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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5 급확산에 '켄타우로스'까지…쌍끌이 유행 현실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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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14일 BA.2.75 감염자 국내 첫 확인…인천 거주 60대
BA.2.75 인도서 첫 발견…높은 전파력에 '켄타우로스' 별명
BA.5-BA.2.75 '쌍끌이 유행' 가능성도…유행 더 커질 우려

황진환 기자황진환 기자
오미크론 계열 변이 BA.5 확산과 함께 코로나19 재유행이 시작된 가운데 '켄타우로스'로 불리는 또다른 오미크론 변이 BA.2.75 발생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됐다. 전파력과 면역 회피력이 높은 두 변이가 함께 피해 규모를 키우는 '쌍끌이 유행'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4일 BA.2.75 감염자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해당 변이 감염자는 인천에 거주하는 60대로 지난 8일 증상이 발생해 지난 11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후 인천시 보건환경연구원은 확진자 검체분석으로 BA.2.75 의심 사례로 판단해 질병청에 넘겼고 질병청은 검사 결과 BA.2.75가 맞는 것으로 확인했다.

해당 환자는 감염 가능 기간에 해외 여행 이력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가벼운 증상을 앓는 정도로 재택치료 중이고 이밖에 건강상 별다른 특이사항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확인된 접촉자는 동거인 1명, 지역사회 접촉자 3명 등 모두 4명으로 추가 확진자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켄타우로스 변이가 처음 발견된 인도. 연합뉴스켄타우로스 변이가 처음 발견된 인도. 연합뉴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BA.2.75는 지난 5월 26일 인도에서 최초로 확인됐다. 이후 현재까지 영국, 캐나다, 미국 등 10여개 국에서 모두 119건의 확진 사례가 나왔다. 특히 주 발생국인 인도의 경우 지난달 20일 검출률이 7.9%였다가 1주일 만에 51.35%로 6배 넘게 증가했다. 기존 변이와 확연히 다르다는 의미로 그리스 신화 속 반인반수의 이름을 따 '켄타우로스'로 불리기도 한다.

이 변이 바이러스는 스파이크(돌기) 유전자 변이 수가 36개로 28개를 가진 BA.2보다 많다. 면역 회피력과 전파력이 더 강할 개연성이 높은 셈으로 WHO 등 세계 각국에서 면역회피, 중증도 영향 등과 같은 특성 변화를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고 있다. 아직 표본이 많지 않고 변이 발생 기간도 얼마 안 되는 만큼 정확한 특징 확인에는 연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BA.2.75가 추가로 확산할 경우 국내에 미칠 영향에 대해 전문가들은 아직 변이 특성 분석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이미 BA.5가 급속도로 확산하는 가운데 BA.2.75까지 유입되면 두 변이가 '쌍끌이'로 감염을 확산시켜 유행 규모가 더 커질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12일 서울 마포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박종민 기자12일 서울 마포구보건소에 마련된 선별검사소를 찾은 시민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박종민 기자
분석 기관 별로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BA.5의 유행 상황에서 이르면 다음달 중순, 늦어도 10월 안에 하루 확진자가 20만명에서 최대 30만명까지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여기에 알려진 대로 면역 회피력과 전파력이 더 높은 BA.2.75까지 가세할 경우 규모가 더 커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일단 BA.2.75 같은 경우는 아직 자세한 데이터로 확인하기는 어렵다"고 전제하며 "인도에서 BA.5가 유행하고 있음에도 BA.2.75 비율 늘어난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 어느 정도 BA.5보다 진화상 이점이 있다는 뜻이다. BA.5보다 전파 속도나 백신 회피 능력이 강할 가능성이 당연히 존재하며 국내 유입이 지속되고 확산하면 유행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BA.2.75의 전파력에 따라 초기에는 함께 유행하다 더 전파력이 센 쪽으로 주도 변이가 바뀔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마치 오미크론 대유행 초기 오미크론 원형인 BA.1이 유행을 이끌다 전파 속도가 더 빠른 BA.2가 맞물려 확산하며 우세종화된 것 같은 경우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BA.2.75는 BA.5보다도 더 강한 걸로 말이 나오고 있는데 경우에 따라서 두 변이가 동시에, 또 혹은 기존 BA.2와 함께 세 변이가 섞여 유행하다 전파력 강한 변이가 유행을 주도하게 될 것 같다"며 "유행이 더 길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지만 만약 BA.5에 감염된 사람이 곧바로 BA.2.75에 재감염된다거나 하면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우선 첫 확진자의 감염 경로 파악에 주력하며 접촉자들에 대해서는 2주 동안 추적 검사로 추가 확산 가능성을 차단하겠다는 입장이다. 질병청 관계자는 "BA.2.75 변이의 전파력 증가와 면역회피 가능성이 예측됨에 따라 방역당국은 국내발생과 해외유입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겠다"며 "국내 발생추이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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