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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EN:]"창작 성과의 주도성은 AI를 통제하는 것에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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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콘텐츠산업포럼' 2일차 'AI 시대, 이야기 산업 전망'
"창작 방식의 전환…개인 창작→AI 협업창작→AI 공동창작"
"두려움 있지만, 인간지능과 인공지능 경쟁보다 상생할 것"

"거대언어모델(LLM)은 어떤 것을 만들어내는 난잡한 광야(Field)인데 거기에 이야기를 부여하는 인간이 재추상화하는 과정에서 AI를 통한 창의성을 얻을 수 있다."

챗GPT를 기반으로 한 대화형 생성 인공지능(AI)의 등장으로 창작 영역인 콘텐츠 산업계 구조가 일대 개편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현장의 작가와 AI 콘텐츠 제작 실험을 하는 스토리 전문가들은 AI 기술이 보조적 수단을 넘어 협력적 관계, 궁극에는 공동창작가로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그 안에서 "새로운 리얼리즘의 탄생"을 예고했다.

25일 서울 중구 CKL기업지원센터 스테이지에서 열린 한국콘텐츠진흥원 '2023 콘텐츠산업포럼'에서 김선엽 이크림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콘진원 제공 25일 서울 중구 CKL기업지원센터 스테이지에서 열린 한국콘텐츠진흥원 '2023 콘텐츠산업포럼'에서 김선엽 이크림 대표가 발표하고 있다. 콘진원 제공 25일 서울 중구 CKL기업지원센터에서 열린 한국콘텐츠진흥원 '2023 콘텐츠산업포럼' 2일차 '이야기 포럼'에서는 AI 기반 스토리메이킹 툴킷 '아나트'(ANATE)를 개발한 김선엽 이크림 대표,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의 저자 송희구 작가, 오영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융합교양학부 조교수가 연단에 올라 'AI 시대, 이야기 산업의 전망'을 주제로 창작 영역에서의 AI 기술 사례와 창작자의 도전, AI 창작의 한계와 극복 과제를 제시했다.

김선엽 대표는 AI 기반 툴킷 '아나트'를 소개하고 AI를 이용한 완성도 높은 스토리메이킹을 위해서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Prompt Engineering : 거대언어모델로부터 높은 품질의 응답을 얻어낼 수 있는 프롬프트 입력값들의 조합을 찾는 작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AI가 스토리 메인작가의 영역보다 스토리를 구성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비용, 열정이 투입되어야 하는 보조작가의 영역을 대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소재를 찾고 구성하기 위해 직접 현장에 가거나 경험해야하는 많은 시간과 노동력의 소모를 획기적으로 줄여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례로 스토리 라인에 등장하는 프랑스의 어느 해변의 풍경이나 문화, 환경,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직접 비용과 노동력, 시간을 들여야 했던 것을 마치 현장에 있는 것처럼 AI가 사실적으로, 필요에 따라서는 극적으로 묘사를 해주기 때문이다.  
 
