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 과정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폭행한 혐의를 받은 정진웅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21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 받은 후 법원을 빠져나가고 있다. 황진환 기자'채널A 사건' 수사 중 압수수색 과정에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당시 사법연수원 부원장)을 폭행한 혐의로 기소된 정진웅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2부(이원범·한기수·남우현 부장판사)는 21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위반(독직폭행) 혐의로 기소된 정 연구위원에게 집행유예를 선고한 원심을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정 연구위원은 2020년 7월, 채널A 사건과 관련해 한 장관의 휴대전화 유심칩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한 장관의 몸 위로 올라타 물리력을 행사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정 연구위원은 중앙지검 형사1부장으로 이 사건 수사를 지휘했다.
특가법상 독직폭행은 법정형이 1년 이상의 유기징역형으로 일반 형법상 독직폭행죄보다 무겁다. 피해자가 상해를 입은 경우 특가법이 적용된다.
정 연구위원은 1심 공판 과정에서부터 고의로 폭행한 것이 아니고, 휴대전화를 확보하려다가 중심을 잃어 한 장관의 몸 위로 넘어지게 된 것이라며 폭행의 고의성을 부인했다. 반면 검찰은 '아아' 비명을 지르며 고통을 호소함에도 정 연구위원이 계속 몸으로 한 장관을 눌러 고의성이 있다고 봤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에 대한 독직폭행의 고의가 인정되지 않는 이상 독직폭행죄라고 판단한 원심 판단은 유지될 수 없다"며 "독직폭행 고의가 있었다는 증거가 부족하므로 1심 판결을 파기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모습. 황진환 기자앞서 열린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원심을 파기하고 원심 구형량(징역 1년)대로 판결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정 연구위원은 이같은 구형에 대해 "의도한 상황은 아니었지만 다른 검사와 수사관들에게 많은 상처를 줘 깊이 미안하게 생각한다"면서도 "검찰에 많이 서운하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거짓말을 하고 왜곡을 한다고 자꾸 말씀하시는데 제 판단으로 제가 그렇게 거짓말하고 왜곡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1심은 특가법상 독직폭행이 아닌 형법상 독직폭행죄를 유죄로 인정해 정 연구위원에게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