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 김연경. 한국배구연맹"납득하기 어려운 상황이기도 하고 이런 팀이 있을까 싶다." '배구 여제' 김연경(35)조차 인정할 수도, 믿을 수도 없는 흥국생명이다.
김연경은 5일 오후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와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4라운드 홈 경기 승리 후 취재진 앞에서 권순찬 감독 경질 논란에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경기 전 신용준 신임 단장은 김연경과 옐레나를 전위에 두는 것에 권 전 감독과 김여일 전 단장이 선수 운용으로 문제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특정 선수를 기용하는 것으로 충돌한 것이 아니라고 여러 차례 반복했다.
그러나 김연경의 답변은 전혀 달랐다.
그는 "경기를 운영하다 보면 (감독과 구단이) 맞는 부분도 있고 안 맞는 부분도 있다. 실수가 있을 수 있다"며 "그런 걸로 (감독을) 경질을 했다면 더 납득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렇게 되면 모든 감독이 다 경질되는 상황"이라면서 의아해했다.
흥국생명 김연경. 한국배구연맹
배구 여제는 솔직했다. 김연경은 "어디까지 말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도 "사실 다음 감독님이 온다고 해도 신뢰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어쨌든 회사에서 원하는 감독님은 회사의 말을 잘 드는 감독을 선호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럼 이게 누구를 위해 (감독이) 선임되고 경질되는지 저희도 잘 모르겠다"며 혼란스러워 했다.
김연경은 구단이 선수단 기용에 개입했다는 것에 사실이라고 답했다. 구단이 원하는 선수를 쓰는 문제로 권 감독이 구단과 충돌했다는 것도 인정했다.
그는 "기용 이야기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고 그런 경기를 몇 번 (구단이) 원하는 대로 하다가 진 경우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렇게 이야기하기도 좀 부끄럽다"며 힘들어했다.
김연경은 "이런 일이 다신 안 나왔으면 좋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어 "지금 같은 상황은 납득하기 어렵다"며 "이런 팀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놀라운 상황이다"고 전했다.
이날 감독 대행으로 흥국생명의 3연승을 이끈 이영수 수석코치는 경기 후 사의 의사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