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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 리뷰]안톤 체호프와 이순재가 만났다…연극 '갈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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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갈매기'

서울 유니버설아트센터 대극장서 2월 5일까지

아크컴퍼니 제공 아크컴퍼니 제공 서울 유니버설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공연 중인 연극 '갈매기'. 인터미션 없이 2시간 10분을 꽉 채웠지만 시간이 금방 지나갔다. '안톤 체호프 작품은 난해하다' '고전은 지루하다'는 편견을 깨기에 충분했다. 물 흐르듯 자연스러운 극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니 어느새 종착역에 다다랐다. 서사를 음미할수록 고전의 향취가 짙게 배어났다.

'갈매기'는 러시아 극작가 안톤 체호프(1860~1904)의 4대 희곡(벚꽃동산·세자매·바냐아저씨) 중 대표작이다. 1917년 러시아 혁명이 일어나기 전인 제정 러시아 말기 쓰여진 작품으로, 기성세대가 만들어놓은 체제 하에서 좌절하고 고통받는 젊은 세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극에서 연인 사이인 작가 지망생 '뜨레블례프'(정동화·권화운)와 배우 지망생 '니나'(진지희·김서안)는 젊은 세대, '뜨레블례프'의 모친이자 한 시대를 풍미했던 배우인 '아르까지나'(이항나·소유진)와 '아르까지나'의 연인이자 성공한 작가인 '뜨리고린'(오만석·권해성)은 기성세대를 상징한다. 이들 4명의 어긋난 관계 속에서 꿈도, 사랑도 이루지 못하고 비극적인 삶을 사는 '뜨레블례프'와 '니나'의 모습은 원작의 메시지를 내포한다.

연극은 새로운 시도보다 원작에 충실하다. 연출과 출연을 겸한 이순재(89)는 지난해 12월 프레스콜에서 "극중 젊은이들의 원대하고 아름다운 꿈은 기성세대에 의해 좌절된다. 이러한 체제 아래에서는 젊은이들의 미래가 없다는 체호프의 메시지를 그대로 담았다"고 말했다.

아크컴퍼니 제공 아크컴퍼니 제공 고전의 깊은 맛은 배우들의 열연 덕분에 배가됐다. '연극은 배우의 예술'이라는 말을 증명하듯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이 돋보였다. 각자 만만치 않은 대사량을 소화하면서도 튀지 않고 극과 조화를 이뤘다. 배우들의 또렷한 발성과 노련한 연기가 무대를 꽉 채운 덕분에 드넓은 대극장이 휑하게 느껴지지 않았다.

드라마, 영화 등 매체에서 자주 보던 유명 배우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는 건 또 다른 즐거움이었다. 특히 '아르까지나' 역의 소유진과 '니나' 역의 진지희를 다시 보게 됐다는 관람평이 많다.

'리어왕' '82년생 김지영' 등 연극 무대에 꾸준히 서 온 소유진은 한층 원숙해진 연기를 선보였다.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이해리 역)에서 유행어 '빵꾸똥꾸'로 알려진 진지희는 발랄하면서 외로운 '니나' 역을 맞춤옷 입은 듯 소화했다.

뭐니뭐니해도 이순재의 열정이 빛났다. 67년차 현역 최고령 배우인 이순재는 노역인 '쏘린'을 연기하면서 연출까지 맡았다. 평소 버킷리스트였던 만큼 이순재가 연출한 '갈매기'는 이야기를 이해하기 쉽게 풀어내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이순재는 지난 2년간 '리어왕' '앙리할아버지와 나' '장수상회', '아트' 등 연극 무대에 쉼 없이 올랐다. 다음에 펼쳐놓을 버킷리스트는 뭘까. 
아크컴퍼니 제공 아크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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