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올해 첫 마블 영화가 찾아왔다. 당연한 수순처럼 마블 덕후 P도 돌아왔다. 코믹스부터 영화, 시리즈까지 모두 섭렵한 덕후 P에게 마블 페이즈 5의 시작을 연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는 어떤 의미로 다가왔을까. 내가 덕후 P의 이름을 불렀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아쉬움은 있지만 그래도…"라며 이야기를 들려줬다. 덕후 P가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를 마주했을 때, 영화는 그에게로 가서 한 편의 '스타워즈'가 됐다. [편집자 주] 슈퍼히어로 파트너인 스캇 랭(폴 러드)과 호프 반 다인(에반젤린 릴리), 호프의 부모 재닛 반 다인(미셸 파이퍼)과 행크 핌(마이클 더글라스), 그리고 스캇의 딸 캐시 랭(캐서린 뉴튼)까지 모인 '앤트맨 패밀리'가 미지의 '양자 영역' 세계 속에 빠져버렸다.
그곳에서 새로운 존재들과 무한한 우주를 다스리는 정복자 캉(조나단 메이저스)을 만나며 앤트맨 패밀리는 그 누구도 예상 못 한 모든 것의 한계를 뛰어넘는 모험을 시작하게 된다. 그렇게 올해 첫 마블 영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가 진행된다. 다음은 일문일답 형식으로 정리한 덕후 P의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감상기다.
외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이것은 '앤트맨'인가 '스타워즈'인가
▷ 드디어 마블 페이즈 5가 시작됐고, 그전까지 조금씩 맛보기 정도로 보여줬던 양자 영역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리고 페이즈 5 이후 새로운 어벤져스의 최대 위기가 될 문제의 빌런 '정복자 캉'이 자신의 능력을 드러냈다. 여러모로 흥미로운 요소는 많은 영화였다. 많이 기다렸을 텐데, 덕후 P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를 어떻게 봤나?
덕후 P : 지난 페이즈 4는 추억('블랙 위도우'), 작별('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기존 세계관의 정리('팔콘과 윈터솔저' '호크아이'),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미즈 마블' '쉬 헐크' '문나이트'), 멀티버스 소개를 위한 빌드업('완다비전' '닥터 스트레인지: 대혼돈의 멀티버스'), 팬 서비스('토르: 러브 앤 썬더'), 위 아 더 월드('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 마동석('이터널스') 등으로 구성됐다.
'엔드게임'의 여운이 진하게 남은 가운데 MCU(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 대한 기대치가 하늘을 찔렀고, 마블은 드라마를 섞어 여러 가지 산발적인 시도를 했기 때문에 뭘 해도 호평받기가 쉽지 않았다.
마블은 자체 프랜차이즈를 잘 구축해놓은 '앤트맨' 시리즈를 통해 야심 차게 페이즈 5의 서막을 열었다. '앤트맨' 특유의 유쾌함을 선사하면서 새로운 메인 빌런을 본격적으로 소개해야 하는 막중한 위치에 선 영화였다.
그런데 영화는 그저 한편의 '스타워즈' 같았다. 양자 영역 안에서 펼쳐지는 우주 활극 같았다. 익숙한 전개와 흐름 속에서 적당한 유쾌함을 느꼈고 적당한 자기소개서를 봤다. 기대가 컸던 '앤트맨' 시리즈였기에 아쉬움도 있지만, 그래도 페이즈 5의 오프닝으로는 괜찮았다.외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 '스타워즈' 같았다는 말에 동의한다. 영화 보면서 적은 메모에도 '스타워즈?' '어차피 가족회사 IP(지식재산권)'라는 메모가 있었다. 침략과 혁명의 서사나 곳곳의 요소가 '스타워즈'를 떠올리게 하긴 했다.다시 돌아가서, 아무도 가본 적 없고 알지도 못하는 양자 영역을 맛보기로만 보여줬던 이전과 달리 이번에는 깊숙하게 들어갔다. 양자 영역에 대해 기대했던 바가 있었을까? 난 사실 게임 화면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익숙함이 많이 느껴지는 공간으로 다가왔왔다. 영화로 구현된 마블의 양자 영역을 어떻게 봤을지 궁금하다.
