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남부서 철수하는 바그너그룹 수장 프리고진. 연합뉴스러시아 용병기업 바그너 그룹의 무장 반란이 하루만에 막을 내리면서 수장 예비게니 프리고진의 향후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크렘린궁은 프리고진이 러시아를 떠나 벨라루스로 가기로 합의했고 그에 대한 기소도 취하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벨라루스의 알렉산드르 루카센코 대통령이 프리고진의 신변 안전을 보장했다고 밝혔다.
프리고진은 24일(현지시간)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나도누에서 승합차에 탑승해 자신에게 환호하는 주민들에게 손을 흔드는 장면이 목격됐다. 그러나 그 이후 행방은 묘연하다. 그가 벨라루스로 가기로 했다지만 아직 도착했다는 소식은 전해지지 않았다.
서방의 주요 언론들은 프리고진이 벨라루스에서 안전을 보장받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했다.
AP통신은 25일 프리고진이 벨라루스로 가더라도 안전을 장담할 수는 없다고 분석했다. 현재 망명중인 야당 지도자인 스바틀라나 치하누스카야는 "루카센코가 프리고진을 어떻게 할지는 확실하지 않다"며 "그는 결코 평화를 만드는 사람이 아니다"고 말했다.
폴란드에 망명중인 벨라루스의 정치 분석가 아르템 슈라이브만은 "프리고진이 벨라루스로 떠난다고 해서 그것에 머무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면서 "벨라루스에서 그가 할 일은 아무것도 없다"고 설명했다.
영국 가디언도 비슷한 전망을 내놓았다. 가디언은 "유혈사태를 피했지만 푸틴과 프리고진의 불화는 끝나지 않았다"며 "푸틴은 상황이 안정되면 프리고진에 대한 보복에 나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알리시아 컨스 영국 하원 외교위원장은 "단순히 푸틴과 프리고진 간의 권력 다툼이 아니라"면서 "푸틴은 반드시 보복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프리고진이 결국 벨라루스에서 다른 곳으로 떠날 수 밖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미하일 카시야노프 전 러시아 총리는 BBC에 "프리고진이 처음에는 벨라루스로 향하겠지만 이후 아프리카로 가서 정글에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리카 곳곳에는 현지 정국 불안을 틈타 정권 반대 세력 탄압에 개입하는 바그너 그룹 병력이 배채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