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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터뷰]'소녀 리버스'에서만 가능했던 해방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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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도화'였던 AOA 찬미와 '유주얼'이었던 밴디트 이연의 온라인 인터뷰 ②
수면권 보장, 육체적인 피로도 굉장히 낮아진 것은 장점
몸짓이 원하는 만큼 정확하게 표현되지 못한 것은 아쉬워
무대에 관한 책임감, 부담 내려놓는 법 배워

왼쪽부터 '소녀 리버스'에서 각각 '도화'와 '유주얼'로 출연한 AOA 찬미, 밴디트 이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제공/제작 : 김수정 기자왼쪽부터 '소녀 리버스'에서 각각 '도화'와 '유주얼'로 출연한 AOA 찬미, 밴디트 이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제공/제작 : 김수정 기자가상 세계 'W'에서 소녀V가 드러내는 것은 목소리뿐이다. 평소의 말투가 묻어나올 수 있지만 노력에 따라 감출 수 있다. 캐릭터의 얼굴, 키, 특성은 모두 직접 만들었다. 어느 때보다 큰 자율성이 보장됐다. 덕분에 현실 세계의 '본체'인 소녀X도 한결 편해졌다. 숍에 가서 머리를 하고 화장하지 않아도, 무대 의상을 갖춰 입지 않아도 됐다. 고음을 올릴 때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얼굴 찡그림도 소녀V는 피해 갈 수 있어서, 그저 '노래하기'에 더 집중할 수 있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지난 2일 공개한 새 예능 '소녀 리버스'(RE:VERSE)는 현실 세계 K팝 걸그룹 멤버 30명이 가상 세계에서 활동할 버추얼 아이돌 데뷔를 목표로 경쟁하는 서바이벌이다. 첫 회부터 사전 투표를 통해 1위부터 30위까지의 순위를 정했던 '소녀 리버스'는 2회에서 1:1 데스매치 예선을 펼쳤다. 첫 라운드에서 최종 탈락한 4명의 소녀V는 도화(AOA 찬미), 유주얼(밴디트 이연), 차차다섯공주(위클리 재희), 라스칼(트라이비 송선)이었다.

설 연휴를 앞둔 지난 19일 오후, 최초 탈락자 중 각각 '도화'와 '유주얼'로 활약했던 AOA 찬미(이하 '찬미')와 밴디트 이연(이하 '이연')의 온라인 인터뷰가 진행됐다. '소녀 리버스'에서 잠시나마 가상 공간의 캐릭터로 존재했을 때 느낀 장단점과, 탈락하지 않았다면 보여주고 싶은 무대 등 여러 이야기를 들어봤다.

일문일답 이어서.

▶ '소녀 리버스'를 통해 가상 공간 캐릭터로 존재했을 때 장단점과 어려운 점은 무엇일까.

찬미 : 지금까지 질문 중 제일 어렵다! 가상 세계에서 아바타로 활동하면서 장점은, 수면권이 훨씬 보장됐다. 숍을 안 가서. 장시간 촬영하는 건 모든 예능이 똑같은데 편한 옷, 트레이닝복 같은 것을 입고 생얼(맨얼굴)로 있을 수 있다는 것이… 아, 진짜 육체적인 피로도가 굉장히 낮아졌던 거 같다. 그게 진짜 큰 장점이다. 예능에서 동료분들 만나면 잘 안 다가온다, 저에게. 아무래도 제가 연차도 있고 동글동글하고 순하게 생기지 않아서 조금 조심스럽게 대해주시는데, ('소녀 리버스'에선) 친구들이 도화야, 도화야 따라와서 장난치고 스스럼없는 행동이 좋았다. 단점은 실제로 만나니까 좀 어색하다. (폭소)

이연 : (웃음)

'소녀 리버스'의 '유주얼'과 '도화'. 캐릭터의 외양과 성격 모두 본인이 직접 설계에 관여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제공/제작 : 김수정 기자'소녀 리버스'의 '유주얼'과 '도화'. 캐릭터의 외양과 성격 모두 본인이 직접 설계에 관여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제공/제작 : 김수정 기자도화 : 주얼이가 저에게 1등이었다, 제 마음속 1등. 제가 제일 예쁘다고 생각한 친구고… 실제로 만나니까 어쩔 수 없이… (어색하다) 어려운 점은 진짜 안아주고 싶은데 진짜 안아주지는 못한 거. 진짜 머리를 쓰다듬을 순 없던 것.

이연 : (장점은) 제약받지 않아도 되는 것들, 시간적이거나 공간적이거나. 시간 절약할 수 있고 피로도도 확실히 덜하고 너무 좋은데, 단점은 제가 몸짓을 하면 진짜 실제와 가깝게 구현되긴 하는데 그래도 뭔가 아쉽다. 거울 보면서 연습하는 것에도 아쉬움 느낄 때가 많은데, 그런 부분(실제 구현도)이 아쉬웠다. 어려웠던 건 제 마음 전달이 잘 안될까 봐.

▶ 프로그램에서 '왓쳐'로 나오는 바다가 외모 신경 쓰지 않고 노래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고 했는데, 공감하는지.

