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8일 공개한 수중에서 핵 공격이 가능한 전술핵공격잠수함. 연합뉴스13일 끝난 북한과 러시아 간의 깜짝 정상회담은 여러 모로 특기할만하다.
국내외 언론은 달라진 블라드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태도에 주목했다.
굵직한 국제무대나 중요한 정상회담 때에 지각을 밥먹듯이 하던 그였지만 이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에서는 사뭇 달랐다.
회담 장소인 러시아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 하루전 도착했을 뿐 아니라 정상회담 날에는 회담 장소에 30분 먼저 도착해 김정은 일행을 기다렸다.
이어 우주기지 투어에서도 김 위원장을 직접 안내하며 가이드 역할도 자임했다.
이번 만남을 요청한 쪽이 푸틴이었던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과거 양국 관계에 비추면 상전벽해라 할만하다.
그 옛날 러시아는 늘 북한의 후견국가였다.
45년 해방 직후엔 북한을 점령했었고, 50년에는 김일성의 한국전 개시에 물질적 토대를 제공했다.
이후 냉전시대에는 북한에 군사적 경제적 지원을 아까지 않았다.
한마디로 러시아와 북한은 역사적으로 주종관계였다.
그러나 이번은 달랐다. 두 정상은 갑을관계가 아닌 서로 동등한 관계로 만났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통일전략연구실장은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냉전기에는 북한이 소련으로부터 지원을 받는 관계였다면 지금은 그런 일방적 관계는 아니고 서로 적극 협력하는 관계가 됐다"고 설명했다.
북한은 알려진 대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필요한 무기 등을 러시아에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그 반대급부로 푸틴 대통령은 북한에 첨단 위성 기술 이전 등을 약속했다.
정찰에 필요한 위성 기술은 북한에게는 미국의 군사적 압박에 대응하는데 긴요한 핵심 기술이다.
냉전시대에도 소련으로부터 받지 못한 정찰위성 기술을 이번에 제공받기로 한 것이다.
정 실장은 정찰위성 기술 외에 푸틴 대통령이 핵추진잠수함 기술의 북한 이전도 약속했을 개연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북한은 오는 2025년까지 핵잠수함을 건조하겠다는 목표를 이미 제시한 바 있다.
따라서 김 위원장이 이번에 이 문제에 대해서도 호소했을 것이라는 거다.
푸틴 대통령으로서는 핵잠수함 기술 이전이 러시아의 최우선 과제인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을 했을 수 있다.
주지하다시피 미국은 북한의 핵잠수함 보유만큼은 죽었다 깨어나도 받아들일 수 없는 악몽이다.
북한이 핵잠수함을 갖춘다면 이미 개발한 핵무기와 함께 미국의 본토를 쥐도 새도 모르게 지근거리에서 공격할 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정 실장은 "우크라이나전쟁 종전 이슈에 대해 미국이 소극적이지만 만약 러시아가 북한에 핵잠수함 기술을 이전한다고 하면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미국은 러시아가 요구하는 협상 테이블에 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더욱이 핵잠 기술의 북한 이전 이슈는 우크라이나전쟁으로부터 세계의 이목을 분산시킬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이 모든 것이 북한이 핵무기 보유국 지위에 오르면서 생긴 변수들이다.
정 실장은 "북한이 핵강국이 되면서 냉전시대의 북러 동맹은 복원 단계를 넘어 그 이상으로 가고 있는 만큼 우리가 이를 냉정하게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