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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은 기쁨으로 돌봄은 다함께

'이민정책' 필요하지만…저출산·고령화 해결책은 아닌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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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대한민국 인구 사상 첫 감소에 이민정책 논의 급부상
계속 늘어날 외국인…이민청 설립 등 정책 구상 필요
"저출산 해결책은 아냐…사회 통합 문제도 고심해야"

황진환 기자황진환 기자
매년 심화되는 저출산·고령화에 '인구절벽'이 현실화되자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제안한 '이민청' 설립을 비롯한 이민정책 활성화가 저출산 문제의 해결 방안으로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민정책 도입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국내 저출산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오히려 국내 저출산을 야기하는 사회 구조가 바뀌지 않은 채 이민정책이 추진되면 인구구조가 더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통계청이 지난달 발표한 '2021년 인구주택총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일 기준 총인구는 5174만명으로 전년 같은 월 대비 9만명(0.2%) 줄었다. 총인구 수가 감소한 것은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실시한 1949년 센서스 집계 이후 사상 처음이다.

최근 정치권, 학계를 위시로 이민정책 논의가 활성화된 것도 이러한 '인구절벽' 위기감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단기간에 국내 인구를 늘리기가 어렵다면 젊은 해외 인력을 유입하는 방식으로 돌파구를 마련하자는 게 논의의 골자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이민청 설립 검토'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인구정책 전문가들은 국내에 체류하는 외국인이 계속 늘어나고 있고 앞으로도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민정책에 대한 논의는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 법무부가 지난달 발표한 출입국·외국인정책 통계 월보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국내 체류 외국인은 208만여명으로 10년 전 2012년 145만여명에서부터 코로나19 유행 때 잠시 주춤한 때를 제외하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최슬기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는 "현재 인구구조로 봐서는 시간이 더 지나면 외국 인력이 더 많이 필요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들과 함께 어떻게 적응할 것이냐에 대한 준비 또한, 필요하다"며 "소위 다문화라고 말하는 이들에게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어떻게 만들 것인지, 어떤 공동체를 만들어야 할지 이런 논의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스마트이미지 제공스마트이미지 제공
최근 화두가 된 이민청 설립 또한, 그간 제대로 된 이민정책이 사실상 없었던 만큼 출입국 관리를 넘어 이민정책을 총괄할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는 차원에서 대체로 동의하는 입장이 많다.

이삼식 한양대 고령사회연구원장은 "현재 같은 고령화된 인구구조는 앞으로 더 심화될 것이고 장기적으로 이는 국민적 고통으로 돌아오기 때문에 큰 틀에서 이민청은 필요하다"며 "출입국관리국을 통해 관리하는 시스템을 넘어 이민정책의 청사진을 만들고 중장기적인 방향을 결정하며 사회 통합 문제도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민정책이 젊은 인구의 유입을 통해 일시적인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우리나라의 저출산을 야기하는 사회, 경제적인 요소들을 해결하지 못 하는 이상 장기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어렵다고 말한다. 특히 섬세한 정책 마련 없이 노동력 충원의 입장에서만 이민정책을 펼칠 경우 사회 통합 등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우려했다.

이상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민은 인구의 일부를 차지하기는 하지만 인구 정책과 이민 정책은 근본적으로 다르다. 이민은 이민의 차원에서 봐야하는 것이지 인구 문제를 이민 정책으로만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외국인 이주 우수 사례로 언급되지만 실제로 독일 같은 경우 외국인들이 이주한 후 제대로 정착하지 못할 경우 빈곤층이 돼 복지 예산 지출이 늘거나 사회 통합에 문제가 되기도 하고, 출생을 하지 않아 고령화를 심화시키기도 한다"며 "어떠한 외국인을 언제 어떤 곳에 유입시킬지 등 섬세한 정책 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삼식 원장도 "이민 정책으로 한국에 외국인들이 와서 출생을 많이 해야 저출산 해결이 가능한 것인데 똑같은 저출산 요인이 있다면 애를 낳지 않는다. 그러면 오히려 인구 고령화를 가속화할 위험이 있다"며 "저출산 요소들이 어느정도 진정이 돼야 가능한 만큼 이민청 설립 논의를 떠나 저출산 개선을 국가가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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