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신곡 '봄별꽃'을 발매한 가수 나비. 알앤디컴퍼니 제공"근데 막 '제2의 전성기다' 이렇게 말씀을 진짜 많이 해 주시는데 저는 제가 생각했을 때 제1의 전성기도 없었던 것 같아요. 왜 자꾸 제2의 전성기라고 하시는지… (일동 웃음) 제가 한참 열심히 활동했었다가 잠깐 이제 좀 쉬고 다시 이제 또 열심히 하니까 그렇게 좋게 봐주신 것 같은데 저는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을 합니다."지난 10일 오전,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신곡 '봄별꽃' 발매를 맞아 열린 라운드 인터뷰에서 나비는 '제2의 전성기'라는 표현에 의문을 표하면서도 올해 겪은 많은 일이 '좋은 기회'였다며 "이제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올해 MBC 예능 '놀면 뭐하니?'의 WSG워너비 프로젝트 멤버로 선발돼 어느 때보다 활발히 활동한 그는 자신에게 찾아온 '봄'을 떠올리듯 긍정적이고 따뜻한 메시지로 위로를 주는 '봄별꽃'으로 돌아왔다.
'봄별꽃'은 평소 친하게 지내는 보컬 그룹 멜로망스 정동환과 힘을 모은 곡이다. 나비가 직접 가사를 썼고, 정동환과 공동 작곡했다. 편곡은 정동환이 했다. "감사하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지만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정신없이 흘러가는 요즘이 가끔은 너무 힘들고 지쳐 서글퍼질 때도 있다. 그런 나에게 스스로 토닥이며 위로해 주고 싶었다"라는 소개 글에서 알 수 있듯 '나비' 본인에게서 출발한 노래다.
나비는 "우리의 계절이 일년 내내 봄처럼 따뜻했으면 좋겠고 반짝이는 별이었으면 좋겠고 활짝 피어나는 꽃이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았다. 제가 일도 하고 육아도 하는 워킹맘으로, 너무 감사하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데 체력적 정신적으로 힘들 때도 있다. 그때 '괜찮아, 잘하고 있어'라고 스스로에게 얘기해주고 싶기도 했고 제 아들한테도 얘기해주고 싶은 말이기도 했다. 요즘에 좀 지친 분들에게 메시지를 주고 싶어서 이런 내용의 가사를 쓰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가사는 "의외로 되게 쉽게" 나왔다. '떨군 고개' '굽은 어깨'처럼 가사에 들어간 내용이 나비의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그는 "아기를 보다 보면 어깨도 많이 굽고 많이 상태가 많이 안 좋기 때문에 저에게 이입해서 쓰다 보니까 금방 나왔다"라며 "엄마가 너무 아름답고 소중하고 귀한 존재지만, 포기해야 할 것도 희생하고 버려야 할 것도 사실 많지 않나"라고 운을 뗐다.
나비는 신곡 '봄별꽃' 가사를 직접 썼다. 알앤디컴퍼니 제공이어 "엄마가 여자로서 자존감이 떨어질 때도 있고… 친구들이랑 그런 이야기를 되게 많이 한다. 그럴 때 '아니야. 넌 너의 존재만으로 너무 빛나'라는 걸 우리 육아맘들에게 좀 해 주고 싶은 마음도 컸다. 요즘에는 육아 동지들하고 얘기를 많이 하다 보니까 그런 메시지도 같이 담은 것"이라고 소개했다.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어도/가끔 니가 웃었으면 좋겠어/햇살처럼 따사로운 너는 봄이야/밤하늘에 반짝 빛을 내는 별이야' 같은 가사가 포인트다. 나비는 "우리가 누구나 혼자만 (짐을) 짊어지려고 하고, 그것 때문에 더 외롭고 더 힘들지 않나"라며 "특별하진 않지만 소소한 일상이 요즘 너무 소중해지지 않았나. 그냥 무탈하게 모두가 지낼 수 있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곡 자체도 봄에 나와도 무방할 정도로 밝고 따사로운 분위기다. 나비는 "보컬은 그냥 최대한 밝고 깨끗하고 예쁘게 부르려고 노력했다. 이별 노래 부를 땐 톤도 지금보다 좀 어두워지고 감정적으로도 그런데, 이건 최대한 정말 웃으면서 되게 행복하게 노래를 불렀다. 화려한 기교나 테크닉이 들어가있진 않지만 정석대로 깨끗하게 부르려고 했다"라고 설명했다.
'봄별꽃'은 올여름 방송한 MBC '놀면 뭐하니?'의 WSG워너비 프로젝트 이후 처음으로 내는 신곡이다. 나비는 '사파이어'(4FIRE) 멤버로서 '보고싶었어'라는 곡을 불렀고 음원 차트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인기 예능에 일정 기간 쭉 출연한 것도 나비라는 가수이자 방송인을 널리 알리는 데 도움이 됐다.
