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터뷰]'작은 아씨들' 남지현, 호불호 돌파한 '정공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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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작은 아씨들'서 신념 있는 기자이자 둘째 오인경 역

tvN '작은 아씨들'에서 둘째 오인경 역을 맡은 배우 남지현. 매니지먼트 숲 제공tvN '작은 아씨들'에서 둘째 오인경 역을 맡은 배우 남지현. 매니지먼트 숲 제공'느리지만 확실한'. 배우 남지현이 인정한 스스로의 속성이다. 이 말처럼 남지현은 주목 받았던 아역 시절부터 현재까지 꾸준히 자신만의 속도로 걸어나갔다. 눈부시고 화려한 성과를 꿈꾸기 보다 스스로의 신념을 지켜내는 방식을 택했다. 한창 활동할 20대 중반에 연기를 잠시 쉬고, 학업에 전념한 것에서 이런 남지현의 속성을 엿볼 수 있다.  

tvN 토일드라마 '작은 아씨들'에서 남지현은 신념을 쫓는 기자, 둘째 오인경 역을 맡았다. 그 동안 남지현이 주로 보여줬던 밝고 쾌활한 캐릭터들의 그림자조차 찾아볼 수 없었다. 남지현은 집요할 정도로 진실을 추적하는 오인경으로 분해 세 자매들 사이 무게 중심을 잡았다.

초반에는 지나치게 이상적인 성격 때문에 '답답하다'는 혹평도 있었다. 오인경의 선택이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는 시청자들도 많았다. 그럼에도 남지현은 끝내 오인경이 시청자들을 설득해낼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의 믿음대로 차곡차곡 쌓아 온 오인경의 서사는 결말을 향해 갈수록 빛을 발했다. '정란회'의 정체를 밝히고 무너뜨리는 과정에서 결정적 역할을 했다.

남지현은 '작은 아씨들'을 계기로 자신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증명해냈다. 호불호 갈리는 역할마저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버리는 역량을 보여줬다. 이제 곧 서른, 남지현은 다가올 30대엔 '일'에 집중하고픈 마음을 드러냈다. 이제와 돌이켜보니 늘 학업과 일을 병행해왔던 탓이다. 다음은 남지현과의 인터뷰 일문일답.

tvN '작은 아씨들'에서 둘째 오인경 역을 맡은 배우 남지현. 매니지먼트 숲 제공tvN '작은 아씨들'에서 둘째 오인경 역을 맡은 배우 남지현. 매니지먼트 숲 제공Q 처음엔 호불호가 갈리는 캐릭터였지만 결국 후반부에는 극의 중요한 순간들을 이끌어갔다

A 이렇게 '과몰입' 해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처음에 (오)인경이를 보면서 굉장히 이상적인 캐릭터라고 생각했다. 공개되면 호불호가 갈릴 캐릭터겠다 싶었다. 실제로 그렇게 갈리는 반응을 보는 게 흥미로웠다. 작가님과 감독님도 어려운 캐릭터라고 하셨다. 그렇지만 인경이 선택이 결국 잘못되거나 그러진 않았다. 너무 뚝심 있게 자기 신념을 밀고 나가는데 손에 잡히지 않는 어떤 것을 향해 달려가는 느낌이었다. 왜 저렇게 융통성이 없을까, 답답함을 많이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인경이는 요령을 피우지 않고 모든 단계를 다 밟는다. 나중엔 시청자들이 이해해주지 않을까 했다. 저도 인경이가 어떻게 그럴 수 있지, 현실에 이런 사람이 있을까 생각했지만 자문 기자님을 통해 존재에 대한 믿음을 갖게 되면서 과감하게 임했다. 감독님 연출력도 있었기 때문에 믿고 갔다. 그랬더니 다행히 시청자들이 통쾌함을 느끼고, 세 자매 편이 되어 주셨다.

Q 남지현과 오인경이 서로 닮은 부분이 있다면 어느 부분일까. 언니가 한 명 있는 것으로 아는데 실제 어떤 동생인지도 궁금하다

A 저와 닮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방송을 본 대학교 친구들이 '이거 그냥 너 다큐(멘터리)인데?'라고 해서 너무 놀랐다. 옳지 않은 일은 옳지 않다고 거침없이 표현하는 게 닮았다고 했다. 생각을 해보니 닮은 지점이 있는 거 같았다. '느리지만 확실하게 일하는 타입'이란 대사가 저와 비슷했다.
 
언니와는 사이가 되게 좋은 편이다. 저보다 3살이 많은데 싸운 적이 별로 없다. 언니는 자기가 언니이기 때문에 부모님이 없으면 저를 지켜야 된다는 책임감이 강했던 거 같고, 저는 언니 말을 듣는 게 자연스러웠다. 언니가 잔소리가 많은 편도 아니다. 둘 다 성인이 되니까 느끼는 건 사이가 좋지만 굉장히 서로 다른 사람이라는 거다. 드라마에서도 세 자매가 어떻게 저렇게 다르지 싶을 수 있는데 진짜 자매가 다르다. 저는 그게 자연스럽게 받아 들여졌다.

tvN '작은 아씨들'에서 둘째 오인경 역을 맡은 배우 남지현. 매니지먼트 숲 제공tvN '작은 아씨들'에서 둘째 오인경 역을 맡은 배우 남지현. 매니지먼트 숲 제공Q 영화 '아가씨' 등 굵직한 필모그래피를 보유한 정서경 작가와의 작업이 어땠는지도 궁금하다

