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호 경기 안양시장이 지난 14일 자신의 집무실에서 CBS노컷뉴스와 청렴도 시책사업을 주제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안양시청 제공"안양시장이 과천시에 산다는 소문이 돌았어요. 또 터미널 땅주인한테 특혜를 줬다는 공격도 받았죠. 모두 가짜뉴스였습니다. 하지만 이미 명예가 짓밟힌 뒤라…" 최대호(64·더불어민주당) 경기 안양시장이 선거 때마다 불거진 네거티브를 돌이키며 한 말이다. 거짓 의혹들이 사법적으로 밝혀져도, 한번 훼손된 이미지는 회복이 어렵다는 것.
실제 '평촌 시외버스 터미널 부지 특혜' 의혹은 지난해 12월 관련 소송에서 재판부가 원고의 청구들을 각하·기각하며 시의 손을 들어줬다. 앞서 감사원도 혐의 없음으로 결론 낸 사건이다.
이처럼 징검다리 3선 과정에서 불거졌던 '아니면 말고 식' 논란은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됐다.
"공인이자 정치인이다 보니 마타도어와 악의적 억측들로 고통을 받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총과 칼이 아닌, '인격살인'도 있어요. 명예회복은 10%도 안 됩니다. 쉽게 돌이킬 수가 없죠." 그가 상처 치유를 위해 '엄격한 도덕성'을 첫째로 내세워온 이유다. 자신을 비롯한 모든 공직자들이 더는 구설수에 오를 빌미를 주지 않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최 시장은 지난 14일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공직자들이 도덕적으로 흠집이 생기면, 시민들은 지자체를 신뢰할 수 없게 된다"며 투명하고 공정한 청렴 행정 실천에 힘을 줬다.
청렴이 곧 '신뢰'…조직문화 쇄신→행정 혁신
지난 2019년 기해년을 맞아 가수 프레디 머큐리의 이미지를 활용해 만든 청렴 카툰. 구희본 팀장 제공
공무원들이 깨끗하고 정직한 모습을 보이지 못하면, 세금을 내고 행정서비스를 받는 시민들이
"어떻게 믿고 맡기겠느냐"는 게 최 시장의 판단이다. 청렴함이 곧 '믿음'이 된다는 얘기다.
이에 그는 대외적인 행정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공직사회를 보다 투명하고, 효율적인 조직으로 만드는 데 주력해왔다.
먼저 실·국·과장 등 간부공무원들과 함께 직원들과의 스킨십을 늘렸다. 기성세대인 '라떼족'과 'MZ세대'의 선후배 역할을 뒤바꿔 토론(리버스멘토링)하며, 기존 인·허가나 민원 처리, 일반사무 등과 관련해 관행을 벗어난 행정 혁신 방안을 찾는 데 집중했다.
최 시장은
"시대 변화에 맞춰 직원들의 세대 격차를 인정하고, 소통을 통해 혁신동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됐다"며
"공무원들의 인식 개선으로 더욱 공정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과 행정서비스까지 가능해졌다"고 평가했다.
최 시장이 취재진에게 공직사회의 도덕성에 대해 발언하고 있는 모습. 안양시청 제공시는 또 모든 부서에 청렴 관련 전담 직원을 두기도 했다. 이른바 '청렴지기'다. 저연차 공무원들(8~9급)을 담당자로 임명해 청렴 시책 활성화를 도모하려는 취지다. 최 시장이 직접 워크숍과 오픈채팅방에 참여, 직원들과 열린 대화(터놓고 토크쇼)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공직기강을 바로 세워 적극행정, 규제혁신을 이뤄야만 시의 역점사업에 대한 시민들 지지를 높일 수 있다"며
"이를 위해 간부회의와 전 부서를 대상으로 '목민관의 기본 원칙은 청렴함'이라는 점을 끊임없이 노래했다"고 강조했다.
창의적 프로그램 다각화, '청렴 선도도시' 우뚝
올해 계묘년을 맞아 토끼와 울라프 이미지로 만든 청렴도시 안양 카툰. 구희본 팀장 제공 시 내부조직의 도덕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이색적 프로그램들도 있다. 공무원들의 인식 개선에 초점이 맞춰졌다.
반부패 학습시스템 중 하나인 '청렴카툰'이 대표적이다. 직원(구희본 국제교류팀장)의 재능기부로 2015년부터 올해의 동물을 소재로 한 다채로운 청렴 만화를 공유하는 방식이다. 내부 인터넷 게시판은 물론, 지역 내 주요 행사 체험관과 순회전시, 특별전 등 채널도 다양하다.
또한 안양청렴학당, 청렴카드뉴스를 통해 직원들의 자발적 청렴활동을 도모하고 있다. 거래업체 특혜 의혹과 내부 고발을 다룬 영화 '1급기밀' 실존 인물의 특별강연도 눈길을 끌었다.
이와 함께 청렴 퀴즈대회를 여는가 하면, 부서별 청렴지기에게는 인사평가 시 가점을 줘 동기를 북돋우고 이들의 별도 모임도 꾸려 청렴도 제고를 위한 캠페인을 이어가고 있다.
최 시장이 '국민권익위원회 종합청렴도' 평가에서의 1등급 달성을 기념하기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안양시청 제공이 같은 노력으로 시는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의 '종합청렴도' 평가에서 226개 기초지자체 부문 1등급을 받았다. 지난 민선 7기 내내 2등급을 유지하다 마지막 한 계단을 오른 것으로, 도내 기준으로는 여주시와 공동 1위다.
최 시장은
"과거 청렴도와 부패방지 분야로 단순화됐던 평가항목이, 시대상과 부패유형 등을 반영해 복합적으로 개편된 덕분"이라며
"창의적인 반부패 시책들이 효과를 내면서 높은 점수를 획득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시는 그간 청렴도 점수가 낮았던 일부 지자체들에게 멘토로서 자문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청렴도만큼은 안양시가 '형님 도시'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게 최 시장의 다짐이다.
끝으로 그는
"시민들이 세금 똑바로 쓰는지 매서운 눈으로 보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된다"며
"엉뚱하게 일하지 않도록 시장으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거듭 '청렴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