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에게 인사하는 이강인. 류영주 기자항저우아시안게임 축구 대표팀을 이끄는 황선홍 감독이 이강인(22·파리 생제르맹)의 합류가 늦어지는 데 대한 답답한 심경을 드러냈다.
황 감독은 14일 경기도 파주 NFC에서 열린 기자 회견에서 이강인의 합류 여부에 대해 "파리 생제르맹(PSG)와 합류 시기에 대해 조율이 잘 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나도 답답하다. (이)강인이와 개인적으로 소통을 하고 있는데, 조속히 합류하고 싶어 한다"고 덧붙였다.
시즌 개막 무렵 허벅지 부상을 입은 이강인은 최근 팀 훈련에 합류해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다. 이에 지난 8일 웨일스, 13일 사우디아라비아와 A매치 2연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이강인은 A대표팀은 물론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도 주축으로 꼽힌다. 아시안게임 개막을 앞둔 황 감독은 최근 부상에서 회복한 이강인의 빠른 합류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취재진과 인터뷰 중인 황선홍 감독. 대한축구협회하지만 현재 PSG 측과 대표팀 차출에 대한 합의가 잘 이뤄지지 않는 모양새다. 황 감독은 "아직 공식적으로 언제 보내겠다는 PSG 측의 답변은 받지 못했다"면서 "어제 부상 회복 여부에 대해서도 연락을 주기로 했는데 아직 공식적인 답변이 없다"고 전했다.
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PSG는 전날(13일) 이강인의 차출 여부에 대한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지만 아직 정확한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관계자는 "관련 업무 담당자가 A대표팀을 지원하기 위해 영국 런던에 갔다가 귀국길에 올랐다"면서 "정확한 워딩을 전하기 어려운 상황인데, 입국 후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고 내부 논의를 해야할 상황"이라고 밝혔다.
"최소한 조별 예선 1, 2차전에 앞서 들어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한 황 감독은 "그런 것들이 잘 되지 않는 상황인데, PSG 측에서 아시안컵 참가 등 여러 조건을 내세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시안게임에 조기에 차출할 경우 내년 1월 열릴 아시안컵 차출 시점을 늦춰달라는 요구인 것으로 보인다.
이는 A대표팀을 이끄는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과 협의가 필요한 사항이다. 하지만 황 감독은 "현안에 대해서는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없다. 우리는 곧바로 (항저우로) 떠나야 한다"면서 "협회 내부에서 여러 논의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이어 "협회에서 PSG와 긴밀하게 소통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합류 시점이 결정돼 대회에 더 매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황 감독은 "예전에도 이런 경험이 있지만 PSG에서 본인들이 유리한 입장으로 끌고 가려는 움직임이 있는 것 같다"고 답답한 속내를 드러냈다. 이어 "대략적인 합류 시점에 대해서는 말씀드리기 어렵지만 어떻게든 빨리 결정이 됐으면 좋겠다"면서 "합류하지 못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전북 현대와의 친선 경기에 교체 출전하는 이강인. 부산=황진환 기자이강인과 개인적으로 연락을 취하면서 그의 몸 상태에 대해서도 전해 들었다. 황 감독은 "경기는 나와봐야 알겠지만 오는 16일 경기에는 출전하지 않을 거라 말했다"면서 "부상에서 회복은 어느 정도 된 것 같은데, '컨디션 문제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고 설명했다.
이상적인 합류 시점은 언제일까. 황 감독은 "예선전에서 1, 2경기 정도 맞춰본 뒤 16강 토너먼트에 올라가면 좋겠다"면서 "그 이후에 합류하게 된다면 여러 가지 상황이 생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합류 시점이 빨리 결정돼야 여러 가지 계획을 짤 수 있는데 답답하다"고 고개를 저었다.
홍현석(KKA 헨트)와 설영우(울산 현대)는 최근 A대표팀 소집을 마치고 뒤늦게 합류했다. 그 중 홍현석은 8일 웨일스전만 치르고 왔지만, 설영우는 A매치 2경기를 모두 소화했다. 이에 황 감독은 "설영우는 쉬어야 한다. 오늘 도착하면 휴식을 취하고 내일 저녁에 합류할 예정"이라며 "모레 같이 이동을 해서 중국 현지에서 컨디션을 체크한 뒤 계획을 짜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현재 대표팀 훈련 과정에 대해서는 "지난 4일 소집해서 8일간 훈련을 진행했고, 어제 하루 휴식을 취했다"면서 "계획대로 잘 되고 있고, 선수들의 컨디션도 전체적으로 괜찮다"고 전했다. 황 감독은 이어 "대회까지 5일 남았는데, 첫 경기부터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고 다짐했다.
끝으로 황 감독은 "국민들께서 원하는 결과가 어떤 모습인지 잘 알고 있고, 우리의 목표도 분명하다"면서 "100% 확실한 건 없지만 최선을 다하면 이루지 못할 목표도 아니다"라고 이를 악물었다. 이어 "팬들에게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