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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광장 시민분향소 설치…유가족들 "우리 아이들 기억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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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 12명 직접 영정 걸어…"아들아" 오열
오는 16일, 이태원서 49재 시민 추모제

이태원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이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광장에 마련된 시민분향소에서 희생자를 추모하고 있다. 이 분향소는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유가족들과 10·29 이태원참사 시민대책회의 관계자들이 이날 오전부터 설치했다. 연합뉴스이태원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이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광장에 마련된 시민분향소에서 희생자를 추모하고 있다. 이 분향소는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 유가족들과 10·29 이태원참사 시민대책회의 관계자들이 이날 오전부터 설치했다. 연합뉴스
이태원 광장에 핼러윈 참사 희생자 영정이 있는 시민 분향소가 14일 설치됐다. 분향소를 찾은 유가족들은 헌화를 마친 뒤 철저한 진상규명과 정부의 진심어린 사과를 촉구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근처 이태원광장에 시민분향소를 설치했다. 시민분향소는 당초 이날 오전 11시쯤 설치될 예정이었으나, 극심한 한파로 이날 오후 5시가 넘어서야 설치 작업이 완료됐다.
 
시민분향소에는 앞서 정부가 마련했던 합동 분향소와는 달리 참사 희생자 158명 중 유족 동의를 얻은 희생자 76명의 영정이 놓였다. 영정 하단에는 희생자 이름과 생년월일이 적혔다. 유가족협의회에 참가하지 않거나 동의하지 않은 나머지 희생자들은 국화꽃 사진이 담긴 영정으로 대신했다.

앞서 정부는 참사 다음날인 지난 10월 30일부터 일주일을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하고 서울 시내에 합동 분향소를 설치했으나 희생자 영정이나 위패를 두지 않아 유가족들의 반발이 일었다.

시민분향소가 설치된 직후인 이날 오후 5시 15분쯤 희생자 16명의 유가족들은 직접 현장을 찾았다. 유가족들은 희생자 영정을 품에 안은 채 분향소에 들어가 영정을 올렸다. 유가족들이 분향소로 들어가자 현장은 금새 눈물바다가 됐다. 몇몇 유가족들은 영정을 내려놓기 전에 주저앉아 오열하기도 했다. "아들아"라고 희생자 이름을 목 놓아 부르며 오열하는 유가족도 있었다.
 
영정 앞에 선 유가족. 연합뉴스영정 앞에 선 유가족. 연합뉴스
유가족협의회 대표 이종철씨는 "10월 29일 이후 50일이 다 되어서야 우리 아이들이 여러분을 만났다"며 "처음부터 정부에서 유족 의견을 모아 슬픔을 같이 국민과 나눌 수 있게 해줬으면 했다"고 아쉬운 마음을 밝혔다.
 
이씨는 "드디어 저희 아이들이 여러분들을 만나고 국민 여러분들이 아이들 이름 하나하나 부르며 '잘 가라, 수고 했다' 추모할 수 있게 됐다"며 "다시 한 번 더 우리 아이들 위해 (분향소에) 오셔서 추모를 부탁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유가족 A씨는 "이태원을 50살 평생 처음 왔다. 가슴이 먹먹해지고 발걸음이 안 떨어지고 숨이 안 쉬어지는데도 이태원역 1번 출구를 찾았다"고 밝혔다.
 
그는 "어른 발걸음으로 몇 걸음도 안 되는 곳에서 그렇게 많은 아이들이 죽었는지 모르겠다"며 "(참사 당일) 오후 6시 30분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였으면 이러한 참사가 발생하지 않았다. 용산구청, 경찰서까지 걸어서 10분도 안되는 거리인데 그 시간에 당신들 뭐했냐"고 소리쳤다.
 
188개 시민단체가 참여한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는 유가족협의회가 요구하는 참사 진상규명 활동을 돕고 있다. 심규협 시민대책회의 공동상황실장은 "참사 직후 유가족들과 소통 없이 분향소를 설치해 영정과 사진도 없이 진행됐고 유가족들끼리 연결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며 "그래서 직접 분향소를 차리자는 의견이 나왔다"고 밝혔다.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오는 16일 핼러윈 참사 49재를 맞아 '우리를 기억해 주세요'라는 이름의 추모제를 이태원역 3번 출구 인근에서 개최할 예정이다. 추모제에는 유가족이 직접 추모 활동에 참여할 계획이며 시민도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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