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서 합법적인 홀덤펌으로 위장해 불법 도박장을 운영한 일당 등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제공부산 도심 한복판에서 합법적인 '홀덤펍' 영업장으로 위장해 불법 도박장을 운영한 폭력조직원 등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도박장소등개설 혐의로 폭력조직원 A(30대·남)씨 등 10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불법 도박에 참여한 14명을 상습도박혐의로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A씨 등 10명은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부산 북구의 한 홀덤펍 영업장을 빌려 불법 도박판을 운영하며 15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첩보를 입수해 수사에 나선 경찰은 현장 확인을 거친 뒤 범행에 사용한 계좌 입출금 내역을 분석해 범죄수익금을 적발했다. 이 가운데 2억 4천만원 상당을 기소 전 추징 보전했다.
홀덤펍은 카드 게임 등 간단한 카지노 게임을 즐기며 술을 마실 수 있는 곳으로, 합법적인 주점식 보드카페로 분류된다.
경찰에 따르면 A씨 등은 이 홀덤펍 영업시설을 빌린 뒤 '텍사스 홀덤' 등 불법 도박장으로 사용했다.
이들은 손님들이 획득한 칩을 현금으로 환전해주고 10%를 공제하는 수법으로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또 게임에 참여하는 손님 수가 부족할 경우 직접 도박에 참여하기도 했다는 게 경찰 설명이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모바일메신저 오픈채팅방이나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이용자들을 모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전 예약을 통해 입장한 도박 참가자들은 1000원~10만원 사이의 칩을 구매한 뒤 도박에 참여했고, 게임이 끝난 뒤 이를 현금으로 환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많게는 3천만원 넘는 돈을 판돈으로 건 참가자도 있었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경찰은 칩을 구매한 뒤 게임에 참여하는 것은 합법이지만, 이를 현금 등으로 환전하는 순간 불법 도박이 된다고 강조했다.
홀덤펍에서 일어난 불법도박 행위를 적발한 것은 부산에서 처음이다.
경찰은 계좌 추적을 통해 도박 가담자 100여명을 수사하는 한편, 불법도박시설에 대한 엄정 단속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홀덤펌 자체는 합법이지만, 수익이 나지 않다 보니 칩을 현금 등 재산적 가치로 환산해주는 불법 도박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피해자 보호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만큼, 조직폭력배의 범죄 행위를 목격할 경우 곧바로 신고해줄 것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