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1년을 선고받은 래퍼 노엘(22·본명 장용준). 박종민 기자가수 노엘로 활동 중인 장용준(22) 씨에게 28일 징역 1년이 선고됐습니다. 국회의원 아버지를 둔 연예인의 재범이란 점에서 그 어느 재판보다 대중의 관심이 쏠린 재판이었습니다.
법원의 징역 1년 선고에 대중의 반응은 싸늘합니다. 집행유예 기간 중에 동종의 범죄를 또 저질렀는데 형량이 너무나 가볍다는 것이죠. 반면 법조계에선 "형이 적절하고, 가볍지 않다"는 시각이 강합니다.
사실 어떠한 사건을 바라보는 '법리'와 '국민 법 감정'의 괴리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이번 장용준 씨의 재판에서도 둘의 차이가 여실히 드러났죠. 오늘 법정B컷은 래퍼 노엘이 형을 줄이기 위해 법정에서 몸부림쳤던 그 재판 과정을 전해드리려 합니다.
형량 줄이려 몸부림 친 노엘… 법조계 "통상적인 형량 나왔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 항소4-3부(차은경 양지정 전연숙 부장판사)는 도로교통법 상 무면허 운전과 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장 씨의 항소심에서 28일, 징역 1년을 선고했습니다. 1심 재판부와 같은 형량입니다.
징역 1년 선고에 법조계에선 "적절한 형량으로 보인다"라는 말이 나옵니다. 한 형사 전문 변호사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비슷한 경우 통상 단기 실형 정도가 나오는데 예상대로 나온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번 재판 과정에선 여러 변수가 발생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헌법재판소로부터 위헌 판정을 받은 '윤창호 법'입니다.
헌법재판소는 지난해 11월 음주운전 2회 이상에 대해 가중 처벌하는 도로교통법 조항에 대해 위헌이라고 판단했고, 지난 5월에는 음주운전과 음주측정 거부를 반복한 운전자를 가중 처벌하는 것도 위헌이라고 판단했습니다. 음주운전 범죄 전력에 이어 음주측정 거부로 재판에 넘겨진 장 씨에게 더 이상 윤창호 법을 통한 가중 처벌이 어렵게 된 것이죠.
실제로 이날 장 씨의 항소심 선고에 앞서 도로교통법 위반 등으로 법정에 출석한 상당수 사람들이 윤창호 법 위헌 영향으로 '원심 판결 파기' 처분을 받고 형량이 줄어들기도 했습니다.
지난 4월 열린 1심 선고에서 징역 1년을 받은 장 씨는 당시 이미 윤창호 법 위헌에 따른 수혜를 받았습니다. 1심 재판부가 양형에 반영한 것이죠. 그렇다 보니 2심 재판부는 장 씨를 감형하지 않고, 1심과 같은 형을 내리게 됩니다.
| 2022.07.29 서울중앙지법 형사 항소 4-3부, 장용준 항소심 선고 中 |
재판부
"원심이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의 효력이 미치지 않았음에도 그 취지를 미리 반영해 형을 정한 점을 참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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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는 장 씨가 법원에 공탁금을 내고, 폭행 피해 경찰이 이를 수령한 것도 형량에 영향을 줬다고 말합니다. 한 변호사는 "공탁금이 합의·처벌 불원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피해 발생에 대한 보상 의지를 드러낸 것이어서 형량에 영향이 있다"라고 설명합니다. 재판부도 이를 인정했습니다.
