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프로야구 KBO리그 준플레이오프 5차전 kt wiz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4 대 3으로 이긴 키움 선수들이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8년 만의 '엘키라시코'로 성사된 올해 프로야구 플레이오프(PO). 정규 리그 2위 LG와 3위 키움이 한국시리즈(KS) 직행 티켓을 놓고 격돌한다.
두 팀은 24일 오후 6시 30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PO 1차전에서 맞붙는다. 5전 3승제 시리즈에서 이기는 팀이 1위 SSG가 선착한 KS에 진출할 수 있다.
8년 만에 성사된 PO 매치다. 2014년 당시 키움의 전신 넥센이 LG와 대결했다. 당시는 정규 시즌 2위 넥센이 4위 LG를 3승 1패로 누르고 창단 첫 KS에 진출했다.
두 팀은 서울 연고의 신 라이벌 구도를 이뤘다. 스페인 프로축구 최강을 다투는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의 라이벌 대결 엘클라시코에 빗대 '엘넥라시코'라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넥센이 키움으로 구단 명이 바뀌면서 자연스럽게 라이벌 대결도 엘키라시코가 됐다.
올해는 2014년 PO의 반대 결과가 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LG의 전력이 워낙 강하기 때문이다. LG는 올해 1위를 놓쳤지만 승률 6할이 넘을 만큼 성적이 좋았다. 87승 55패 2무, 승률 6할1푼3리였다. 88승 52무 2무의 SSG가 워낙 승률이 좋아 밀렸지만 LG도 다른 시즌 같으면 1위에 충분한 성적이었다. 지난해 통합 우승팀 kt의 승률이 5할6푼3리였다.
LG는 투타에서 안정된 전력을 뽐낸다. 정규 시즌 팀 평균자책점(ERA) 1위(3.33)를 찍었고, 팀 득점(144경기 715개)도 3위일 만큼 공격도 강하다. 키움은 팀 ERA 3위(3.79), 득점 8위(621개)였다.
LG는 지난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KBO 프로야구 kt와 정규 리그 최종전에서 주장 오지환의 끝내기 안타로 승리해 최고의 분위기로 가을 야구를 치르게 됐다. 연합뉴스여기에 키움은 준PO에서 kt와 5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치렀다. 24일 하루만 쉬고 PO에 들어가야 하는 만큼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이다.
하지만 키움은 준PO에서 디펜딩 챔피언 kt를 꺾은 상승세를 타고 열세를 넘겠다는 각오다. 준PO 1, 5차전 경기 MVP 송성문은 시리즈를 마친 뒤 "kt에 이어 만나는 LG도 강한 팀이고 더 유리하다고 대부분 생각하는 게 사실"이라면서도 "준PO에서도 열세를 이겨낸 만큼 LG를 상대로도 좋은 결과, 기적 같은 결과를 얻어내면 좋겠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송성문은 또 1, 5차전에서 모두 결승타를 때려내 '가을 사나이'라는 평가를 받는 데 대해 "(김)휘집이가 4차전까지 너무 잘 해서 그 별명을 넘겨줬다"면서 "마음을 비우니 하나가 또 나왔는데 아직 받지 못했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이어 "PO에서는 다른 선수들도 잘 해서 좋은 결과 얻었으면 좋겠다"면서 "내가 아니어도 모두 가을 사나이라는 별명을 얻었으면 좋겠다"며 동료들에게 힘을 실어줬다.
준PO 시리즈 MVP이자 올해 최고 투수 안우진도 "팀이 좋은 분위기를 탔다"면서 "우리나 LG, 둘 다 강팀이니 재미있는 경기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안우진은 "PO에서도 좋은 경기력을 보여서 또 이런 상(시리즈 MVP)을 받고 싶다"는 당찬 각오를 밝혔다. 통상 시리즈를 이겨야 상을 받을 수 있다.
정규 리그에서 LG는 키움에 10승 6패의 강세를 보였다. 과연 '영웅 군단'이 열세를 뒤집고 '언더독의 반란'을 일으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