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 국무부에서 열린 국빈오찬에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과 건배하고 있다. 연합뉴스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공동 주최한 국빈 오찬에 참석했다.
이날 오찬은 '해리 트루먼 빌딩'이라고 불리는 미국 국무부 본관 건물에 위치한 벤자민 프랭클린 국빈연회장에서 개최됐다.
윤 대통령은 "세계 외교부의 중심부인 이곳 국무부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하다"며 "두려움 없는 전사(fearless fighter)인 해리스 부통령과 한미동맹의 강력한 지지자 분들과 함께하고 있으니 그 어떤 도전도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아 정말 마음 든든하다"고 말했다.
이어 "70년간 한미동맹이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동맹으로 발전해 왔고, 한미동맹의 미래는 과거보다 더 찬란할 것"이라며 참석자들이 앞으로도 한미동맹이 더욱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적극 성원해줄 것을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국무부 청사가 '해리 트루먼' 빌딩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용산 집무실 책상 위 명패 이야기를 꺼내기도 했다.
지난해 5월 조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 당시 선물한 나무 명패로, 트루먼 대통령이 남긴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The Buck Stops Here)라는 유명 문구가 새겨져 있다.
윤 대통령은 "이 문구를 보면서 자유 민주주의를 위한 헌신과 책임을 가슴에 새긴다"며 "트루먼 대통령은 1950년 6월 25일 공산군이 침략했을 때 즉각 미군을 투입하고 안보리를 소집해서 유엔군을 보내주신 분"이라고 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한미 양국이 강력한 힘에 의한 평화를 구축하고 동아시아와 세계의 평화를 촉진하는 자유의 연대를 이끌어갈 것"이라며 "미래첨단 기술분야에서 연대와 공조를 심화하고 양국 젊은 인재들간 교류를 활성화 하는 가운데 자유, 평화 번영의 인태지역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호스트인 블링컨 국무장관은 건배사를 통해 "올해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대통령 부부의 국빈 방미를 적극 환영한다"며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미국 국무부로서도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과 미국은 안보적, 경제적 유대관계 뿐만 아니라 인적인 유대관계가 매우 깊은 동맹국으로서 '함께 가야 하는(go together)'관계"라고 강조했다.
또한 전날 백악관 국빈만찬을 언급하며 "어젯밤 윤 대통령이 '아메리칸 파이'를 노래해 모든 사람을 웃게 만들었다"며 "(오늘 오찬에서도) 또 다른 공연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있으면 공연을 이어가시라"고 말해 좌중의 웃음을 끌어낸 것으로 전해졌다.
블링컨 장관은 한국계인 줄리 지윤 정 스리랑카 주재 미국 대사의 개인사도 언급했다.
줄리 지윤 정 대사는 1977년 가족과 함께 캘리포니아로 이민왔을 때만 해도 영어를 한 마디도 하지 못하는 5살 소녀였다. 식당에서 설거지하던 어머니는 곧 사서가 됐고, 엔지니어링 회사의 한 현장에서 일하게 된 아버지는 이후 혁신적인 난방 시스템을 설계했다.
블링컨 장관은 "이것이 한 가족을 통해 한미를 연결하는 실이라면, 우리 국가를 하나로 묶는 우리의 관계가 얼마나 풍부하고 깊이 있는지 생각해보라"고 했다.
아울러 "상호 방위에 대한 우리 약속은 결코 흔들린 적이 없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미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7일(현지시간) 워싱턴DC 미 국무부에서 열린 국빈오찬에서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환영사에 답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해리스 부통령은 "한미동맹이 양국 참전용사들의 희생을 토대로 오늘날까지 발전해올 수 있었다"며 "한미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의 미래를 위해 양국이 계속 협력해 나가자"고 밝혔다.
해리스 부통령은 지난해 방한 당시 찾았던 비무장지대(DMZ), 현대차의 미국 내 전기차 생산, '오징어 게임', 방탄소년단, 아카데미상을 받은 배우 윤여정과의 만남 등을 두루 언급하면서 "방금 말씀드린 모든 분야에서 윤 대통령의 지도력이 우리 두 나라의 발전을 가능하게 했다. 독재정치와 침략이 만연한 이 시대에 윤 대통령의 리더십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오찬에는 한미동맹의 최일선에서 활약 중인 각계 주요 인사들을 포함해 총 220여 명이 참석했으며 세계적인 재즈 뮤지션인 허비 행콕과 다이안 리브스가 무대에 올라 'Maiden Voyage', 'Peace'곡으로 재즈 공연을 선사했다고 이도운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오찬 메뉴로는 농어튀김 등이 올랐으며 윤 대통령과 오찬에 함께 참석한 김건희 여사는 한미동맹 최일선에서 노력하는 주요 인사들과 동맹 강화 방안, 주요 지역 및 글로벌 현안 등에 관해 다양하게 의견을 교환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 부부는 국빈 오찬에 참석한 모두가 한미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의 주역임을 강조하고 한미동맹이 전진해 나가는 길에 늘 함께해 주기를 당부했다고 이 대변인은 전했다.
한편 김건희 여사는 블링컨 장관과 문화·예술, 마크 로스코 작가 등에 대해 환담을 나눴다. 블링컨 장관이 마크 로스코 가족과의 인연을 언급한 데 대해 김 여사는 "전시기획자로서 활동 당시 2015년에 국립미술관의 협조로 마크 로스코전(展)을 준비했는데, 어제 국립미술관을 다시 방문해 로스코의 작품들을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고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