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만 마스크 해방'에도 시민들 머뭇…"습관", "감염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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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지난 30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벗은 채 장을 보고 있다. 대중교통, 병원 등 일부 시설을 제외하고 대형마트, 백화점, 쇼핑몰 등 다중이용시설이나 학교, 유치원, 어린이집, 학원 등 교육·보육시설 등 대부분 장소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된다. 지난해 5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에 이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도 해제되면서 지난 2020년 10월 도입된 정부 차원의 마스크 착용 의무는 27개월여 만에 사라지게 됐다. 류영주 기자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지난 30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벗은 채 장을 보고 있다. 대중교통, 병원 등 일부 시설을 제외하고 대형마트, 백화점, 쇼핑몰 등 다중이용시설이나 학교, 유치원, 어린이집, 학원 등 교육·보육시설 등 대부분 장소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된다. 지난해 5월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에 이어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도 해제되면서 지난 2020년 10월 도입된 정부 차원의 마스크 착용 의무는 27개월여 만에 사라지게 됐다. 류영주 기자
"2, 3년 동안 쓰다 보니 익숙하고 화장도 안 해도 돼 편해서 썼어요."
"아직 다 벗는 분위기가 아니라 지켜보다가 벗어야 할 것 같아요."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풀린 첫날인 30일, CBS노컷뉴스가 서울 지하철역, 쇼핑몰, 음식점 등에서 만난 시민들은 대부분 "아직은 쓰는 게 익숙하다"며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마스크를 벗은 일부는 "해방감이 든다"고 하는 한편 다른 이들은 "코로나19 감염이 걱정된다"며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이날 오전 10시쯤 지하철 5호선 왕십리역에서 나오는 시민 30여 명 중 마스크를 벗고 있던 이들은 2~3명에 불과했다. 역사 안 쇼핑몰 직원들과 손님들도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쇼핑몰 직원은 "(마스크를 벗으면) 불안해하시는 고객도 있을 것 같아 웬만하면 다 쓰고 있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카페와 음식점에서도 특별한 변화는 눈에 띄지 않았다. 왕십리역 인근 카페에서는 손님 20여 명 중 8명만이 음료를 마시거나 대화하며 마스크를 벗고 있었다. 성동구에서 김치찜 가게를 운영하는 노규진(65)씨는 "아직 변화는 못 느낀다"며 "손님들이 들어오실 때도 마스크를 쓰고 들어오셨다"고 말했다.

연합뉴스연합뉴스
성동구의 한 헬스장에선 직원들은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손님 1명은 마스크를 벗고 트레이닝 수업을 받았다. 헬스장 대표 전근원(33)씨는 "아직 걱정하는 분들이 있어서 우리는 수업할 때 마스크를 쓸 것"이라면서도 "회원님들이 대부분 한 번씩은 (코로나19에) 걸리셔서 마스크를 벗고 운동해도 감염 우려나 거부감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지하철 2호선 신도림역과 영등포역 지하철 승강장과 인근 백화점에서도 마스크를 벗은 시민은 드물었다. 이들은 "(코로나19에 걸릴까 걱정돼) 마스크를 쓰면 안심이 된다"거나 "아직 위험한 것 같다"며 우려 섞인 목소리를 냈다.

지하철역 인근에서 마스크를 쓰고 가던 김미자(72)씨는 "(실내 마스크 해제) 첫날이라 해도 벗고 싶은 생각이 전혀 없다"며 "(이전에 코로나19에 걸려서) 무서운데 모든 사람이 어느 정도 벗는다고 하면 그때 벗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신도림역에서 만난 70대 김정옥씨도 "(마스크를 써서) 감기도 예방되고 좋더라"며 "여러 사람 모인 곳에서 마음이 안정되는 것 같다"고 전했다.

영등포역에서 만난 이모(23)씨 또한 "(코로나19 감염) 위험에서 벗어났다고 생각하지 않아서 쓰려고 한다"며 "종식되기 전까지는 백신도 계속 맞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30일 마스크를 쓴 채 실내 쇼핑몰로 들어오는 시민들. 민소운 기자30일 마스크를 쓴 채 실내 쇼핑몰로 들어오는 시민들. 민소운 기자
반면 2년 3개월 만에 실내에서 마스크를 벗게 돼 해방감과 반가움을 드러내는 시민들도 있었다. 마스크를 벗고 길을 걸어가던 최진필(35)씨는 "지하철이나 병원이 아니면 그냥 다 벗고 다닐 거 같다"며 "일상생활이 좀 더 편하게 돼서 좋다"고 말했다.

영등포역 지하상가에서 양복점을 운영하는 반모(68)씨도 마스크를 벗고 손님을 맞았다. 그는 "답답한 걸 벗으니까 좋다"며 "(마스크를) 쓰나 안 쓰나 지금 거의 다 면역력을 갖췄다고 생각해 벗는 게 나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근처에서 '노 마스크'로 연인과 데이트를 즐기던 정지수(28)씨도 "(마스크를 벗게 돼) 너무 좋은데 대중교통까지 해제가 됐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의료시설과 대중교통 수단에선 마스크를 써야 하는 지침 탓에 혼란을 느끼는 시민도 있었다. 회사원 정규영(40)씨는 "허용되는 곳에서는 다 벗을 생각"이라면서도 "지하철 대기할 때는 벗었다가 탈 때는 써야 하는 부분이 조금 헷갈리기는 한다"고 말했다.

약국은 마연합뉴스약국은 마연합뉴스
한편 마스크 착용이 의무인 병원과 약국, 요양원 종사자들은 "아직은 시기상조"라며 온도차를 드러냈다.

약사 여인림(54)씨는 "(전염병) 확산을 막으려면 예전처럼 하는 게 제일 훌륭한 대비법"이라며 "마스크하고 손 소독제 관리하고 환자들은 외출하지 않는 등 철저하게 해야 하는데 그러면 경제에 문제가 되니 잘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요양보호사 홍모(62)씨도 "요양원에선 마스크 벗는 건 상상도 못 한다"며 손사래를 쳤다. 그는 "(마스크 착용 해제는) 우리한테 먼 훗날"이라며 "지난번에 마스크 벗었다가 환자가 급증해 그 후 노인들이 걸리면 또 전염될까 무서워 (마스크를) 못 벗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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