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 부부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를 통해 김영선 전 국민의힘 의원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일파만파인 가운데, 윤 대통령이 2022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 강서구청장과 경북 포항시장 후보 공천에도 개입했다는 증언이 새롭게 나왔다.
당시 국민의힘 공천 핵심 관계자는 14일 CBS노컷뉴스에 "지방선거 후보자 공천 과정에서 윤 대통령이 당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현 개혁신당 의원)를 거치지 않고 박성중 서울시당위원장을 통해 강서구청장 후보로 김태우 전 검찰 수사관을 추천했다"고 밝혔다.
또 포항시장의 경우 윤 대통령이 이준석 당시 당대표에게 현 이강덕 시장이 아닌 특정 인사를 공천해달라고 직접 요청했으나 이 대표가 거절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해 이준석 의원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께서 공천 시기 활발하게 소통한 기록을 다 확인해봤다"면서 "어느 도당 위원장이 '이준석이 말을 안 듣는다'고 읍소하자 대통령이 나한테 특정 시장을 공천해달라고 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또 "서울 어떤 구청장 공천에 대해선 지금 있는 사람들이 경쟁력이 없으니 (다른 사람을) 주는 것이 좋지 않냐고 말한 적도 있다"고 했다.
이 의원은 구체적으로 인물과 내용을 공개해달라는 요청에 "그 시도가 좌절됐기 때문에 지금 단체장하는 분들에게 누가 될 수 있어 대통령이 그런 행동을 했다 정도"라며 말을 아꼈지만 이들 '특정 시장'과 '서울 어떤 구청장'이 각각 포항시장과 강서구청장으로 확인된 것이다.
2022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은 취임 이후인 2023년 5월 대법원에서 공무상 비밀누설죄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아 직을 상실했다. 그러나 윤 대통령은 3개월 만에 김 전 구청장을 사면 복권했고, 국민의힘은 보궐 사유를 초래한 김 전 구청장을 재공천했다. 결과적으로 보궐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압승하며 여당 내에선 애초에 무리한 공천이었다는 비판과 함께 총선을 앞두고 '수도권 위기론'이 현실화됐다. 김기현 당시 국민의힘 대표는 보궐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당대표직을 사퇴했다.
김태우 국민의힘 강서구청장 후보가 지난해 10월 11일 서울 강서구 캠프사무소에서 패배를 인정하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윤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