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0월 5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 열린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BIFF)' 개막식 모습. 부산=황진환 기자인사 논란으로 촉발된 부산국제영화제(BIFF)사태와 관련해 이사회가 조종국 신임 운영위원장에게 '대승적 차원'에서 자진 사퇴할 것을 권고했다.
또, 이용관 이사장의 거취에 대해서는 올해 영화제 개최가 가장 중요한 만큼, 10월 영화제 이후 사퇴로 의견이 모아졌다.
BIFF 이사회는 24일 오후 영화의전당 비프힐 대회의실에서 '부산국제영화제 현안 논의'를 위한 긴급 이사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는 이사 19명 가운데 13명이 참석했다.
이사회는 3시간 가까운 격론 끝에 논란의 첫 단추인 조종국 운영위원장에게 스스로 거취를 표명해 줄 것을 권고했다.
조 위원장이 영화제를 사랑하는 영화인의 한 사람으로서 '대승적 차원'에서 결단을 내려달라며 사실상 스스로 물러날 것을 완곡히 표현했다.
다음달 2일, BIFF이사회가 예정돼 있는 만큼, 논란을 계속 끌다가 조 위원장에 대한 임명 철회를 안건으로 올리는 대신 스스로 정리할 기회를 준 것이다.
또, 조 위원장 임명에 반발해 사퇴를 표명했던 허문영 위원장에 대해서는 '조건없는 복귀'를 촉구했다.
이사회는 31일, 허 위원장과 이용관 이사장이 면담이 잡혀있는 만큼 이사진도 허 위원을 만나 복귀를 적극 설득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부산국제영화제 임시 이사회에 입장하는 이용관 이사장. 연합뉴스모든 논란을 책임지고 물러나겠다는 뜻을 표한 이용관 이사장의 사퇴 시점은 10월 영화제 이후로 의견을 모았다.
이사회 측은 "부산국제영화제는 부산 시민의 자산"이라며 "가장 중요한 문제는 개인의 거취보다는 영화제의 성공적인 개최다. 정상 개최를 위해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태로 BIFF의 위상이 크게 떨어진 만큼, 혁신위원회를 꾸려 쇄신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혁신위원회는 부산국제영화제 새로운 비전과 발전 방향 설정, 누적된 문제 점검, 차후 신규 이사장 선임, 30주년 준비 등을 준비하게 된다.
혁신위는 중립적, 객관적, 독립적인 영화제 안팎 인사로 이사 일부와 영화계 인사, 젊은 영화인들, 시민사회 등의 외부 인물들로 꾸리기로 했다.
이사회가 영화계가 요구했던 △조종국 운영위원장 임명 철회 △허문영 집행위원장 복귀 △이용관 이사장 사퇴 △BIFF 쇄신안 마련 등 굵직한 4가지에 대해 '급한불'을 끄는 방향으로 결론낸 것이다.
하지만, 영화계 안팎에서는 릴레이 성명을 통해 "이용관 이사장의 BIFF사유화가 원인"이라며 이 이사장의 즉각 사퇴를 촉구하고 있어, 이를 둘러싼 갈등은 아직 사그라지지 않은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