A 처음에 대본에 작가님 이름이 쓰여 있었는데 '그' 정서경 작가님인 줄 몰랐다. 동명이인의 다른 분이라고 생각했는데 '그' 정서경 작가님인 걸 알고 충격을 받아서 그렇다면 안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대사가 진짜 많았는데 모든 배우들이 어느 정도 그것에 대한 걱정이 있었다. 대사의 어미도 그렇고 되도록이면 안 바꾸는 방향이었다. 바꿀 수 없는 대사가 대부분이라 애드리브 칠 게 없었다. 정확히 뭘 집어낼 수는 없지만 작가님의 필력이 느껴지는 대사를 보면서 신기하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Q 밝고 쾌활한 이미지가 강한데 오인경을 통해 변신을 하고픈 마음도 있었을까

A 지금까지 보여드린 것과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제가 그 동안 밝고, 에너지 넘치고, 모두가 응원할 수밖에 없는 캐릭터를 맡아 왔다면 인경이는 그 캐릭터만의 색깔이 강렬한 아이였다. 모두를 설득 시키면서 끌고 가기보다는 '마이웨이'였고, 마지막에 다른 사람들을 설득 가능하게 만들었다. 결이 달랐기에 해보고 싶었다. 감독님과 작가님이 연기가 잘 표현될 수 있게 많이 도와주셨고, 발성도 열심히 연습했다. 발성은 저도 꾸준히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라 아직 인경이도 그 중간 과정에 있는 것 같다.

Q 악역 박재상을 연기한 배우 엄기준과 자주 부딪히는 캐릭터이기도 했다. 그런 느낌의 역할도 해보고 싶은지

A 그런 악한 역할을 해보고 싶다. 악한 역할도 엄청 스펙트럼이 많다. 이해하면 안되지만 나쁜 행동이 안쓰러워 보이는 역할도 있고, 순수 악 그 자체인 캐릭터도 있을 거다. 캐릭터로 접근하면 되니까 새로운 작업이 펼쳐질 것 같다. 실제 엄기준 선배는 인격적으로 박재상과 털끝만큼도 닮지 않았다. 워낙 선배님이 전작에서도 화려한 악역을 하셔서 일대일로 맞붙는 게 부담스럽지 않냐고 하던데 저는 너무 재미있었다. 선배님도 그런 거에 부담 갖지 않았다. 인경이와 재상이가 억지로 싸우는 게 아니라 가치관이 다르고 서로 적대감 때문에 불이 붙으니까 너무 재미있었다.

tvN '작은 아씨들'에서 둘째 오인경 역을 맡은 배우 남지현. 매니지먼트 숲 제공tvN '작은 아씨들'에서 둘째 오인경 역을 맡은 배우 남지현. 매니지먼트 숲 제공Q 여유가 있을 때는 보통 어떤 일상을 보내나

A 몸으로 하는 직업이라 모니터링을 하면서 내가 당시 어떤 느낌과 생각을 갖고 움직여서 결과물이 나왔는지 보게 된다. 쉴 때는 타깃이 되는 캐릭터가 없으니까 이걸 좀 더 제 의지대로 움직일 수 있게 방법을 연구하고 연습한다. 뭔가 나를 발전시켜 나가는 그런 게 재밌는 거 같다. 사실 그런 연구와 연습을 쉴 때 밖에 못한다. 촬영 중에는 발전보다는 '시험'이다. 이 작품을 최대한의 노력으로 표현해서 끝내는 거다. 쉬는 기간 동안 디테일을 추가해야 다음 작품에 보여드릴 수 있다. 과정과 결과의 반복인데 과정은 길고 결과는 짧다.(웃음)

Q 서강대 심리학과를 재작년 졸업했는데 연기 활동까지 쉬어가며 학업에 임했다. 전공이 연기에 도움이 되는 측면도 있을까

A 졸업을 위해서는 공백이 필요할 수밖에 없었다. 개인 여가 시간이 늘어나서 돌아보니 그 전에 바쁘게 살았더라.(웃음) '꾸준히 하나씩 할 수 있는 작품을 해야지' 생각하다 보니 그렇게 많이 쌓였던 거 같다. 사실 심리학과 학부생 공부는 겉핥기, 진짜 맛보기 수준이었다. 되게 좋은 건 모든 학문에서 나에 대한 질문을 한다는 거다. '내가 왜 그렇게 됐는지'를 물어보니까 오히려 제 자신을 알고 탐구하고, 생각하는 기회를 많이 가졌다. 자기 자신을 잘 알고, 많이 관찰을 해야 더 좋은 연기가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해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Q 이제 20대 후반, 서른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나이다. 일적으로 또는 사적으로, 다가올 30대에 세운 목표가 있다면

A 원래 목표를 뚜렷하게 정하진 않는데 저 같은 경우는 서른이라는 숫자를 부담스러워하는 마음이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사람에 따라 다르던데 저는 무섭거나 두렵지 않고, 궁금하다. 학업을 끝낸 지 2년 정도 지났는데 제가 늘 학업과 직업을 병행해왔더라. 지금이 처음으로 '일'만 하는 시기다. 물론 학업도 제가 하고 시어서 한 거지만 일만 해도 되는 게 너무 재밌고 좋다. 예전엔 사적인 건 학업, 일적인 건 연기로 구분을 한 거 같다. 그런데 지금은 사적으로 원하는 모습과 일적으로 원하는 모습이 섞여 있다. 하고 싶은 게 거의 비슷하다. 직업인으로서 데뷔한 지 2년 밖에 안됐으니까 신난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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