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기현 주호영 원내대표가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국민의힘은 30일 당 소속 하영제 의원의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과 관련해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며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도 불체포특권 포기 약속을 지켜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민주당은 "의원 개개인의 소신과 양심에 따라 표결에 임했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 표결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어떻게 하든 우리 당은 국민들에게 한 약속을 지키는 정당으로서의 모습을 계속 이어갈 것"이라며 "국회의원이 자신의 개인적 비리로 인해서 생기는 문제에 대한 책임을 면탈하기 위해서 불체포특권을 남용하는 것은 결코 용납돼서는 안 된다는 확고한 원칙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이 적어도 양심이 있는 정당이면 이재명 대표가 가지고 있는 단군 이래 최대의 비리 의혹 사태에 대해 계속해서 국회를 방패막으로 삼는 잘못된 행동들을 즉각 시정해야 할 것"이라며 민주당을 겨냥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대단히 마음 아픈 일이지만 우리가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많은 의원들이 찬성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에 반해 민주당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불체포특권을 포기하겠다고 했지만 지키지 않았다는 사실을 국민들께서 잘 봤을 것"이라며 야당을 비판했다.
그는 '생각보다 부결표가 많이 나왔다'는 지적에 대해 "민주당이 노웅래 의원과 이재명 대표에 대한 부결표를 많이 던져서 그 연장선에 있지 않을까 추정만 할 뿐"이라며 "무기명 투표이기 때문에 어디서 부결표가 나왔는지 판단할만한 자료가 없다"고 말했다.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하영제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총투포수 281표, 가 160표, 부 99표, 기권22표로 가결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유상범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이재명 대표에게 묻는다. 오늘 체포동의안에 찬성하셨나"라며 "과거의 이재명은 불체포특권 포기를 약속했지만 지금의 이재명은 불체포특권 뒤에 숨어있다"고 지적했다.
유 수석대변인은 "과거와 지금의 이재명 중 누가 진짜 이재명인지 국민들은 혼란스러울 것"이라며 "이 대표는 아직 기소되지 못한 숱한 혐의들이 남아있기에 국회로 다시 체포동의안이 날아올 것이다. 그때 다시 또 불체포특권을 누릴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한편 민주당 오영환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무기명 비밀투표라 표결 결과 분석은 실질적으로 불가능하지만 우리 당 공식 입장은 의원 개개인의 소신과 양심에 따라 표결에 임해줄 것을 말씀드렸다"며 "국민의힘은 마치 찬성과 가결이 당론인 것처럼 입장을 말했지만 상당수 동정 이탈표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전형적인 국민의힘 의원들의 이중플레이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한편 여야는 이날 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의 혐의를 받는 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을 재석 281명 중 가결 160표‧부결 99표‧기권22표로 통과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