나비는 "저도 이제 빨리 좋은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은 마음이 컸다. 사실 그 WSG워너비 '보고싶었어'가 워낙 차트에서 잘되지 않았나. 근데 그건 '놀면 뭐하니?'라는 방송도 있었고 그 외에 많은 스태프분들, 멤버들이 같이 했기 때문에 정말 운이 좋게 그렇게 된 것 같다. (이번 곡으로) 차트에 대한 기대나 욕심보다는, 저는 계속 노래할 수 있다는 게 너무 감사하다"라고 밝혔다.
나비는 올해 MBC 예능 '놀면 뭐하니?'의 WSG워너비 프로젝트에서 '사파이어' 멤버로 활약했다. 알앤디컴퍼니 제공그러면서 "그 이후에 너무 많이 불려주셔서 열심히 노래하고 있다. 너무 지금 바쁘고 몸은 좀 힘들 수 있지만 너무 행복하게 노래를 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많은 곳에서 여러분들을 만나서 노래를 하고 싶은 그런 기대감이 있다"라고 부연했다.
나비는 "(팬들의) 연령대가 좀 다양해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놀면 뭐하니?' 이후로는 나이 어린 팬들이 알아보는 경우가 잦아졌고, 진행하던 라디오 프로그램에도 초등학생의 사연이 종종 오곤 했다고. 과거 오랜 팬들과 감자탕집에서 팬 미팅을 한 적이 있다고 설명한 나비는 나이 어린 팬들을 위해서 인제 '키즈 카페'에 가야할 것 같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엄마들을 위한 시간도 마련하고 싶어 했다. 나비는 "엄마들이 그런 얘기를 많이 해 줬다. '언니, 저도 아기 낳고 산후 우울증, 육아 우울증 겪었어요. 경력 단절된 분들도 많잖아요. 근데 언니가 아기 낳고 이런 좋은 모습으로 활동하는 게 희망이다. 언니가 우리 엄마들의 희망'이라고. 그러니까 저도 더 열심히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그는 "엄마라고 그러면 더 반갑다. 엄마들과 할 수 있는 공연이나 토크 쇼 같은 것도 하고 싶다. 엄마들이 사실 어디 가서 스트레스 풀 데가 없다. 아기들 어린이집 보내고 잠깐 공연할 때 노래도 하면서 이야기하는 걸 해 보고 싶어서 기획 중"이라고 전했다.
2008년 데뷔해 올해 15년차가 된 나비 역시 어느 정도는 부침을 겪었다. 가수로서 자신감을 잃은 시기를 보내는가 하면, 결혼 후 아기를 낳고 나서는 '애 엄마를 누가 불러줄까?' 하는 고민도 했다고 털어놨다. 나비는 "꼭 가수가 아니더라도, 주변 친구들도 다시 직장에 복귀 못 하는 경우가 많더라. 아기 엄마라서 안 되고 그런 것들이 있더라"라고 말을 꺼냈다.
가수 나비. 알앤디컴퍼니 제공이어 "워낙 요즘 가요계에 너무 어린 아이돌 친구들도 많이 나오니까 내가 과연 노래를 낸다고 들어줄까, 내가 들어갈 틈이 있을까 이런 고민을 많이 했다. 어떤 이야기를 하고 어떤 노래를 불러야 할까. 근데 반대로 생각하면 거미, 장윤정 선배님은 아이 낳고 계속 왕성하게 활동하시지 않나. 그러고 보면 요즘은 아이 낳고 또 재정비해서 멋지게 활동들 하시니까, 저도 그렇게 하고 있다. 감사하게도 WSG워너비 멤버도 될 수 있었다"라고 돌아봤다.
'놀면 뭐하니?'로는 프로젝트 걸그룹에 도전했다면, '미스트롯2'로는 트로트라는 장르에 본격 도전했다. "도전이 되게 재밌는 것 같다"라고 한 나비는 앞으로도 기회가 닿을 때 도전을 멈추지 않을 생각이다. 그는 "뮤지컬도 좋은 작품 있으면 해 보고 싶고, 연기도…"라며 "연기는 나이 들어서도 할 수 있지 않나. 기회가 된다면 오디션 봐서 해 보고 싶긴 하다"라고 전했다.
나비는 "삶을 살면서 누구나 힘든 일이 있을 수 있고 아픈 일이 있을 수 있고 사실 요즘 뉴스나 이런 기사 봐도 안 좋은 이야기들 너무 가슴 아픈 이야기들이 많지 않나. 그래서 그럴 때 누군가는 이 노래를 듣고 좀 힘을 냈으면 좋겠다, 위안을 받았으면 좋겠다라는 마음"이라며 "모두에게 위로가 되었으면 좋겠는 마음으로 썼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올해를 "다시 찾아온 봄"이라 비유한 나비는 신곡 발표를 팬들만큼이나 본인도 기다려왔다며 "준비하는 내내 너무 설렜다"라고 고백했다. 팬들에게 한마디를 부탁하자 "다른 콘텐츠로 또 좋은 무대로 인사를 많이 드릴 거니까 기다려 주시고 앞으로 정말 이걸 시작으로 좋은 노래들 많이 내면서 항상 여러분들 곁에 친구처럼 함께하는 가수가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