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전 법무부 장관. 류영주 기자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내년 총선 출마를 전향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현재 야권을 겨냥한 검찰의 수사 진행 상황이 그의 향후 진로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 독재 대항마' 조국…"주변서 출마 제안 많아"
14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조 전 장관은 내년 총선 출마와 관련해 주변인들로부터 많은 제안을 받고 있고, 본인도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 소속 의원은 "본인도 출마할 생각을 하고 있다"라면서 "의미 있으면서도 가능성 있는 지역구를 찾고 있다"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제기하듯 조 전 장관의 출마는 분명 민주당에 부담인 측면이 있다.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고 이미 검찰 수사 과정에서 자녀 입시 비리 등으로 공정성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기 때문이다. 때마침 13일 서울대도 그를 교수직에서 파면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의원들과 대화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그럼에도 민주당이 '조국 카드'를 살려두는 이유는 이재명 대표 관련 수사를 비롯해 '전당대회 돈 봉투', '김남국 코인 의혹' 등 야권을 향한 검찰 수사가 어디로 튈지 모르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13일 CBS라디오에서 조 전 장관의 총선 출마설에 대해 "윤석열 정권의 심판에 결정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정치적 공간을 다 열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의겸 의원도 SBS라디오에 출연해 "(출마의) 길은 열려있다"며 "어찌 보면 윤석열 정부가 보이고 있는 검찰 독재의 대항마로서 상징적인 성격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제일 큰 전제 조건은 민주당과 무관하게 독자적으로 나가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연말까진 입장 내놓지 않을 듯…민주당 내부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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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출마를 하더라도 조 전 장관이 빠른 시일 내 입장을 밝히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민형배 의원은 13일 YTN라디오에서 조 전 장관과 직접 통화한 내용을 공개하며 "(조 전 장관) 자신은 지금 여러 상황이 복잡하고 그런 판단을 할 시점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그래서 고민하고 있지만 연말까지는 어떤 입장도 내놓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조 전 장관의 출마 가능성이 가시화되자 당내에서도 반발이 적지 않다. 비이재명계(비명계) 조응천 의원은 SBS라디오에서 "민주당은 그 분(조 전 장관)이 어떤 정치적인 플랜과 움직임을 갖든 철저히 무관심해야 한다"며 "조 전 장관이 (총선에) 나오려고 한다면 왜 지금 이 상황에서 정치를 하려고 하는지 이유를 설명해야 하고, 국민이 실망한 지점에 대해 구체적이고 진정성 있는 설명이나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명계 이원욱 의원도 BBS라디오에 출연해 "만약 조 전 장관이 출마한다고 하면 '조국의 늪'에 빠져서 총선에서 굉장히 큰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며 "'조국의 강', '김남국의 늪', 또다시 '조국의 늪'에 빠지기 시작하면 공정의 문제를 다시 꺼내들기 힘들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당내 일각에서는 조 전 장관이 민주당과는 무관하게 독자적으로 내년 총선에 출마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조 전 장관과 친분이 있는 한 의원은 "조 전 장관이 사실상 교수로 돌아갈 수도 없는 상황인데, 지금 민주당 당적으로 총선에 나오려고 하면 당내에서 말이 많을 수밖에 없다"라면서도 "총선 직전에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는 민주당도 모르니 총선까지 상황을 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