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선언'에 연일 강도 높게 반발하고 있는 北. 연합뉴스북한이 반제반미 투쟁정신의 상징으로 활용하는 신천박물관에서 한미정상의 워싱턴선언 채택을 겨냥해 청년들의 복수결의모임을 진행하고 하수아비 화형식까지 개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의 두 정상을 모두 겨냥한 화형식은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인 만큼, 워싱턴선언에 대한 북한의 반발과 함께 북한 주민들의 대남·대미 적개심을 강화해 체제단결을 꾀하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3일 "전체 인민과 열혈 청년들의 분노와 적개심을 더욱 무섭게 폭발시키고 있다"며, "반공화국핵전쟁기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놓은 희세의 깡패국가, 악의 제국 미국과 동족대결에 환장한 괴뢰역적패당을 단호히 징벌하기 위한 청년학생들의 복수결의모임이 2일 신천박물관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북한 주민들이 모두 보는 노동신문도 이 기사를 1면에 게재했다.
북한은 "천백배의 보복의지를 만 장약한 모임참가자들은 가증스러운 적들에게 죽음을 안기는 심정으로 침략자, 도발자들의 허수아비를 불살라버리는 화형식을 단행했다"며, "불을 즐기는 자들이 갈 곳은 제가 지른 불 속이라는 것을 보여주며 미국의 늙다리 전쟁괴수와 특등하수인인 괴뢰역도의 추악한 몰골들이 재 가루로 화할수록 징벌의 열기는 더 더욱 가열됐다"고 전했다.
북한이 청년들의 복수모임을 진행하고 한미정상를 겨냥한 허수아비 화형식을 개최한 것은 핵협의 그룹 신설과 핵잠수함의 한국 기항 등 확장억제력의 실행력을 제고하기 위한 한미 워싱턴 선언에 대한 극도의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열린 북한 노동계급과 직맹원들 복수결의모임. 연합뉴스다만 북한은 한미정상에 대해 화형식을 개최하는 보도사진을 게재하지는 않았다.
지난 1958년 건립된 신천박물관은 6.25전쟁 기간 미제가 벌였다고 주장하는 각종 학살 자료 등을 전시하며 북한 주민들의 반미반제 투쟁정신을 교양하고 고취하는 상징적인 장소이다.
북한이 청년들의 복수모임을 신천박물관에서 개최했다는 것은 이번 한미 워싱턴선언에 대한 북한의 극심한 반발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 2011년 우리 예비군이 김일성·김정일·김정은 3부자를 사격 표적지로 사용한 일에 반발해 화형식을 개최한 사례는 있으나 한미 두 정상을 모두 겨냥해 화형식을 개죄한 전례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워싱턴선언의 내용과 미 바이든 대통령의 북한 정권 종말 관련 발언을 주민들에게 공개한 데 이어 이에 대한 복수 결의 모임과 허수아비 화형식을 개최해 청년 세대 등 북한 내부의 적개심을 끌어올려 체제단결을 강화하는 의도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