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군 은산면 수해현장. 부여군 제공집중호우로 피해를 본 충남 부여와 청양의 잠정 피해액이 1천억 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피해 복구와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가운데 피해액은 더 늘어날 전망이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달라는 요구도 빗발치고 있다.
16일 충남 부여군에 따르면 이날 현재까지 농경지 121㏊가 유실되거나 매몰되고 멜론 77.5㏊, 수박 74.7㏊, 포도 70㏊ 등 시설하우스 291㏊가 물에 잠겼다. 주택과 상가 130여 채가 전파되거나 물에 잠기면서 이재민 80여 가구도 발생했다. 임야와 민가 주변 68곳에서는 11㏊ 규모의 산사태도 일어났다. 500억 원이 넘는 피해가 난 것으로 부여군은 추산했다.
급류에 휩쓸린 1t 트럭에서 실종된 운전자와 동승자를 찾기 위한 수색도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 찾지 못하고 있다.
부여군은 지난 10~11일 내린 205~300㎜의 장대비가 내린 데 이어 14일 부여읍, 규암면, 은산면, 외산면 일대를 중심으로 물 폭탄이 쏟아지면서 피해가 불어났다. 특히 은산면에 오전 1시쯤부터 한 시간 동안 110.6㎜의 비가 내리면서 피해가 집중됐다.
청양군 제공지난 14일 200㎜가 넘는 물 폭탄이 쏟아진 청양군의 피해도 만만치 않다. 현재까지 국도와 지방도 파손 5건, 군도와 농어촌도로 파손 24건, 지방하천과 소하천 파손 21건(14.7㎞), 농업시설(수리) 2건, 소규모시설 91건, 산사태 등 기타 21건, 주택파손 5동, 주택침수 66동, 축산시설 23곳, 농림작물 145건, 수산물 양식장 4곳 등이 피해를 봤다.
전체 피해 규모는 공공시설 164건(피해액 69억 8100만 원), 개인시설 243건(피해액 130억 6400만 원)에 달한다. 조사가 끝나면 총피해액이 4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청양군은 예상했다.
청양군은 각 마을 이장과 읍·면 직원, 본청 직원 등 240명으로 합동조사반을 꾸려 신고접수와 현장 확인 조사를 진행 중이다. 청양군 역시 시간이 지날수록 피해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부여군 은산면 수해현장. 부여군 제공
공주, 부여, 청양을 지역구로 둔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은 "부여와 청양 등 충남지역 집중폭우 피해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 달라"고 정부에 요구했다.
부여와 청양을 찾아 피해현장을 둘러본 정 의원은 "파손된 도로 곳곳이 토사와 나무 돌덩이들로 막혀 있어 흡사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며 "산사태가 마을을 덮쳤고 도로까지 끊기면서 주민들은 망연자실 눈물바다가 됐다"고 전했다.
박정현 부여군수 역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전화 통화에서 "부여군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해달라"고 요청했다. 16일 오후로 예정된 이상민 장관의 은산면 거전리 수해 피해 현장 방문에서도 특별재난지역 지정을 거듭 요청할 계획이다.
박정현 군수는 피해 규모 산정을 두고서는 "공무원들이 임의로 판단하지 말고 주민 입장에 서서 산정해야 한다"며 "최근 급격하게 오른 물가상승률을 반드시 반영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