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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 중 숨진 검사는 국가유공자일까?…법원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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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근무 중 급성심근경색으로 숨진 30대 검사
유족, 국가보훈처에 국가유공자 신청
국가보훈처가 거부하자 소송
법원은 국가보훈처 손 들어줘
"현행법 상 순직 공무원으로 보기 어려워"

박종민 기자박종민 기자
근무 중 급성심근경색으로 숨진 30대 검사의 유족이 국가유공자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숨진 검사의 업무가 구 국가유공자법이 정하고 있는 관련 직무로 보기 어렵다"라고 판단했다.

서울행정법원 8부(이정희 재판장)는 과로로 숨진 30대 검사의 유족이 '망인을 순직공무원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결정한 국가보훈처의 처분을 취소해달라'라고 낸 청구를 기각했다고 10일 밝혔다.

앞서 대전지검 산하 지청에서 근무하던 30대 검사 A씨는 지난 2018년 9월 7일 새벽, 관사 엘리베이터에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급성심근경색으로 숨졌다.

조사 결과 A씨는 2018년 7월 19일부터 2019년 9월 6일까지 근무하며 총 453건의 사건을 배당받아 349건을 처리했다. 2018년 3월부터 8월까지 최소 135시간의 초과근무를 했고 2018년 7월엔 36시간, 8월엔 38시간 초과 근무했다.

이에 A씨 유족은 국가보훈처에 A씨를 국가유공자와 보훈보상 대상자로 지정해달라고 신청했다. 국가보훈처는 A씨에 대해서 보훈보상대상자임은 인정했지만 국가유공자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고, 이에 A씨 유족은 소송에 나섰다.

하지만 법원도 국가보훈처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A씨가 숨진 2018년 당시에 적용됐던 구 국가유공자법을 근거로 판단했다. 국가유공자법은 2020년 6월 개정된 바 있다.


재판부는 "구 국가유공자법은 국가유공자 요건에 관한 기준과 범위를 규정하고 있고 순직 공무원으로 인정받기 위해선 적어도 각 규정 중 어느 하나에 해당돼야 한다"라며 "이에 A씨 유족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구 국가유공자법은 △군인들의 국방 업무, 인명구조, 재해구호 △경찰 공무원의 치안 업무, 인명구조, 재해구호 △소방 공무원의 화재진압, 인명구조 △일반 공무원의 재난관리, 요인경호, 감염병 치료 등에서 사고와 상이를 입을 경우 국가유공자로 인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구 국가유공자법은 순직 공무원 인정 요건을 상세하게 규정하고 있고, 생명과 신체에 고도의 위험이 따르는 업무로 그 범위를 제한했다"라며 "국가유공자법의 입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그 위임 범위 내에서 정당하게 정해진 것으로 보여 법률 우위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씨가 수행한 업무가 국가의 수호와 안전보장, 국민 생명 재산 보호와 관련돼 있음은 부인할 수 없지만, 유족이 제출한 자료 만으로 A씨의 업무가 구 국가유공자법 시행령에서 정하는 '직접적 관련이 있는 직무'라고 인정하기 부족하다"라며 "보훈처의 처분은 적법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A씨는 국외가 아닌 국내에서 직무를 수행한 것으로 보이고, 천재지변 등에 준하는 위난 상황에서 직무를 수행하다가 발생한 사고 또는 재해로 사망했다고 볼 만한 내용이 확인되지 않는다"라며 "A씨가 수행한 업무는 계속적으로 행해지는 업무의 연속선상에서 요구된 것일 뿐 국가적 차원에서 당면한 문제나 의안의 신속한 처리가 필요한 업무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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