램 1500 레볼루션 순수 전기 트럭 콘셉트. 스텔란티스 제공▶ 글 싣는 순서 |
①한국경제, 새해엔 더 어렵다…"경기 둔화 넘어 침체 진입" ②수도권 집값, 새해 더 떨어진다…실수요자 전략은 ③수출 대한민국, 반도체 불황이 뼈아픈 이유 ④'이동수단'을 넘어 공간으로…모빌리티로 재탄생하는 車 ⑤중소기업 새해, 'ㅅㅈ'보다 'ㅅㅈ' 도모한다 ⑥아시아 넘어 세계로…지구촌 K며드는 K-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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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가 전통적인 이동 수단을 넘어 하나의 생활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자율주행과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이 꼽힌다.
5일(현지시간)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 최대 가전·IT 박람회 'CES 2023'의 핵심 키워드도 '모빌리티'다. 이런 자동차 산업의 분위기를 반영한 흐름이다.
전동화·자율주행·전기차 충전시설 등 미래車 청사진 제시
전통적인 내연기관 제조사를 비롯해 소프트웨어, 전장부품 업체 등이 총출동해 전동화와 자율주행 등 신기술을 선보이며 미래 모빌리티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새로운 전동화 전략과 함께 진보된 자율주행 기술인 '자동 차선 변경' 등 운전자 보조시스템(ADAS)을 선보일 예정이다. 여기에 전기차 충전 기술도 함께 공개할 계획이다. 메르세데스-벤츠 AG 이사회 멤버이자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직접 소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리버 집세 회장이 기조연설자로 나서는 BMW는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을 공개한다. '노이에 클라세(Neue Klasse)'로 불리는 이 플랫폼은 1시리즈부터 X7에 이르기까지 사실상 BMW의 모든 차급에 대응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알려지면서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집세 회장은 '궁극의 디지털 드라이빙 머신'에 대한 BMW의 비전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모빌리티의 미래가 현실과 가상 세계를 어떻게 통합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는 계획이다.
폴스타3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 폴스타 제공지프, 푸조 등 14개 브랜드를 보유한 스텔란티스는 차종별 콘셉트와 미래 비전을 공개한다. 우선 오는 2038년 탄소중립 실현을 목표로 그룹 내 브랜드의 전동화 기술이 적용된 콘셉트카와 커넥티비티 기술을 선보인다.
CES에서 공개 예정인 콘셉트 차량은 램 1500 레볼루션 순수 전기 트럭이 대표적이다. 최대 800km 주행거리를 자랑한다. 또 '푸조 인셉션 콘셉트(차세대 운전석)', '피아트 메타버스 스토어' 등 다양한 브랜드의 전동화·디지털 전략도 소개한다.
스웨덴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는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DMS)을 공개한다. 전기 SUV 폴스타 3의 내부 카메라가 운전자의 머리와 눈 움직임을 어떻게 추적하고 AI 소프트웨어가 운전자의 상태를 어떻게 실시간으로 추적 및 감지할 수 있는지 시연을 통해 소개할 계획이다.
車 유리로 영화 감상에 쇼핑까지…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미래 자동차는 탑승과 이동이라는 단순한 개념을 넘어 사용자의 목적과 용도에 맞도록 진화한다. 현대자동차그룹을 포함해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생활 공간으로써의 의미를 지닌 미래 자동차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CES에 참석하지 않지만, 현대모비스가 그룹 내 대표 격으로 참가한다. 현대모비스는 목적기반차량(Purpose Built Vehicle·PBV)에 적합한 융합 신기술 공개한다. 차체를 지탱하는 구조물 정도로 여겼던 차량 기둥(Pillar)에 자율주행 센서와 독립 구동 및 조향이 가능한 e-코너 모듈, MR(혼합 현실) 디스플레이 등 첨단 시스템을 적용했다.
현대모비스가 처음 공개하는 신개념 PBV 콘셉트 모델은 엠비전(M.Vision) 'TO'와 'HI'다.
현대모비스 미래 모빌리티 콘셉트 M.Vision TO. 현대모비스 제공엠비전 TO는 전동화 시스템 기반 자율주행 차량이다. 차량의 전, 후측면에 위치하는 4개의 기둥에 카메라, 레이더, 라이더 등 센서와 e-코너 모듈, MR(혼합 현실) 디스플레이 등 신기술을 융합했다. 엠비전 TO 내부에는 PBV에 걸맞게 접거나 회전이 가능한 좌석이 탑재된다.
