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소통' 내세우더니…노동부, 간담회는 '비공개' 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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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 목소리 장관에게 직접 전달하겠다" 하니
간담회, 전면 비공개로 전환…"의견 듣는 정부 태도 맞나"
간담회 시작 40분 전 장관 회의 늦어져…'광화문으로 와달라'
지난 15일 이 장관 행사장서 청년노동자 기습시위도
청년유니온 "노동시간 유연화 해도 평균 주 40시간 기준으로"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2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에서 15~39세 청년 노동자로 구성된 노동조합 '청년유니온'과 간담회를 하기 위해 참석하는 모습. 연합뉴스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2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에서 15~39세 청년 노동자로 구성된 노동조합 '청년유니온'과 간담회를 하기 위해 참석하는 모습. 연합뉴스
'MZ세대와 소통'을 내세우며 청년 노동자로 구성된 노동조합 청년유니온과 간담회 일정을 잡은 고용노동부가 해당 간담회를 일방적으로 '비공개'로 전환해 진행해 논란을 빚었다.


"청년 목소리 듣겠다"더니…간담회 비공개·장소 변경 일방통보?


청년유니온은 24일 오전 9시 30분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과의 간담회에 앞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노동부에서 일방적으로 간담회를 비공개로 전환하고 장소도 임의로 바꾸려 했다고 밝혔다.

청년유니온 김설 위원장은 "청년유니온이 청년들의 목소리를 장관에게 직접 전달하겠다고 했더니 노동부에서 전면 비공개로 전환하겠다고 했다"며 "청년들의 의견을 듣고자 하는 정부의 태도가 맞는지 의문이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보통 장관이 모두발언을 한 뒤 (언론) 비공개로 전환한다"며 "청년 의견을 전달하는 것까지는 언론에 공개하는 것으로 인지했는데 전날(23일) 저녁 충분한 소통 없이 전면 비공개로 전환했다"고 덧붙였다.

청년 노조인 청년유니온 회원들이 24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이날 예정된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과의 간담회에 앞서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 논의 관련 입장을 밝히는 모습. 연합뉴스청년 노조인 청년유니온 회원들이 24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이날 예정된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과의 간담회에 앞서 정부의 근로시간 개편 논의 관련 입장을 밝히는 모습. 연합뉴스
또 "이날 오전 9시 20분쯤 노동부에서 갑자기 연락이 와서 이전에 장관이 진행하고 있는 회의 때문에 (간담회) 장소를 변경하자고 했다"며 "저희는 바쁜 시간을 쪼개서 청년들의 의견을 전달하려고 왔다. 기다릴테니 장관이 이곳으로 오라고 했다"고 말했다.

앞서 노동부가 최대 주 69시간까지 연장근로가 가능한 '근로시간 제도 개편방안'을 지난 6일 발표했다. 하지만 시민들의 거센 저항에 부딪히자,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4일 "MZ세대의 의견을 면밀히 청취해 법안 내용과 대국민 소통에 관해 보완할 점을 검토하라"며 자신의 손으로 정책 방향을 뒤집었다.

이후 실제로 이정식 장관은 지난 15일과 22일 MZ노조 협의체인 '새로고침 노동자협의회'와 두 차례 간담회를 가졌고, 이번 간담회가 3번째 간담회였다.

노동부가 이번에 갑작스레 비공개로 전환한 데에는 앞서 예상치 못하게 청년들의 반발에 부딪히는 등 모양새를 구겼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15일 간담회에 민주노총 청년노동자들이 "노동시간 개선안을 폐기하라"며 기습시위를 벌인 바 있다.

또 MZ세대, 청년노동자와 소통을 내세우면서도, 실제로 청년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려고 하자 이를 비공개로 전환한 데 대해 '보여주기식 소통'에 그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날 간담회를 비공개로 전환한 데에 대해 노동부는 '보다 내밀한 소통'을 이유로 내세웠다. 하지만 대화 상대인 청년유니온은 오히려 비공개 간담회로 청년들의 목소리를 전달하지 못할까 우려해 긴급 기자회견까지 열었다고 반박했다.

이날 청년유니온의 긴급 기자회견 도중 경력 20여명이 노동청 정문을 가로막는 등 소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건물 보호 요청이 들어왔다"고 출동 이유를 설명했다.


청년노동자 "오전 10시부터 새벽까지…법 무시하고 업무 강행"


청년 노조인 청년유니온 회원들이 24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이날 예정된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과의 간담회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장관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든 상자를 들고 있다. 연합뉴스청년 노조인 청년유니온 회원들이 24일 서울 중구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이날 예정된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과의 간담회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장관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든 상자를 들고 있다. 연합뉴스
청년유니온은 당초 간담회에서 이 장관에게 전달하려던 지난 18일~22일 청년 노동자 222명을 상대로 실시한 주 69시간 노동시간 제도 개편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긴급 기자회견에서 공개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디어 직종의 30인 미만 기업에 다니는 이은진(30)씨는 "오전 10시에 출근해서 새벽까지 일하는 날이 많다"며 "법의 테두리가 있어도 무시하고 무리하게 업무를 강행한다"고 털어놨다.

이어 "한가로울 때는 더 쉬게 해주겠다면서 몇 달을 계속 (무리하게 업무를) 계속한다"며 현행 주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도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소규모 사업장의 현실을 토로했다.

청년유니온은 이날 예정보다 30분 늦은 시각인 10시 30분에 이뤄진 이 장관과의 비공개 간담회에서 최근 '장시간 노동' 논란에 휩싸인 노동시간 개편안에 대해 지적하고 "모든 사업장의 주 40시간제 안착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청년유니온은 "(노동시간) 유연화를 하더라도 평균 주 40시간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며 "이 역시 주 40시간(연장근로 12시간)이 모든 사업장에 적용, 안착되는 것을 선결과제로 해야한다"고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노동시간 제도 개편과 관련해 견해 차가 있으나 소통을 꾸준히 이어갔으면 한다"며 "정부의 노동시간 제도 개편이 실제 현장에서 장시간 노동을 유발하는 방향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장관은 "청년유니온의 문제의식에 동감한다"며 노동시장 이중구조 해소 문제 등 정부의 노동개혁과 관련해 청년들과 소통해나가겠다고 답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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