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올라가는 우유값…소비자는 몇 배로 더 낸다

    
원유(原乳) 값이 인상 됨에 따라 우유를 사용하는 아이스크림·빵·커피 등의 제품 가격도 연쇄적으로 오르는 밀크플레이션(우유+인플레이션)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49원 인상된 원유값, 소비가가격은 몇배로 더 상승한다

지난달 낙농진흥회는 원유 가격 인상폭을 ℓ당 49원으로 결정하면서 유업계 가격 인상이 이어지는 추세입니다. 올해의 경우 원유가격 인상이 늦게 결정된 점을 고려해 ℓ당 3원씩을 추가로 올려, 실질적으로는 ℓ당 52원이 인상됐습니다.
이에 빙그레는 유제품 7종 가격을 평균 14% 인상한다고 밝혔고, 서울우유협동조합도 유제품 평균 가격을 6% 인상했습니다.
대다수 유업계도 제품 가격을 인상해 대형마트 기준으로 2710원이던 1ℓ우유 가격이 2800~2900원대로 형성됐습니다.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 '우유시장 현황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18년 8월 원유 가격이 4원 인상됐을 때, 흰 우유의 2019년 평균 소비자가격이 177원이 인상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업체별 주요 흰 우유 상품 기준으로는 서울우유 91원, 남양유업 212원, 매일유업 227원이 오른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원유 가격은 소폭 상승했지만 소비자가격이 30배 넘게 상승한 것입니다.
따라서 이번 원유 가격 인상에 의해 흰 우유 소비자가격이 10배 수준인 500원 가량 상승하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 바 있습니다. 그렇지만 정부가 물가 관리에 나선 만큼 인상 폭을 최소화되면서 현재 우유 소비자가격은 대부분 3천원 이하인 ℓ당 2800원 선으로 가격이 결정됐습니다.

원유값 10년동안 145원 오를 때 우유는 562원 상승

    
낙농진흥회가 고시하는 원유수취가격 통계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원유 가격은 145.63원 상승했습니다. 이에 비해 흰 우유 소비자가격은 10년간 562원이 인상됐습니다.
물가감시센터 '흰 우유 소비자가격' 통계 자료에 따르면 원유 가격 변동에 따라 소비자가격이 형성됐지만 인상 폭은 더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원유 가격이 10년 간 14.6% 오를 때, 흰 우유는 23.9%가 오른 셈입니다.
이같은 결과에 물가감시센터는 소비자 가격 내 낙농가, 유업체, 유통 부문이 각각 차지하는 비중을 따져본 결과 유통 부문이 가져가는 비중이 지나치게 높았다는 결과를 제시했습니다.
지난 2016년부터 5년간 평균을 분석한 '우유시장 현황 분석 자료'에 따르면 소비자가 내에서 낙농가의 원유수취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은 40.9%(1079원), 출고가에서 원재료를 뺀 유업체의 마진은 23.5%(620원), 그리고 소비자가에서 출고가를 뺀 유통 부문의 마진은 35.6%(940원)으로 확인됐습니다.
같은 기간 흰 우유 소비자가격에 영향을 주는 각 비용의 인상률은 원유수취가 0%, 출고가 4.8%, 유통비용 10.6%이었고 그 결과 소비자가는 6.7%가 올랐습니다. 원재료 가격은 거의 변동이 없었음에도 출고가와 유통비용이 인상된 것입니다.
이 같은 우리나라의 우유 유통 마진(35.6%)은 미국 8.82%, 일본 11.4~17.7%, 영국 29.1%보다 높은 수준입니다.

흰 우유 가격 세계 6위 수준(2.25달러)으로 매우 높아…자급률은 45.7%↓

우리나라 우유 가격은 미국과 일본을 제치고 세계 6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가격 비교사이트 글로벌 프로덕트 프라이스닷컴(GlobalProductPrices)에 따르면 올해 3월 우유 ℓ당 국내 가격은 2.25달러 수준으로 조사 대상 국가 92개 중 6번째로 비싼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에 소비자들은 비싼 국내 우유보다 값이 저렴한 수입산 우유를 더 찾고 있는 상황입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어기구 의원이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은 '국내 우유시장 현황 및 점유율'에 따르면 수입산 우유의 수입량은 2012년 124만 8천톤에서 지난해 241만 4천톤으로 2배 정도 증가해 국내 우유시장 점유율이 54.3%까지 상승했습니다.
    
이에 반해 우유 자급률은 지난해 45.7%로 2012년 62.8%보다 17.1%p 하락했으며, 10년래 최저치로 나타났습니다. 소비자들의 외면과 늘어나는 수입산 우유에 의해 매년 소폭 하락을 거듭해온 우유 자급률은 현재 우리나라 우유시장에 절반도 채우지 못하는 현실입니다.
이 같은 상황에 어기구 의원은 "2026년 미국, 유럽과 자유무역협정에 따라 외국산 우유 및 유제품에 대한 관세 철폐까지 앞두고 있어 국내 낙농업계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면서, "지속가능한 낙농산업을 위해서는 국내산 원유 생산량의 안정화를 위한 방안과 국산 원유 소비기반 확대 등 국산 우유 자급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지난 10월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출석해 "향후 낙농제도 개편안에 따라 제도개편·후속절차를 신속히 추진하고 지속가능한 낙농산업 발전을 위한 중장기 산업발전방안도 마련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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