다만 원하는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프로그래밍이 중요한 것처럼 프롬프트 입력에 따라 결과값이 천차만별로 달라지기 때문에 '프롬프트 엔지니어'라는 새로운 직종의 전문가 영역이 출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향후 창작 영역에서의 패러다임은 창작자 1인에서 AI와의 협업창작으로 이어지고 궁극에는 AI와 공동창작물이 인정받는 시대가 올 것으로 예상했다. 작가의 개념도 '글을 쓰는 사람'→'글을 선택하고 보완하는 사람'→'메인 프롬프트 지휘자'로 변화할 것이라며 지금까지 1인 작가가 다중의 독자를 대상으로 상품을 생산하고 소비했다면 AI 시대에는 다수의 공동작가가 다수의 대중을 상대할 수 있는 규모의 콘텐츠 생산이 가능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25일 서울 중구 CKL기업지원센터 스테이지에서 열린 한국콘텐츠진흥원 '2023 콘텐츠산업포럼'에서 송희구 작가가 발표하고 있다. 콘진원 제공 25일 서울 중구 CKL기업지원센터 스테이지에서 열린 한국콘텐츠진흥원 '2023 콘텐츠산업포럼'에서 송희구 작가가 발표하고 있다. 콘진원 제공 AI가 창작의 영역에 들어서는 것을 보며 "솔직히 두려움을 느꼈다"고 밝힌 송희구 작가는 "드라마 대본을 쓰고 책을 쓰는 창작자 입장에서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이었다"며 "업계 사람이라면 모두가 느끼는 두려움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챗GPT-4 등을 실험적으로 사용해봤다는 송 작가는 AI가 모방을 하고 조합을 하고 다시 모방과 조합을 무한대 반복하며 만들어내는 결과물이 인간의 경험에 의한 창작물과 비교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면서 비슷하게 흉내낼 수는 있어도 인간 개인 고유의 문체까지 넘보기는 힘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송 작가는 "포털 검색을 이용하면서 더 이상 생각하지 않고 검색엔진을 이용하고,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전화번호를 기억하지 못하고 이름을 검색하고, 내비게이션을 사용하면서 결국 '길치'가 되는 것처럼 지능 감퇴가 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된다"며 "인공지능이 빠른 속도로 사람이 쓴 것보다 더 빠르게, 감동 있게 쓴다면 우리는 여기에 의존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실제 챗GPT-4를 사용해 여러 장면을 입력해 보면 서사보다 묘사하는 수준에 불과했다며 "AI를 이용해 많은 투고량을 소화하고 필요한 내용을 걸러내며 보조작가 정도의 영역을 대체하겠지만 순수 창작의 영역까지 당장 넘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송 작가는 "창작 성과의 주도성은 인공지능에 정복 당하는게 아니라 통제하는 것에 있다"고 전제하며 "결과적으로 인간지능과 인공지능은 경쟁이 아닌 상생이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25일 서울 중구 CKL기업지원센터 스테이지에서 열린 한국콘텐츠진흥원 '2023 콘텐츠산업포럼'에서 오영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융합교양학부 조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콘진원 제공 25일 서울 중구 CKL기업지원센터 스테이지에서 열린 한국콘텐츠진흥원 '2023 콘텐츠산업포럼'에서 오영진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융합교양학부 조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콘진원 제공 즉석에서 괴담을 만들고 시를 짓는 'AI 창작실험'을 통해 AI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한 바 있는 오영진 교수는 "창작은 인간의 영역이지만 인간이 연산이 복잡하거나 편견에 둘러싸여 있다면 AI는 그 수겹의 편견이나 한계를 훌쩍 뛰어넘는 능력을 가졌다"고 강조했다.

다만 윤리적인 문제로 성적이거나 폭력적이거나 유해하다고 정해진 울타리가 쳐져 있다면서 문학적 표현에서 필요한 부분까지도 창작의 영역으로 끌어내기 어려운 한계를 어떻게 개선할지는 고민해야할 점이라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거대언어모델(LLM)은 대화 사이의 매개성을 보고 결과물을 도출해내는데, 그 과정에서 의도하지 않았지만 새로운 것을 가져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것을 다시 변형 패턴화하면 예상치 못했던 창작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런 우연적 소재와 인간의 추가 개입을 통한 변환 과정을 통해 얻은 창작물을 '채굴 후 재조합 기법'이라고 정의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통해 무한 개의 가변적 모델을 만들어내는 다양한 기법 개발을 통해 창작물을 새롭게 창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거대 언어 모델은 어떤 것을 만들어내는 난잡한 필드인데, 거기에 이야기를 부여하는 인간이 재추상화하는 과정에서 창의성을 얻게 된다"며 "AI의 문장들은 제멋대로 자라기 때문에 구조적으로 (사용자 개입의) 굴절화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AI를 통해 단순히 누구나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성립하기 어렵다"며 "앞으로 창작의 과정은 프롬프트 엔지니어링뿐만 아니라 도메인(domain : 특정 영역에서 축적된 지식)과 클래식한 경험 등의 교육이 기반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진 종합 토론에서는 윤혜영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를 좌장으로 채수응 아리아스튜디오 대표, 박석환 재담미디어 전략사업본부 이사와 앞선 발제자들이 참석해 AI가 어떤 부분에서 이야기 산업에 도움을 줄 것인지 등에 대해 세부 토론을 가졌다.

포럼 마지막날인 26일에는 AI 시대, 음악과 방송산업을 조망한다.

25일 서울 중구 CKL기업지원센터 스테이지에서 열린 한국콘텐츠진흥원 '2023 콘텐츠산업포럼'에서 이야기 산업에서의 AI와 인간의 시너지를 위한 방향에 대한 패널 토론을 하고 있다. 콘진원 제공25일 서울 중구 CKL기업지원센터 스테이지에서 열린 한국콘텐츠진흥원 '2023 콘텐츠산업포럼'에서 이야기 산업에서의 AI와 인간의 시너지를 위한 방향에 대한 패널 토론을 하고 있다. 콘진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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