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의 모습. 박종민 기자중국발 입국자의 양성률이 5일 음성확인서 제출 의무화가 시작되면서 30%대에서 10%대 초반으로 크게 떨어졌다. 음성확인서 제출 과정에서 양성자가 상당 부분 걸러진 것으로 보인다.
일단 양성률이 하락하면서 국내에 미칠 영향이 예상보다 낮아질 수 있지만, 전문가들은 '풍선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계한다.
단기비자 중단+사전 PCR '이중장치'…일단은 효력
한덕수 국무총리가 지난 6일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입국장을 찾아 인천국제공항공 및 검역 관계자과 함께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방역상태에 대한 현황을 보고 받고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공항사진기자단
중국발 코로나19 유입을 줄이기 위해 방역 당국이 내놓은 방안은 크게 두 가지다. 지난 2일부터 90일 이내의 단기비자를 중단해 관광객들이 한꺼번에 몰리는 것을 차단하는 게 첫 번째다.
이를 통해 국내 입국자가 4일간 총 5360명, 일일 평균 1072명으로 묶였다. 외교‧경제적 문제를 고려하면 단기비자 발급 중단은 예상밖에 조치였지만, 중국과의 지리적 인접성과 중국발 새 변이 출연 가능성에 전문가들의 의견이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입국자 숫자를 제한한다고 해도 확진자 비율이 높으면 이 또한 위험 요소다. 이를 통제하기 위한 게 두 번째 '허들'인 음성확인서 제출 의무화다.
단기체류 외국인의 일별 양성률은 2일 20.4%, 3일 26.0%, 4일 31.5%로 높아지다가, 음성확인서 제출을 의무화한 첫날인 5일에는 12.6%로 나타났다. 강화된 중국발 방역을 가동한 이후 가장 낮은 수치로 전날보다 60% 정도 하락했다.
이에 대한 방역당국는 "출발전 48시간 전 PCR검사 및 24시간 전 전문가용 RAT(신속항원검사) 음성확인을 통해 양성자의 입국을 사전 차단한 효과로 추정한다"고 했다. 12%의 양성률에 대해선 "사전 검사 당시 코로나19 잠복기였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검사 자체 정확도의 한계도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중국발 방역 안정화는 '풍선 효과' 차단에 달려
지난 4일 인천국제공항 입국장 전광판 모습. 박종민 기자하지만 아직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중국발 입국자에 대한 방역 강화를 피해 우회 입국하는 '풍선 효과가 발생할 수 있어서다.
대표적인 사례로 관광수입을 위해 외국인 입국을 자유롭게 푼 태국 등을 거쳐 중국에서 입국할 수 있다. 또 단기체류가 막혀 장기체류로 돌려서 입국하면 유입 인구가 다시 증가할 수도 있다.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엄격한 규제에 맞춰 또 적응해 새로운 방법을 찾아서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면서 "일주일 단위로 평가를 해봐야 안정화됐는지 여부를 알 수 있다"고 했다.
오는 7일부터는 홍콩·마카오 출발 입국자에 대해서도 음성확인서를 제출하도록 하지만, 이들은 입국 후 PCR검사를 할 의무는 없다. 이에 이를 지역을 통해 잠복기의 양성자가 입국해도 걸러낼 수 있는 뾰족한 방법이 없다.
천은미 이화여대 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격리시설 포화를 막기위해 가족이나 친인척 집에서 격리하도록 한 조치도 위험하다"며 "가족간 전염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우려했다.
단기비자를 계속 제한할 수 있을 지가 미지수라는 분석도 나온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중국의 유행은 최소한 2월까지는 갈 텐데, 단기비자 제한을 두 세 달 간 유지할수 있느냐가 어려운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외교갈등 요인이 되거나 경제적 피해 때문에 국내에서 민원을 내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방역 당국은 단기 비자 제한을 우선 1월 말까지 시행하고 상황을 보고 추후 연기할 지를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