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조수진 최고위원이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국민의힘 김기현 체제 1호 특별위원회인 '민생119'의 조수진 위원장이 5일 남는 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밥 한 공기 다 먹기 운동'을 제안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전날 초과 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하도록 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것과 관련, 그 대안으로 제시한 것이다.
조 위원장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제가 KBS에만 처음 말씀드린다"며 "지금 남아도는 쌀 문제가 굉장히 가슴 아픈 현실 아닌가. 그렇다면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이런 것에 대해서도 우리가 논의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성분들 같은 경우엔 다이어트를 위해 밥을 잘 먹지 않는 분들이 많다"며 "그러나 다른 식품과 비교해서 오히려 (쌀이) 칼로리가 낮지 않나. 그런 것들을 적극적으로 알린다든가 전환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농가에서 가장 어려움을 겪는 것이 외국인 노동자 유치 문제"라며 "노동자들을 유치하고 돌보기 위해서는 기숙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각 자치단체마다 기숙사 시설이 뒷받침되지 않은 곳이 많다. 현황을 둘러보자고 얘기가 나왔고 모내기 현장 답사를 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양곡관리법 부결 입장에 변함이 없는가'란 질문에는 "더불어민주당이 강행처리한 양곡관리법 개정안이 정말 농업의 미래나 우리 농민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된다면 반대 안 할 것"이라며 "그러나 이 법은 문제가 많다. 초과 생산된 쌀을 정부가 의무적으로 매입하게 하는 것은 근본적으로 농업의 미래와 관련이 없는 것"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남는 쌀 문제에 대해 시대착오적인 엉뚱한 해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여성들만 밥을 적게 먹는 것이 아닌 데다가 쌀 수요 하락의 원인에는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준석 전 대표 SNS 캡처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는 본인 페이스북을 통해 "양곡관리법을 반대하면서 그 대안이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운동을 하자'라고 한다면 이걸 갖고 대안 경쟁을 할 수 있겠나. 갈수록 태산"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사실 밥 한 공기 다 먹기 운동이 소비량 증대에도 큰 의미는 없다. 다 비우냐 마느냐는 쌀 소비량에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며 "어차피 제육볶음에 밥 한 공기 나오면 먹든 남기든 소비는 된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실효적이려면 밥 한 공기 다 먹기 운동이 아니라 '밥 많이 퍼 담기' 또는 '두 공기 먹기' 운동이 돼야 최소한 논리적이다. 1940년대 밥공기 크기로 가면 실질적으로 식당에서 더 많은 밥을 남겨서 더 많이 버리는 방식으로 해결될 것 같다"고 꼬집었다.
김웅 의원 또한 본인 페이스북을 통해 "뭘 자꾸 먹는 당심 100% 지도부"라며 "오후 4시 치킨과 맥주를 먹고 아침에 구내식당에 모여 학식을 먹고 민생 어쩌고 하면서 편도(편의점 도시락)를 먹고, 이제는 밥 한 공기를 다 먹자고 한다. 먹방으로 정치할 거면 그냥 쯔양이 당 대표 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다"고 비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