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영 환호. 대한축구협회에이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의 공백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한국이 또 다른 유럽파 정우영(슈투트가르트)의 해트트릭을 포함해 골 잔치를 벌였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9일 중국 진화 스포츠 센터에서 열린 2022 항저우아시안게임 조별 리그 E조 1차전에서 쿠웨이트를 상대로 9 대 0 승리를 거뒀다. 대회 첫 경기부터 화끈한 대승을 만들면서 쾌조의 출발을 알렸다.
정우영이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불을 뿜었고, 조영욱(김천)도 멀티 골을 터뜨리며 펄펄 날았다. 여기에 엄원상(울산), 백승호, 박재용(이상 전북), 안재준(부천)도 각각 1골씩 보탰다.
2014년 인천 대회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서 연속으로 금메달을 차지한 한국은 아시안게임 3연패 도전 가도를 산뜻하게 출발했다. 대표팀은 설영우(울산)와 백승호, 박진섭(전북)이 와일드카드로 발탁됐고, 정우영, 홍현석(헨트), 박규현(디나모), 이한범(미트윌란) 등 유럽파들이 가세했다. 에이스로 꼽히는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은 조별 리그 2차전을 앞두고 합류할 예정이다.
이날 한국은 조영욱이 최전방 공격을 맡았고, 정우영와 고영준(포항), 엄원상이 공격 2선에 나섰다. 정호연(광주)과 백승호가 중원을 구성했고, 황재원(대구)과 박진섭, 이한범, 박규현이 포백 수비 라인을 형성했다. 골문은 이광연(강원)이 지켰다.
정우영 슈팅. 대한축구협회한국은 이른 시간 선제 골을 터뜨리며 분위기를 끌어왔다. 전반 2분 조영욱의 패스가 상대 수비에 맞고 굴절됐고, 흘러나온 공을 정우영이 논스톱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여세를 몰아 전반 6분에도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잡았다. 엄원상이 오른쪽 측면 돌파 후 날카로운 크로스로 골문을 위협했지만 아쉽게 상대 수비가 걷어내 무산됐다.
쿠웨이트의 측면 수비가 흔들리자 한국은 이를 적극 공략했다. 전반 16분 황재원이 역습 상황에서 오버래핑을 시도한 뒤 문전으로 컷백을 찔러 넣었다. 이번에도 상대 수비에 막혔지만, 한국은 측면에서 공격의 실마리를 찾은 듯했다.
그 결과 전반 19분 측면 공격을 통해 추가 골을 만들었다. 엄원상이 후방에서 날아온 롱 패스를 받고 침투한 뒤 시도한 슈팅이 골대를 강타했지만, 뒤로 흐른 공을 받은 조영욱이 재차 강한 슈팅을 날려 골망을 갈랐다.
순식간에 2점 차 열세에 몰린 쿠웨이트는 전반 23분 만에 선수 교체를 단행했다. 미드필더 자말 대신 수비수 마흐란을 투입해 수비 숫자를 늘렸고, 포메이션을 4-3-3에서 5-4-1로 전환했다.
한국은 두터워진 쿠웨이트의 수비 벽을 더 거세게 몰아쳤고, 전반 종료 직전 연달아 2골을 폭발했다. 전반 43분 프리킥 키커로 나선 백승호의 슈팅이 니어 포스트 구석에 정확히 꽂혔다. 곧바로 44분에는 역습 상황에서 정우영이 돌파 후 감각적인 슈팅으로 골문을 열었다. 한국은 무려 4골 차로 여유있게 리드를 점하고 전반전을 마무리했다.
한국 골잔치. 대한축구협회후반전에도 한국의 파상 공세가 이어졌다. 후반 2분 만에 추가 골을 터뜨리며 쿠웨이트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엄원상의 크로스를 받은 조영욱의 슈팅이 막혔지만, 정우영이 가볍게 다시 밀어넣어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곧바로 후반 6분에는 엄원상의 득점이 터졌다. 엄원상은 조영욱의 패스를 받고 문전으로 침투한 뒤 침착한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승기를 잡은 한국은 후반 9분 체력 안배를 위해 선수를 대거 교체했다. 엄원상, 황재원, 고영준이 물러나고 최준(부산), 안재준, 박재용이 투입됐다. 후반 22분에는 이날 해트트릭을 달성한 정우영을 빼고 홍현석을 내세웠다.
한국의 공격은 끝나지 않았다. 후반 28분 정호연의 패스를 받은 조영욱이 왼발로 멀티 골을 완성했고, 후반 34분에는 앞서 교체 투입된 박재용이 팀의 8번째 골로 존재감을 알렸다. 후반 추가 시간에는 안재준이 홍현석의 스루 패스를 받고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한국의 2차전 상대인 태국은 앞서 바레인과 맞대결에서 1 대 1 무승부를 거뒀다. 1차전 대승으로 조 1위에 오른 한국은 21일 오후 8시 30분 태국과 2차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