘 안 돼서 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대만의 분석 능력도 높게 평가했다. "빠른 공에 대비하고 (다음 공은) 100% 직구라고 생각하면 변화구를 던지는 등 한국 타자들을 잘 분석해 온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 야구는 지난 도쿄올림픽,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무대에서 고개를 들지 못했다. 그동안 일본과 아시아 최고 자리를 다툴 기회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대만에게 계속 덜미를 잡히고 있다. 한국 야구의 경쟁력이 하락한 것일까.
이 같은 질문에 노시환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한 뒤 "경기를 하다 보면 오늘처럼 이렇게 질 수도 있다. 아직 완벽한 탈락은 아니고 충분히 기회가 있다. 대한민국이 국제 경기에 강하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오늘부터 면밀히 준비해서 실력으로 보여줘야 할 것 같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