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근 경찰청장이 지난 18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브리핑룸에서 건설노조 집회에 대한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윤 청장은 "경찰은 일상의 평온을 심대하게 해친 이번 불법집회에 대해 엄중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발표했다. 황진환 기자민주노총이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준비하는 가운데, 경찰이 '엄정 대응' 방침을 거듭 강조하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30일 오후 상황점검 회의에서 "집회 당일 임시 편성부대를 포함해 전국 120여 개 경찰부대를 배치해 단호하게 대처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민주노총은 오는 31일 오후 4시 서울 세종대로 일대에서 조합원 2만여 명이 참여하는 '경고파업 결의대회'를 개최한다. 민주노총은 서울뿐 아니라 전국 14개 지역에서 총 3만 5천 명이 참석하는 집회를 하겠다고 신고했다.
지난 17일 건설노조가 집회 후 서울 도심 노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윤 청장은 "이달 16~17일 건설노조가 도심 한복판에서 야간문화제를 빙자한 불법 집회를 개최해 퇴근 시간대 극심한 교통혼잡을 야기했다"며 "심야 집단 노숙으로 인해 시민들에게 불편을 초래했다"고 했다.
이어 "집회 및 행진 시간을 제한해 금지했음에도 해산하지 않고 야간문화제 명목으로 불법집회를 강행하거나, 집단 노숙 형태로 불법 집회를 이어가 시민불편을 초래하는 경우에는 해산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5일 오후 금속노조와 비정규직 노동단체 '비정규직 이제그만 공동투쟁'이 서울 서초구 대법원 앞에서 야간문화제를 열려고 하자 경찰이 원천봉쇄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윤 청장은 불법집회 해산 과정에서 필요한 경우, 캡사이신 분사기 사용도 준비하도록 지시했다.
해산 조치 등 법 집행 과정에서 경찰관 폭행 등 공무집행을 방해할 경우에는 즉시 현장 검거하고, 최대한 신속하게 사법처리 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고(故) 양회동씨 분신으로 노동계가 윤석열 정부 규탄 집회를 1박 2일에 걸쳐 진행한 바로 다음 날, 윤 청장은 직접 대국민담화를 갖고 건설노조위원장 등 5명에 대한 출석 요구를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