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27일 열린 부산시장 후보자 3자 토론회에서 개혁신당 정이한 후보가 거짓말 탐지기를 꺼내들며, 민주당 전재수 후보를 향해 의혹을 털 의향이 있냐고 묻고 있다. 부산KBS 제공6·3 지방선거를 일주일여 앞두고 26일 오후 11시 부산 수영구 KBS부산방송총국에서 열린 TV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와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 개혁신당 정이한 후보가 거센 공방을 벌였다. 기존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과 LCT 논란에 더해, 정 후보의 '거짓말 탐지기' 돌발 등장과 부산시 대학 광고집행 문제까지 새 쟁점으로 떠오르며 토론회는 사실상 네거티브 전면전 양상으로 흘렀다.
특히 정 후보가 토론 도중 미국 경찰용이라고 주장한 거짓말 탐지기를 꺼내 들고 전 후보를 향해 "시민 앞에서 검증받을 의향이 있느냐"고 압박하면서 토론장 분위기가 급격히 달아올랐다.
정이한, 거짓말 탐지기 꺼내며 "시민 앞에서 검증받자"
이번 토론회에서 가장 눈길을 끈 장면은 정 후보의 '거짓말 탐지기' 등장이다. 정 후보는 전 후보를 둘러싼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과 관련해 "많은 시민들이 억울해하고 궁금해하는 부분이 있다"며 "정말 떳떳하다면 시민 앞에서 검증받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에서 직접 공수해 온 경찰용 거짓말 탐지기"라며 기기를 꺼내 보인 뒤 "부산시민 앞에서 의혹을 털 의향이 있느냐"고 전 후보에게 물었다.
전 후보는 "토론회에서 지켜야 할 선이 있다"며 "보여주기식 정치"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정 후보는 "법적 효력은 없더라도 시민들에게 당당함을 보여줄 기회였을 것"이라고 재차 압박했다.
토론 직후 사회자는 "해당 전자기기는 선거방송토론위원회와 사전 협의되지 않은 물품"이라고 별도 공지하기도 했다.
"고려대·동아대 광고 왜 많나"…광고집행 문제도 충돌
이번 토론에서는 부산시 광고 집행 문제도 새 쟁점으로 떠올랐다.
전재수 후보는 "박형준 후보 임기 중 부산시 광고 집행 내역을 보면 박 후보 출신 학교인 고려대가 1위, 교수로 재직했던 동아대가 2위"라며 "우연인지 시민들이 궁금해한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박 후보는 "부산대와 서울대 등 다른 대학도 포함돼 있다"며 "대학신문 측 요청에 따라 집행된 것이고, 자신이 개입한 적은 전혀 없다"고 반박했다.
전 후보 측은 "공적 예산 집행의 공정성과 이해충돌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박 후보 측은 "근거 없는 정치 공세"라고 맞서며 양측이 팽팽하게 충돌했다.
"까르띠에 받았나" 공세…전재수 "악의적 흑색선전"
토론 초반부터 박 후보는 전 후보를 향해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과 보좌진 증거인멸 문제를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박 후보는 "까르띠에를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 시민들에게 정직하게 답하지 못하고, 보좌진 증거인멸에 대해 알았는지 설명하지 못하는 사람이 시장이 돼선 안 된다"고 직격했다.
이어 박 후보는 전 후보 보좌진들이 경찰 압수수색에 대비해 PC를 초기화하고 저장장치를 파손했다는 검찰 공소장 내용을 거론하며 "24살 보좌진이 전과자가 될 상황인데 책임을 느끼지 않느냐"고 압박했다.
26~27일 열린 부산시장 후보자 3자 토론회에서 더불어 민주당 전재수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가 설전을 벌이고 있다. 부산KBS 제공이에 전 후보는 "검찰의 일방적인 공소장 주장일 뿐"이라며 "재판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또 "지난 4개월 동안 강도 높은 수사를 받았고 수사 결과도 이미 나왔다"며 "계속 같은 의혹을 반복 제기하는 것은 악의적 흑색선전"이라고 맞받았다.
전재수 "LCT 세 채 왜 보유하나"…박형준 "비리 있으면 시장 안 한다"
전 후보도 곧바로 박 후보 가족의 LCT 보유 문제를 꺼내 들며 역공에 나섰다. 그는 "부산 청년들은 전세금 1~2억도 없어 힘들어하는데 후보 가족은 LCT 위·아래층 세 채를 사용하고 있다"며 "조현화랑 명의 전세권 설정과 실제 사용 관계를 시민들이 궁금해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조현화랑 명의로 설정된 전세권과 박 후보 아들의 주소 이전 문제를 언급하며 "업무용인지 주거용인지 명확히 답하지 않고 있다"며 "회사 자금을 개인 주거에 사용했다면 배임·횡령 문제도 될 수 있다"고 공세를 폈다.
박 후보는 "비리가 있으면 시장 안 한다"고 반박하며 "독립 법인인 화랑 문제를 마치 제 개인 비리처럼 엮고 있다"고 반격했다. 또 "문제가 있으면 법적으로 지적하면 될 일"이라며 "전 후보는 근거 없이 계속 덮어씌우기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청년 일자리 해법도 충돌…"AI·해양산업" vs "첨단산업 유치"
정책 토론에서는 청년 일자리 해법을 둘러싼 후보 간 시각차가 뚜렷했다.
전 후보는 해양수산부 이전과 HMM 본사 이전, 해사전문법원 부산 설치, 동남투자공사 설립 등을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또 "서부산 AI 산업벨트와 동부산 미디어 AI 도시를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박 후보는 "HMM 이전만으로 청년 일자리가 해결되는 것처럼 말하는 건 과장"이라며 "핵심 기능이 오지 않으면 실질적 고용 효과는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전력반도체·2차전지·R&D센터 유치 등 첨단산업 중심 전략을 제시했다.
정 후보는 "기업이 원하는 방식의 혜택을 제공하겠다"며 일정 기간 지방세 0% 감면과 규제 혁신, 유니콘 기업 육성 정책 등을 내세웠다.
북항 돔구장·산업은행 이전도 격돌
북항 재개발 부지 돔구장 공약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6.3 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1일 출정식에 나선 부산시장 후보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후보, 국민의힘 박형준 후보, 개혁신당 정이한 후보. 정혜린 기자, 정 후보 캠프 제공박 후보와 정 후보는 "사업비와 수익성 검토가 부족하다"며 현실성을 문제 삼았고, 전 후보는 "야구뿐 아니라 BTS 공연과 크루즈 관광, 전시·컨벤션까지 결합한 복합 문화시설로 활용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또 박 후보는 전 후보를 향해 "산업은행 이전 피켓 시위까지 하더니 이제 와 입장을 바꿨다"고 공격했고, 전 후보는 "동남투자공사가 더 현실적인 대안"이라며 "산업은행은 부산 투자 실적 자체가 미미했다"고 맞섰다.
후보들은 가덕도신공항과 북극항로를 두고도 부산의 미래 성장 동력이라고 강조하면서도 접근 방식에서는 차이를 드러냈다.
전 후보는 "북극항로 시대는 부산에 다시 오지 않을 기회"라고 했고, 박 후보는 "가덕도신공항 개항을 2~3년 앞당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후보는 "부산항의 물동량을 부가가치 산업으로 연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