엠비전 HI는 레저와 휴식, 아웃도어 목적에 맞게 개발된 PBV이다. 차량 유리를 대형 디스플레이로 활용해 영화 감상이나 인터넷 쇼핑 등을 할 수 있다. 엠비전 HI에는 시선을 컴퓨터 마우스처럼 활용하는 원거리 조작 기술이 적용돼 별다른 조작 없이 사용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편리하게 즐길 수 있다.
공간을 '목적·용도' 맞춤형으로…진화하는 미래 모빌리티
아우디가 지난해 10월 선보인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 콘셉트카 '아우디 어반스피어'도 공간 활용을 보여준 대표적 사례다. 아우디는 어반스피어가 운전자 조작 없이 주행이 가능해 단순히 이동 수단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생활공간을 제공하는 미래 모빌리티의 모습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아우디 어반스피어 콘셉트 내부. 김승모 기자 어반스피어는 철저히 탑승자 중심으로 설계된 콘셉트카로 넉넉한 실내 공간은 때로 라운지와 모바일 오피스로 활용할 수 있다. 내부 좌석은 회전이 가능해 운전자 편의성을 높였으며 개인용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등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지난해 9월 현대차그룹도 2025년 이후 내놓을 PBV의 모습을 미리 만나볼 수 있는 'UX 테크데이 2022' 이벤트를 개최한 바 있다.
당시 현대차그룹이 공개한 공항을 오가는 여행객을 실어 나르는 '공항 픽업용 PBV' 콘셉트카는 조수석을 빼고 여행용 가방 거치대를 마련했으며 트렁크 공간 대신 탑승 공간을 뒤쪽까지 넓혀 최대 다섯 명이 넓은 내부 공간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현대차·기아와 미국 MIT 미디어 랩이 공동으로 개발한 '반응형 PBV 시트 콘셉트'는 시트가 승객의 몸을 알아서 감지한 뒤 체형에 맞게 시트 모양을 만들어주는 기술이다. 불특정 다수의 승객을 태우는 PBV에 이 기술을 적용하면 긴 벤치 모양의 좌석을 승객 수와 체형 등에 따라 다양하게 변형할 수 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UX 스튜디오에 전시된 'PBV 엔지니어링 벅'의 내외장. 현대자동차그룹 제공
기아는 'PBV 사업 실행 체계 구축'을 올해 주요 경영 방침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고객 맞춤형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및 서비스, 즉 토탈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진정한 고객 중심의 가치를 창출해 나간다는 목표다.
기아 송호성 사장은 "기아의 PBV 사업은 2025년 미드 PBV인 SW(프로젝트명) 론칭을 시작으로 라지 사이즈, 스몰 사이즈까지 풀 라인업을 구축하고, 향후 자율주행, 로봇, AAM 등 다양한 신기술과의 연계를 통해 새로운 형태의 미래 모빌리티로 진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목받는 소프트웨어…현대차그룹, 2025년 SDV 대전환
내연기관 자동차 중심의 패러다임 전환을 이끈 원천은 소프트웨어 기술이다. 기존 제조사에서 소프트웨어 업체로 자동차 산업의 중심축이 옮겨갈지 업계가 주목하는 이유다.
현대차그룹은 오는 2025년까지 모든 차량을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oftware Defined Vehicle·SDV)로 대전환해 스마트 모빌리티 시대를 열어갈 계획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3일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에서 타운홀 미팅 방식의 신년회를 개최했다. 현대자동차그룹 신년회에 참석한 TaaS본부 및 차량SW담당 송창현(왼쪽부터), 연구개발본부 박정국 사장,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 현대차 장재훈 사장, 기아 송호성 사장. 현대차그룹 제공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은 지난 3일 그룹 신년회에서도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리더십을 공고히 하기 위해 SDV로 전환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정 회장은 "연구개발을 비롯한 전반 시스템을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완벽한 SDV를 만들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해 글로벌 경쟁에서 앞서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SW 센터 설립해 그룹 내 역량을 결집해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글로벌 SW 센터의 구심점 역할은 '포티투닷(42dot)'에 맡겼다.
포티투닷 대표이자 TaaS본부장 및 차량SW담당 송창현 현대차 사장은 신년회에서 "소프트웨어 생태계 구축의 핵심인 SDV 개발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서비스와 안전으로 이어지는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에 대한 지속성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여러 가지 도구와 데이터를 활용해 사용자들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는 차를 받고, 상품성은 시간이 지날수록 개선되는 방향으로 설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