덕후 P : 양자 영역은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영역이라 어떻게 그려질까, 막연한 궁금증만 있었는데 상당히 흥미롭게 잘 그렸다고 생각한다. 루크와 레아, 한 솔로 대신 앤트맨 가족이 착륙한 엔도 위성(*참고: '스타워즈 에피소드 6-제다이의 귀환'에 등장하는 지구형 위성), 다스베이더 대신 정복자 캉이 이끄는 제국군, 화려한 배경과 다양한 종족들, 너무 '스타워즈'스러워서 오히려 놀랐다. 그래도 익숙해서 즐거웠다. ▷ '블랙 팬서: 와칸다 포에버' 등에서처럼 마블이 사회·역사적인 문제, 즉 제국주의 침략사 등의 문제를 영화 안으로 끌고 들어오는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이번 '앤트맨 3' 역시 침략의 역사와 혁명을 이야기했다. 이런 부분에 대한 마블의 시도는 어떻게 바라보나? 그리고 향후 페이즈에서 어떤 식으로 작용 내지 어떻게 풀어나갈 거라 예상하나?
덕후 P : 영화를 보는 내내 '스타워즈'가 생각났다. 제국군에 맞서는 저항군 세력과 이워크(*참고: 역시나 '스타워즈 에피소드 6-제다이의 귀환'에 등장하는 외계 종족)들을 보는 것 같았다. 사회·역사적인 문제를 다뤘을 수도 있지만, 정복자 캉이 그만큼 강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익숙한 설정을 가져온 것처럼 보였다. 이제 수많은 캉이 등장할 예정이니 누군가 다시 '어셈블'을 외쳐야 하겠다.외화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스틸컷.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제공 그래도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를 들춰 보자면…
▷ 역시나 다시 돌아 '스타워즈'로 귀결된다. 이것이 '앤트맨'인지 '스타워즈'인지…. '스타워즈'와 마블은 모두 디즈니 지붕 아래 한 가족이라 그런가 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앤트맨과 와스프: 퀀텀매니아' 속 '앤트맨'스러운 명장면 베스트 3을 꼽아보자면? 난 캐시의 첫 앤트맨 수트 착장 장면, 개미의 역습, 첫 번째 쿠키(스포 방지를 위해 언급하지 않겠다)가 기억에 남는다.
덕후 P : 캐시를 향한 마음에 분열을 멈추고 하나가 되는 앤트맨들, 모독(M.O.D.O.K.)의 첫 등장, 인류의 희망 개미군단의 역습. ▷ 개미군단의 역습은 뭔가 뭉클(?)함이 있었다. '우리 개미가 이렇게 잘 컸어요!' 같기도 하고, '앤트맨'으로 시작해 베르나르 베르베르로 끝난 느낌을 받을 정도로 개미의 역할이 컸다. 혹시 베스트 3 말고 '나(라고 쓰고 '덕후 P'라 읽는)만 보인단 말이야' 하는 장면이 있었을까?
덕후 P : 특별한 건 없고, 다들 보고 들었겠지만 이번 영화에서도 인커전(Incursion, 마블 코믹스에서 서로 다른 우주들이 하나로 충돌하는 현상)이라는 단어가 언급된다. 멀티버스의 충돌, 영화는 캉의 시대를 넘어 서서히 '시크릿 워즈'로 가고 있다. ▷ 인커전과 멀티버스를 언급하니, 멀티버스를 스크린 안에서 제대로 그려낸 건 마블이 아닌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라는 생각이 문득 떠올랐다. 잠시 다른 이야기였지만, 사실 이번 영화는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이 더 컸다. (많겠지만)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이야기해 달라.
덕후 P : 영화 제목을 '앤트맨과 천방지축 딸'로 바꿨어도 무방했다. 와스프의 역할이 체감될 정도로 크게 줄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서로 바람피운 이야기(?)를 들으며 괴로워하는 장면 외에는 크게 기억에 남는 게 없다.▷ 역시나 기대했지만 기대를 충족하기엔 한참 부족했다. 그럼에도 이 영화에서 좋았던 점을 찾아본다면 무엇이 있었을까? 난 '잘 키운 개미 군단 어벤져스 부럽지 않다'는 말을 떠올리게(?) 해준 개미 군단의 역습이야말로 어떻게 보면 진정한 '앤트맨'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덕후 P : 타노스와 싸움 이후 유명 인사가 된 스캇 랭의 일상생활은 조금 더 보고 싶었을 정도로 괜찮았다. 여전히 '엔드게임'의 영향력 아래 있나 보다. 첫 번째 쿠키영상은 데스(마블 코믹스에 등장하는 우주적 존재)와 대화를 나누며 엄청난 포스를 내뿜었던 타노스의 쿠키영상 첫 등장과 비견할 만했다. <하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