2022.07.29 서울중앙지법 형사 항소 4-3부, 장용준 항소심 선고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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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피고인(장용준)이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해서 손해배상 금액을 법원에 공탁했고, 경찰이 이 공탁금을 출금한 점은 유리한 정상입니다. 피고인이 구체적인 치료 계획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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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재판 내내 징역 3년을 구형한 검찰이 주장한 상해죄가 무죄로 판단된 점도 형량 방어에 결정적이었습니다. 검찰은 장 씨가 음주 측정을 거부하며 경찰을 머리로 들이받아 다치게 했다며 진단서까지 제출했지만, 재판부는 대법원 판례를 언급하며 이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2022.07.29 서울중앙지법 형사 항소 4-3부, 장용준 항소심 선고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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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극히 경미하고 자연적으로 치유되거나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것은 상해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생리적 기능 장애를 초래했는지는 피해자의 연령과 성별, 체격, 신체, 정신 상 구체적 상태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 것이 대법원의 견해입니다"
"상해진단서의 증명력 판단은 신중해야 합니다. 주로 통증 있다는 피해자의 '주관적 호소'에 의해서 의학적 가능성으로만 발급됐을 때 신빙성 의심 없는지, 상해 정도가 피해자 주장과 일치하는지 두루 살펴보는 것 외에 진료를 받을 시점, 진료를 받게 된 동기, 경위, 이후 경과를 면밀히 살펴 논리와 경험칙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 대법원 판례입니다"
"해당 진단서는 머리 통증이라는 피해자 주관에 의해 발급된 것입니다. 피해자가 약물 처방을 받거나 별다른 치료를 받지 않았고, 병원을 재차 방문하거나 다른 병원에 간 사실이 없고 사건 이후 바로 업무 복귀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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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심 재판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은 장 씨는 즉각 항소해 재판을 2심까지 끌고 왔습니다. 이 또한 전략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장 씨는 이미 2019년 음주운전과 운전자 바꿔치기로 2020년 6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된 상황이었습니다. 형이 확정된 날로부터 집행유예 기간이 계산되므로 2022년 6월까진 또 다른 죄를 저질러 형이 확정되면 안 되는 것이었죠. 앞서 받은 집행유예가 실효돼 형량이 늘어날 것을 차단한 셈입니다.
노엘 꾸짖은 재판부… 그럼에도 법리와 법 감정의 괴리
박종민 기자
재판부는 이날 재판 말미에 장 씨를 강하게 꾸짖으며 징역 1년을 선고합니다.
2022.07.29 서울중앙지법 형사 항소 4-3부, 장용준 항소심 선고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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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피고인(장용준)은 범행 당시에 음주운전 집행유예 기간 중임에도 자숙하지 않고, 음주측정에 불응하고 경찰 공무원을 폭행해 비난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음주측정 거부는 음주 여부와 처벌 여부, 양형 심리에 있어 핵심 수사 절차인 혈중 알코올 농도 측정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어서 비난 가능성이 큽니다. 피고인의 공권력 경시 태도를 감안해 엄벌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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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조계에선 통상적인 형량이 나왔다고 보지만, 대중적 시선은 곱지 않습니다. 음주운전으로 집행유예 기간 중 음주 측정 자체를 거부하고, 경찰까지 폭행하는 등 죄질 자체가 좋지 않습니다. 그의 욕설과 폭행 장면은 언론을 타고 전국에 보도됐습니다.
대중적 영향력이 있는 공인의 재범이라는 점은 분노를 더욱 일으키고 있습니다. 또 아버지가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여론은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기도 합니다. 실제로 수감 중 독방 특혜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사건을 바라보는 국민 법 감정이 좋을 리 없습니다.
형벌은 범죄자를 사회로부터 격리하고 교화하는 목적도 있지만, 일반인에게 '이렇게 하면 처벌을 받는다'는 경고를 줌으로써 범죄를 저지르지 않게 하는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위하력이라고 하죠. 대중적 영향력이 큰 공인에게 법리를 벗어난 과도한 처벌이 이뤄져서도 안 되지만, 신중하게 처벌이 이뤄져야 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피고인 스스로의 반성일 겁니다. 장 씨는 재범 직후 "죗값을 달게 받겠다"라며 영장실질심사를 포기했습니다. 변명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1심 선고 전 최후 진술에서도 반성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그의 반성이 진심이길 바랄 뿐입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아들 노엘(본명 장용준)이 구속 송치된 지난해 10월 19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의 법제처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눈을 감은 채 생각에 잠겨 있다. 윤창원 기자| 22.05.25 서울중앙지법 형사4단독, 장용준 최후진술 中 |
장용준
"음주측정을 거부하고 서울구치소에 수감돼 재판을 받고 있는 장용준입니다. 우선 2019년 이후 다시 한번 술과 관련된 문제를 일으켜 또다시 이 자리에 서게 된 것에 죄송하고 부끄러운 마음입니다. (중략) 그 누구도 탓하지 않고 제 부족함을 인정하며 알코올 치료도 받고 제 문제를 개선해 나가겠습니다. (중략) 구치소에서 제 잘못을 뼈저리게 반성하고 매일매일 반성하고 있습니다. 떳떳하게 제 인생을 살아가겠습니다. 부디 저에게 기회를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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