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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계엄 비선실세' 노상원 주말 조사…'사전 모의 의혹' 규명 주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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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차 햄버거 회동 참석자 조사도 진행
노상원 점집서 '수첩' 확보해 상황 재구성 집중
2차 회동엔 구삼회 육군 제2기갑여단장도 참석
'탱크작전' 준비했나…윤곽 드러나는 사전 모의 의혹

연합뉴스연합뉴스
12.3 내란사태를 수사 중인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비상계엄 특별수사단(경찰 특수단)은 '계엄 비선 기획자'로 지목된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을 상대로 주말인 22일에도 추가 조사를 통해 전‧현직 군 관계자들과의 계엄 사전 모의 정황 파악에 집중했다.
 
경찰 특수단은 이날 노 전 사령관에 대한 추가 조사를 진행하며 이른바 '1‧2차 햄버거 회동'에서 이뤄졌다는 계엄 관련 사전 논의 내용을 구체화 하는 한편,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그의 수첩 세부 내용도 캐물은 것으로 파악됐다. 해당 회동 전후로 노 전 사령관과 군 관계자들의 접촉이 추가적으로 있었는지도 수사팀은 살펴보고 있다.
 
노 전 사령관은 내란사태 이틀 전인 1일에는 경기 안산의 한 햄버거 가게에서 문상호 정보사령관과 정보사 소속 정모 대령, 김모 대령과 함께 회동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회동 참석자인 정 대령은 이들과 사전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 장악을 준비했다고 실토했다. 그의 변호인은 정 대령 진술을 토대로 "정 대령은 상급자인 문 사령관, 노 전 사령관, 김 대령 등과 함께 선관위 명단 확보, 실무적인 인원 편성, 출근 직원 통제 방법 등 내란 실행 준비 단계에 해당하는 구체적 행동계획을 협의·준비했다"고 밝혔다. 행동계획에는 노태악 선관위원장 신병 확보 내용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경찰 특수단은 사실 관계를 파악 중이다.
 
노 전 사령관은 사태 당일인 3일 비상계엄 선포 전에도 같은 장소에서 '2차 햄버거 회동'을 가졌다. 1일 1차 회동 때와 참석자가 달랐던 이 2차 회동 자리엔 노 전 사령관, 국방부 조사본부 수사본부장을 지냈던 민간인 김용군 전 대령, 구삼회 육군 제2기갑여단장 등 4인이 모인 것으로 조사됐다.
 
김 전 대령은 2013~2014년 국방부 조사본부에서 수사본부장으로 근무하면서 이명박 정부 국군사이버사령부의 '댓글 공작 사건'을 축소·은폐한 혐의로 2018년 기소돼 불명예 전역한 인물로, 전날 경찰에 구속됐다. 경찰 특수단은 김 전 대령을 지난 18일 긴급체포해 계엄 사전 모의 가담 혐의로 이튿날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며, 법원은 증거인멸‧도주 우려를 이유로 영장을 발부했다.
 
장갑차와 전차 등을 운용하는 육군 제2기갑여단의 구삼회 여단장은 노 전 사령관의 호출을 받고 비상계엄 선포 약 4시간여 전부터 경기 성남시 판교에 있는 정보사 100여단에 대기하고 있었다는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이 의혹을 고리로 계엄군이 탱크를 동원해 주요 기관을 장악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논란도 일었다.
 
구 여단장은 계엄을 사전에 몰랐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햄버거 회동' 참석자로 파악된 만큼 이 같은 주장의 신빙성에 물음표가 붙는다. 경찰은 경위 파악 차원에서 구 여단장에 대한 조사도 진행했다.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은 12·3 비상계엄 사전 기획 혐의를 받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거주지인 경기도 안산시의 '점집'을 압수 수색을 하는 과정에서 수첩 등을 확보해 조사 중이라고 20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 20일 촬영된 노상원의 점집 입구. 독자 제공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은 12·3 비상계엄 사전 기획 혐의를 받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의 거주지인 경기도 안산시의 '점집'을 압수 수색을 하는 과정에서 수첩 등을 확보해 조사 중이라고 20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 20일 촬영된 노상원의 점집 입구. 독자 제공
이번 내란 사태와 관련한 노 전 사령관의 역할을 구체화 하고 있는 경찰은 그의 거주지인 경기 안산의 '점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수첩을 확보해 분석 중인데, 선관위 등에 대한 군 부대 배치 계획이 적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때문에 해당 수첩이 계엄 모의 의혹을 밝힐 수 있는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을 중심으로 '비상계엄 선포' 전후 경위도 따져보고 있는 경찰 특수단은 비상계엄 선포 전 오후 10시17분부터 5분 동안 열린 국무회의 참석자 가운데 한 명인 김영호 통일부장관을 전날 불러 오후 2시부터 6시간 동안 조사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해당 국무회의 참석‧배석자 12명 중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을 비롯한 10명에 대한 경찰의 1차 조사가 완료됐다. 아직 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2인은 윤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장관이다.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비상계엄 심의 국무회의의 회의록이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관련기사: [단독]경찰도 '12∙3 계엄 심의 국무회의록' 부존재 판단)
 
경찰은 최상목 경제부총리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하는 과정에선 비상계엄 국무회의 당시 윤 대통령이 최 부총리에게 하달한 지시 문건도 확보했는데, 여기엔 국회 운영비를 끊고, 비상계엄 입법부 운영을 위한 예산을 짜라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경찰 관계자는 "구체 내용은 확인해주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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