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20일 검찰의 민주당 중앙당사 압수수색 시도에 대해 "정치가 아니라 그야말로 탄압"이라고 강하게 규탄했다. 압수수색 후 처음으로 입장을 밝힌 이 대표는 자신의 '최측근'이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결백하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긴급의원총회에서 "국정감사 중 야당 중앙당사를 이렇게 압수수색하는 일은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앞서 검찰은 전날 이 대표의 최측근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이 대장동 개발업체 업자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했다는 혐의로 민주당사 내 민주연구원 사무실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민주당 의원들의 저지로 불발됐다.
이 대표는 "만약에 (김 부원장에게) 대선 자금으로 자금을 줬다는 주장이 맞다면 남욱이라는 사람이 작년 가을 쯤 한 언론과 인터뷰한 내용에서 '(이 대표에게) 10년을 찔렀는데 씨알도 안 먹히더라'고 했다"며 "또 그들끼리 한 대화 녹취록에 '2층 성남시장실에서 알면 큰일난다 죽을때까지 비밀로 하자'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권이 바뀌고 검찰이 바뀌니 말이 바뀐다. 진실은 명백하다"며 "이런 조작으로 야당을 탄압하고 정적을 제거하고 정권을 유지하겠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의원총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대선자금을 운운하는데 불법자금은 1원도 본 일도 쓴 일도 없다"며 "김 부원장은 오랫동안 믿고 함께했던 사람인데 여전히 그의 결백함을 믿는다"고 재차 강조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의원총회에서 "민주화 이후 이처럼 국가적으로 긴급한 현안을 내팽개친 채 무도하고 뻔뻔하게 야당 탄압과 정치보복 전면에 나선 정권이 없다"며 "사상 유례 없는 정치 쿠데타로 기록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원내대표는 "전방위적인 정치탄압의 칼날 끝은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 대표를 겨눈다"며 "대통령실 주도로 '대감게이트(대통령실 감사원 게이트)'를 통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을 뒤집고 북한 어민 강제 북송 사건마저 왜곡하려고 한다. 서욱 전 장관 구속영장 청구 다음은 전직 대통령이 자명하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의원들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비상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한편 민주당은 이날 열리는 국정감사에는 복귀하기로 했다. 전날에는 검찰 압수수색 시도에 모든 국정감사를 긴급 중단한 바 있다.
민주당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국정감사는 민생을 지키는 것으로 야당은 위험한 정부를 견제하고 제대로 일을 하게끔 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자리"라며 "정부여당은 민생을 팽겨쳤지만 민주당은 끝까지 챙기기 위해 국정감사에 임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대검찰청 감사를 맡은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이날 국정감사를 거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법사위 민주당 소속 의원 일동은 성명서를 내고 △민주당사 압수수색 중지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장관의 대국민 사과 △이원석 검찰총장 사퇴 △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 등 수사팀 문책을 요구하며 수용되지 않는다면 국정감사에 응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