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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피격 자료 삭제"…서욱, 文대통령 UN 연설 세시간 전 긴급 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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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9월22일 이대준씨 사망 인지…靑, 이튿날 새벽 안보회의 소집
"철저 보안 유지, 유출 금지"
서욱 前국방부장관, 합참 작전부장에 관련 자료 파기 지시
박지원 前국정원장도 비서실장에 자료 삭제 지시…첩보 등 55건 삭제

황진환 기자황진환 기자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기소된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이 예하부대 군 내부 정보망에 올라온 고(故) 이대준씨 피살 사건 관련 자료 5417건과 군사통합정보처리체계(MIMS) 첩보 75건을 삭제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국정원에서도 박지원 전 원장의 지시 아래 수십 건의 첩보와 보고서들이 지워진 것으로 조사됐다.

12일 법무부가 국회에 제출한 서욱 전 국방부 장관과 박 전 원장의 공소장에 따르면 2020년 9월 22일 밤 이씨 사망을 인지한 청와대 국가안보실은 이튿날 새벽 1시 안보 관계 장관회의를 긴급 소집한 뒤, 참석자들에게 "피격 및 시신 소각 사실에 관해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하고 위 사실이 일체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할 것"을 지시했다. 회의에 참석했던 서 전 장관은 회의 종료 직후 합참 작전본부 작전부장에 전화를 걸어 "강도 높은 보안 작전"을 지휘했다. 다음날 새벽 1시쯤 예정된 문재인 전 대통령의 UN 연설을 3시간 전 벌어진 일이다.

구체적으로 △최고 수준의 작전 보안을 유지할 것 △사건 관련 자료를 모두 수거해서 파기 △이 사건을 알고 있는 인원에 대해 화상 회의를 통해 교육 △ 국방부 및 합참에서 책임지고 조치 이행 등을 지시했다.

이같은 혐의에 대해 서 전 장관 측은 첩보나 보고서의 원본을 삭제한 것이 아니라 보안 유지를 위해 배부선을 조정한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반면 검찰은 첩보 원음 파일을 비롯한 문서의 대부분이 삭제되거나 손상됐다고 보고 있다.

박 전 원장은 서 전 장관과 회의에 참석한 뒤 노은채 전 비서실장에게 "9월 22일께부터 국가정보원에서 수집한 첩보 및 관련 자료를 즉시 삭제하라"고 지시했다고 한다. 이에 노 전 실장은 23일 오전 9시 30분께 국정원 차장 및 기조실장을 소집해 '원장님 지시사항'을 전달하며 "첩보 관련 자료를 모두 회수해 삭제조치를 하고, 철저하게 보안을 유지하라"고 요청했다. 국정원에서는 이씨 사건 관련 키워드가 포함된 첩보와 이를 분석한 보고서 등 55건이 삭제된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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