찬미 : 입에 머리가 붙을까 봐 걱정 안 하고 춤을 출 수 있다는 게 좋았다. 메인보컬은 (고음 할 때) 인상이 많이 찌푸려지고 뭉그러지고 하는데 (평온한) 얼굴 표정이 너무 당연하게 요구되고 있기도 하지 않나. 오로지 노래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 건 분명 좋았다.

이연 : 당연히 조금은 뭐(실제 모습)가 나오겠지 해서 스타일링도 해 오고 하면서 조금은 신경 썼던 게 있던 거 같은데, 내가 하는 것 온전히 다 집중해도 괜찮다 싶어서 안심해도 됐다. 나중엔 에너지가 잘 나왔던 거 같다.

위쪽부터 밴디트 이연, AOA 찬미. '소녀 리버스' 유튜브 캡처위쪽부터 밴디트 이연, AOA 찬미. '소녀 리버스' 유튜브 캡처▶ 가상 공간이고 자기 모습이 드러나지 않아서, 또 좀 더 제약이 있는 걸그룹으로 실제 활동했던 경험이 있다는 점에서 해방감이 컸을 것 같다. 가장 짜릿함을 느낀 순간은.

찬미 : 가장 짜릿했던 순간? 음… (웃음) 해방감을 느꼈던 순간? 저는 되게 그냥 평범할 수 있는데, 선배님이라고 불리지 않는 게 좀 짜릿했던 거 같다. (웃음) 사실 이제 어딜 가나 후배분들이 많이 생겼다. 옛날에는 80%가 선배였는데. 지금 활동하시는 분들에게  선배님이라고 불리는 것, 거기에 존중의 의미가 있다는 걸 알지만 그래서 조심스러워지게 되고 저도 책임지게 되는 부분이 있지 않나. (도화가) 본명인데, (다들) '도화야'라고 하는 게 그게 약간 이상하게 짜릿하더라. 이렇게 많은 사람이 나에게 스스럼없이 다가와 주다니!

이연 : 망설였던 부분이 많았다고 하지 않았나. 처음에는 그래서 오히려 해방감을 느끼는 선배님들을 직관하는 게 굉장히 짜릿했다. '어, 저래도 돼?' 이런 생각이 드는데 막 저러시는 거다. (웃음) 제가 마음 안에서는 망설임이 있었지만 설정 자체가 다 친구에 반말 모드였다. 도화가 말해줬지만 후배들 입장에서도 굉장히 짜릿한 순간들이 많다. (선배에게) '야, 도화야' 어디 가서 불러보겠나. 그 모든 순간이 도파민 팡팡이었다.

▶ 탈락하지 않았다면 어떤 무대나 모습을 더 보여주고 싶었는지 궁금하다.

찬미 : 전 일단 너무 같이 무대를 꾸미고 싶었다. 제가 어떤 무대를 보여주고 싶은지도 물론 있지만 전 그냥 함께하고 싶었던 거 같다. 다양한 친구들과 콜라보가 되고 짝이 되고 팀이 돼서, 진짜 고민하고 걱정하고 무대를 만들어 나가고 무대 잘 끝나고 함께 위로하는 시간을 조금 더 보내고 싶었던 거 같다.

이연 : 전 좀 밝고 귀여운 무대! (웃음) 저에게 어울리는 그날이 올 때까지 귀여운 무대를 해보고 싶었을 거 같다.

'소녀 리버스'에서 각자의 캐릭터 '유주얼'과 '도화'로 활약할 당시의 밴디트 이연과 AOA 찬미 모습. '소녀 리버스' 캡처'소녀 리버스'에서 각자의 캐릭터 '유주얼'과 '도화'로 활약할 당시의 밴디트 이연과 AOA 찬미 모습. '소녀 리버스' 캡처▶ '소녀 리버스'를 하며 성장했다고 느끼는 점, 얻은 점은 무엇인가.

찬미 : 실력 성장하기엔 (출연 기간이) 너무 짧았고, 무대에 대한 책임감! 오로지 내가 설계한 무대고, 이것에 대한 책임도 내가 져야 한다는 거였다. 얻은 점은 사람들의 사랑이다. 진짜 장난하는 거 아니고, 제 SNS로 메시지가 많이 온다. ('소녀 리버스'에서 다른 참가자들에게) 제가 그렇게 응원을 많이 보내주고 '너네 진짜 잘했어'라고 한 게 다 진심이었다. 그런 말들은 서로가 실제로 만났을 때 잘 못하게 되는 거 같다. 그런 말조차 평가가 될까 봐. 그 속(프로그램)에서는 부담을 내려놓고 함께 북돋아 주고 칭찬하는 게 위로가 많이 됐다고 한다. 그런 제 모습을 많은 분들이 알아봐 주신 거 같아서 사랑을 많이 얻은 거 같다.

이연 : 저는 촬영하면서 부담 내려놓는 법을 좀 배웠던 거 같다. 되게 놀랐다. (참가자들이) 그 카메라가 꺼진 것처럼 말하고 행동해서. 제가 그런 점들이 되게 부족했다. 좀 의식하고 약간 어떻게 보면 낯가리는 걸 수도 있는데… 다음번 방송은 좀 더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주얼이가 소멸됐지만 제 마음속에 있으니까. 제 부캐(릭터)가 생긴 거다. 너무 소중하고 값진 경험을 얻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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