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유령' 무라야마 쥰지 역 배우 설경구. CJ ENM 제공※ 스포일러 주의 이해영 감독의 신작 '유령'은 첩보로 시작해 추리극, 그리고 다시 항일단체인 흑색단이 도처에 심어 놓은 스파이 유령의 미션과 통쾌함으로 가는 스파이 액션 영화다. 다섯 명의 유령 용의자가 한곳에 모여 의심에 의심을 거듭하다가 유령의 반격과 함께 장르 전환이 이뤄지는 영화에서 설경구는 중심축 중 하나다.
그런 설경구도 분명히 돋보이지만, '유령'에서 도드라지는 캐릭터들은 바로 '여성'이다. 설경구는 이러한 여성들의 이야기가 반가웠다며 영화를 다음과 같이 한 줄로 정의했다.
"이솜이 열고 이주영이 닫았다."
과연 설경구는 어떤 점에서 반갑다고 말했고, 또 왜 '유령'을 이솜이 열고 이주영이 닫았다고 했는지 조금 더 자세하게 이야기를 들어봤다.
영화 '유령' 스틸컷. CJ ENM 제공 반가운 여성 액션 영화
"그 시대 여성 독립운동가의 이야기를 끄집어내서 이걸 주요 테마로 가져간다는 게 되게 매력적이지 않아요? 여성들이 총을 난사하는 게 통쾌하더라고요. 그동안 투톱 브로맨스만 많았잖아요. 이런 영화가 더 생겨야 하지 않나 싶어요.
사실 '길복순'도 여성 액션 영화잖아요. 그래서 전 이번 영화가 좋은 현상이다, 바람직하다, 더 나와도 된다, 더 강렬한 것도 괜찮다, 이렇게 생각해요. 심지어 매력도 있고요. 또 거친 것도 있지만 섬세한 것도 들어가면서 매력이 있죠. 초반에 이솜씨도 너무 강렬했고. 짧게 나오지만 인상이 딱 각인되더라고요."
설경구의 말마따나 '유령'은 이하늬, 박소담과 그들의 액션 연기뿐 아니라 이솜, 이주영의 연기 역시 각각 깊은 인상을 남긴다. 또한 이하늬와 박소담이 보여주는 액션은 거칠고 강렬하다. 성별 대결이 아닌 두 존재의 대결 구도로 그려지며, 리얼함이 살아있는 액션을 선보인다.
영화 '유령' 스틸컷. CJ ENM 제공 이솜이 열고 이주영이 닫았다
이솜과 이주영은 짧게 등장하지만, 그들이 남긴 여운은 길게 이어진다. 그만큼 캐릭터에 몰입해 진정성 있는 연기를 선보이며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설경구는 "'이하늬가 열고 박소담이 닫았다'고 하는데 난 '이솜이 열고 이주영이 닫았다'고 생각한다"며 "물론 이하늬와 박소담은 충분히 각인될 수밖에 없는데, 난 이솜과 이주영 그 두 인물이 확 생각났다. 오히려 그 둘을 통해 여성 독립운동가들이 보이게 한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영화 '유령' 스틸컷. CJ ENM 제공마지막으로 설경구는 '유령'이 가진 장점에 관해 전하며 다시 한번 여성 캐릭터의 매력을 강조했다. 그리고 그들과 함께 이뤄낸 변주가 색다른 재미를 줄 수 있을 거라 자신했다.
그는 "여성 캐릭터들이 전사로 나온 것도 되게 매력적"이라며 "장르의 변주라고 하는데, 추리물에서 액션으로 바뀌는 지점이 있다. 변주되는 게 부담스럽고 낯설 수 있는데, 우리는 오히려 이해됐다. 변주하는 것도 재밌겠다 싶었다. 또 진한 색감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보다 보면 뇌리에 계속 남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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