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김문기 처장의 장남(왼쪽)이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고(故)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을 몰랐다는 허위사실을 말한 혐의로 기소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김씨의 아들이 법정에서 대면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강규태 부장판사)는 14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대표의 9차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재판에는 김 전 처장의 아들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앞서 검찰은 이 대표 측이 공개적으로는 관련 혐의를 부인하면서도 유족 측을 만나려고 했다는 기사가 보도되자 김 전 처장의 아들(이하 김씨)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유족과의 통화에서 이 대표가 김 전 처장을 몰랐다고 말한 것에 대해 사과하며 도와달라고 회유·요청하는 이 대표 측 인사의 육성 녹음이 언론에 공개된 바 있다.
검찰은 이날 증인신문에서 '이 대표 측 인사가 김씨에게 뭐라고 하면서 접근했느냐'고 물었고, 김씨는 "캠프 측을 대표(해 연락한 것)라고 했다"고 답했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1심 속행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
검찰이 '고인은 왜 검찰 조사에서 아는 것을 다 말하지 않았느냐'는 취지로 묻자 김씨는 "아버지 신념이 '주군 등에 칼을 꽂지 않고 퇴사한 동료라도 밀지 않는 것'이라고 했다"고 답했다. 주군은 이 대표, 동료는 유씨를 지칭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씨는 당시 검찰 조사를 받던 고인의 변호사를 "이 대표 측에서 지정해 선임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 측에서 지정해준 변호사가 선임비를 받지 않았다며 "의아하게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또 "이 대표가 성남시장일 때 본가에 가 있으면 아버지가 방안에서 전화를 받고 나오는 모습을 봤다"며 생전 고인이 이 대표와 통화하는 모습을 여러 번 목격했다고도 증언했다.
그러면서 "누구냐고 물으면 성남시장이라고 얘기하고는 했다"며 "식사 도중이나 저녁, 밤늦게 혹은 주말에도 전화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김씨는 2015년 1월 호주·뉴질랜드 출장과 관련해서는 "2020년 이후 아버지랑 산책을 자주 했는데 출장 관련 이야기를 해준 적이 있다"며 "이재명씨랑 낚시도 하고 수차례 보고도 했다는 그런 이야기들"이었다고 검찰 측 공소사실을 뒷받침하는 증언을 했다.
이어 "그 어느 아버지가 자식에게 당신 업무 관련해 거짓말을 하겠느냐"며 "저는 들은 그대로 진실만을 이야기했고, 아버지가 저한테 거짓말을 했을 것이라는 생각은 단 한번도 한 적이 없다"고 울먹였다.
재판부는 다음달 25일 공판을 열고 이 대표 측근이자 현재 국회 보좌관인 김현지씨와 국민의힘 소속 이기인 경기도의원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