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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류 5천곳 바로잡은 '삼대' 정본 출간…염상섭 60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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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상섭 사후 60주기에 출간된 '삼대'표지. 지식을만드는지식 제공염상섭 사후 60주기에 출간된 '삼대'표지. 지식을만드는지식 제공출판사 지식을만드는지식이 올해 염상섭(1987~1963) 사후 60주기를 맞아 대표작 '삼대'를 오리지널 정본(定本)으로 출간한다.

염상섭의 장편소설 '삼대'는 일제강점기 서울의 한 중산층인 조씨 일가 삼대(할아버지 조의관, 아버지 상훈, 아들 덕기)의 삶을 통해 식민지 조선의 현실을 당대 정치·사회적 현실과 여러 계층의 삶으로 그려낸 수작으로 꼽힌다.

1931년 1월 1일부터 9월 17일까지 9개월간 총 213회에 걸쳐 조선일보에 연재됐다. 이후 검열 당국에 출판허가를 신청하지만 거절당한다. 해방 이후 반공 이데올로기가 심화되면서 원전 그대로 출간은 더욱 어려워졌다. 이에 염상섭은 내용을 대폭 수정해 단행본으로 출간한다. 사회 비판적 내용을 대거 들어내고 가족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

출판사는 조선일보 연재본을 저본으로 한 책 3종과 해방 후 작가의 개작 단행본을 저본으로 한 책 3종을 비교해 원고를 완성했다. 저본은 탈고해서 출간 또는 연재한 원작을 의미한다.

이번에 출간하는 책은 1366쪽으로 방대한 분량이다. 학계 인정을 받은 정본에 255쪽의 곁텍스트, 831개의 주석, 신문연재 당시 함께 담긴 삽화 171컷, 시대상을 알 수 있는 1920년대 경성지도 등 희귀 자료와 해석을 더했다. 출간 과정에서 일어난 상당한 오자와 오식, 개작으로 인한 변화 등 총 5천여 곳의 다른 점을 찾아내 바로잡았다.

염상섭이 연재 다음날 정정 기사를 통해 바로잡겠다고 직접 밝힌 것을 정정하지 않은 것도 꽤 있다. 본문에 "그것은 너무나 '극단'이오"에서 '극단'을 '독단'으로 정정한다고 했는데 이후 출간된 모든 판본이 이를 고치지 않은 채 '극단'으로 표기해왔다.

신문 연재본을 원전으로 삼아 원고를 정리한 전승주 서울과학기술대 교수는 "차이를 확인하고 오류를 바로잡은 내용이 5천 개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삼대'의 무대가 된 1920년대의 경성과 현재 서울의 시간·공간의 배경 차이를 설명하기 위해 '곁텍스트'도 수록했다. 염상섭 전문가인 김희경 박사가 1년간 집필한 곁텍스트에는 '이미지 편집자' 홍혜련 씨가 여러 곳의 박물관과 기록원에서서 찾아낸 이미지를 결합했다.

지식을만드는지식 제공지식을만드는지식 제공
출판사는 현대 독자가 모르는 없어진 옛말과 한자어, 사투리를 비롯해 실제 인명과 지명 등 모든 것에 주석을 달았다. 사전에 없는 '고쁘찜'(컵에 술이 가한 모양)이나 '주짜를 빼는'(난잡하게 굴지 않고 짐짓 조촐한 태도를 취한다) 등의 용어까지 일일이 설명을 붙였다.

신문 연재 당시 연극배우이자 영화감독이기도 했던 화백 안석주가 그린 171컷의 삽화도 실었다. 책 표지는 류장복 화백이 완성했다.

2018년 8월 시작한 '삼대' 복원 작업에는 약 5년 반에 걸쳐 32개 분야 50명의 스태프가 참여했다.

출판사는 "염상섭의 '삼대'는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들어본 작품이지만 제대로 읽어본 이가 많지 않고, 완전히 이해한 사람은 더욱 드물다"며 "정본 '삼대'가 지난 90년의 세월을 통과하면서 잃어버린 우리 문학의 가독성을 회복하게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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