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4.27%P 차로 승리한 민주당 김한규 후보가 지지자들과 함께 기뻐하고 있다. 이인 기자제주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는 민주당 김한규(47) 후보가 4.27%P 차로 신승했다. 개표내내 손에 땀을 쥐는 명승부를 연출한 끝에 국회의원 뱃지를 달게 된 김 당선인은 전국적인 인지도를 갖고 있는 민주당의 정치 기대주다.
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김한규 후보는 5만 2490표를 얻어 49.41%의 득표율로 4만 7954표(45.14%)의 국민의힘 부상일(50) 후보를 4536표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다.
득표율 차로는 4.27%P 차이의 신승이다.
제주시 구좌읍과 조천읍 등 읍면지역의 투표함이 열릴 때는 부상일 후보가 1위를 달리다 아라지구와 삼화지구 등 도심지에 대한 개표가 진행되면 김한규 후보가 역전하는 상황이 반복됐다.
개표율이 50% 중반까지는 순위가 엎치락 뒤치락했지만 이후에는 김한규 후보가 안정적인 1위를 유지하며 이날 오전 3시쯤 당선이 확실해졌다.
무소속 김우남(67) 후보는 5775표(5.43%)를 얻는데 그쳤다.
제주에서는 사실상 정치신인이었던 김한규 후보가 제주시을에서 5차례나 도전했던 부상일 후보와 같은 지역구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낸 김우남 후보를 물리치고 국회의원 뱃지를 달게 됐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지난 2004년 제17대 총선 이후 18년 넘게 제주도내 국회의원 지역구 3석을 수성하는데 성공했다.
김한규 민주당 제주시을 국회의원 당선인 부부. 이인 기자김한규 당선인은 당선 소감에서 "이번 선거 결과는 제주의 미래를 위해 새로운 정치를 선택해준 제주도민들의 승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선거기간 약속한 것처럼 도민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자랑스러운 국회의원이 되겠다"며 "함께 경쟁한 국민의힘 부상일 후보와 무소속 김우남 후보님에게도 고생했다는 말을 드린다"고 전했다.
그는 또 "자신을 선택하지 않은 유권자들의 마음도 잘 헤아려 더 많은 목소리를 듣고 더 겸손하고 더 열심히 일해 반드시 성과로 보답하겠다"고 약속했다.
김한규 후보는 1974년생으로 제주 북초등학교와 제주중, 대기고,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했고 사법시험에 합격해 사법연수원 31기로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근무했다.
민주당 법률대변인,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상임위원 등을 지냈고, 2020년 총선에서 서울 강남병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뒤 지난해부터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에서 정무비서관을 했다.
오영훈 제주지사 후보가 제주시을 국회의원직을 사퇴하자 곧바로 김한규 후보가 전략공천을 받았다.
민주당의 험지 중 험지인 강남병에 출마해 비록 낙선했지만 민주당 지지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것이 전략공천의 배경이 되는 등 민주당의 기대주로 관심을 받아 왔다.
김 후보는 언론 인터뷰 등에서 정치에 관심을 갖게 된 건 대기고 재학 시절 정치가 사회문제 해결에서 중요한 의사결정을 한다고 느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특히 지난 2018년 정치를 하겠다고 결심했을 때는 보수정당에서 영입제의가 2차례나 있었지만 기득권과 불의에 맞서 싸운 노무현 전 대통령의 민주당을 선택하는 것이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원도심 활성화 △기초학력 보장 △환경보전기여금 도입 △택배비 절감 △농어민 지원 확대 △양질의 청년 일자리 확보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민주당 문대림 상임선거대책위원장과 악수하는 김한규 제주시을 국회의원 당선인. 이인 기자다음은 김한규 후보와의 일문 일답
김한규 후보와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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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 소감은?
제주에서 정치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국회의원으로 일할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 제주도민들을 만나면서 이곳에서 정치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면 행복하겠다고 생각했는데 꿈이 이뤄져서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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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빙의 승부였는데 승리 요인을 꼽는다면?
전국적으로 민주당에 부정적인 그런 구도가 제주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박빙의 선거로 진행됐다고 본다. 그런데도 이길 수 있었던 것은 오영훈 제주도지사 당선인이 국회의원으로 일하는 동안 나름의 성과를 냈다는 도민 판단이 제게도 긍정적 영향을 줬기 때문인 것 같다. 또 40대 젊은 국회의원, 새로운 인물에 대한 기대가 어려운 상황에서도 제가 이길 수 있는 요인이 됐다고 자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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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활동 과정에서 최우선으로 추진할 일은?
원도심 문제와 1차산업 문제를 시급하게 해결해야 하고 이를 포함해서 제주도 특정 지역이 아니라 전체 도민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문제를 먼저 챙기겠다. 제가 중앙에서 정치를 시작한 데 대한 우려가 있지만, 그런 우려가 기우였다는 것을 보여드리기 위해서라도 제주의 현안에 천착하는 지역 일꾼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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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가 2년으로 짧은데 어떻게 일할지 각오를 말한다면?
두 배로 일하면 되지 않을까. 임기는 2년이지만 4년의 성과를 내겠다. 제가 국회에 가면 젊은 정치인이 될 거고, 또 보궐로 국회에 입성했기 때문에 선배 정치인들이 배려해주실 것이라고 기대한다. 민주당이 지금은 다수당이라는 점을 최대한 활용해서 성과를 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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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총선도 제주에서 도전하나?
당연하다. 저에 대해 수도권 또 다른 지역구로 옮기는 것 아니냐고 하시는 분도 있는데, 그건 저를 중앙정치권에서 더 클 수 있는 인물로 좋게 봐줬기 때문인 것 같다. 이번에 박빙으로 이겼기 때문에 2년 후, 6년 후 선거에서는 압도적 지지를 받을 수 있도록 지역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
마지막으로 경쟁상대였던 부상일·김우남 후보에게 고생했다고 말하고 싶다. 시간이 지나면 찾아가 조언도 듣고 싶다. 제주를 위한 그분들의 꿈 제가 같이 이루겠다. 선거가 박빙이어서 저를 선택하지 않은 분들의 상실감이 클 것이다. 쉽지는 않겠지만 그분들이 원했던 정치 제가 같이 이루고, 갈등을 줄여내는 역할을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