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오영훈 제주도지사 후보. 연합뉴스1일 치른 제8회 동시지방선거 제주도지사 선거에서 '일하는 도지사'를 기치로 내건 오영훈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되고 있다.
같은 당 이재명 후보의 김포공항 이전 문제가 막판 변수로 떠오르며 국민의힘 공세에 발목을 잡히는 듯 했지만 '도민만 바라보며 뛰는 일꾼 도지사'를 앞세운 전략이 표심을 붙잡았다.
제주지사 선거는 이날 밤 11시 개표가 53.9%가 진행된 상황에서 오영훈 민주당 후보가 54.11%의 득표율을 보이며 허향진 국민의힘 후보(40.28%)를 13.8%P 차이로 앞서고 있다.
오 후보는 이날 오후 7시30분 지상파 방송3사(KBS, MBC, SBS) 출구조사에서도 56.5%를 얻으며 허 후보(39.1%)를 17.4%P 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JTBC가 단독으로 진행한 출구조사에서도 오영훈 후보 56.1%, 허향진 후보 39.1%로 오 후보의 우세가 예측됐다.
오영훈 후보는 공식선거운동을 마감하는 지난달 31일 논평을 통해 "6.1지방선거는 도민이 주인되는 도민정부시대, 도민 대통합 시대를 열어야 한다"며 "오영훈이 앞장서고 관점을 바꿔 놓겠다"고 자신했다.
그는 특히 "도민의 목소리를 진정성 있게 듣고 다가가며, 도민의 삶을 책임지겠다"며 '제왕적 도지사' 대신 '도민비서실장 도지사'를 자처했다.
"대통령 눈치 보지 않는 소신 있는 소통의 도지사가 되겠다"는 다짐에 새인물론, 새일꾼론이 유권자의 마음을 붙들었다.
막판 이재명 후보가 쏘아올린 김포공항 이전 정쟁에 더해 53.1%라는 제주 역대 지방선거 중 가장 낮은 투표율로 인해 민주당 후보가 불리할 것이란 예측 역시 '오영훈'이란 인물론으로 제압했다.
오영훈 후보 당선은 20년만의 민주당계 제주도지사 입성이란 의미도 담겼다.
그간 제주지사 선거는 2002년 치른 제3회 전국동시지방선거때 우근민 후보가 새천년민주당 소속으로 당선된 이후 4회 김태환(무소속), 5회 우근민(무소속), 6회 원희룡(새누리당), 7회 원희룡(무소속) 등 20년간 민주당계 후보가 선택을 받은 적이 없다.
지난 3월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당선돼 허향진 국민의힘 후보의 대선 컨벤션효과가 예측됐지만 지방선거에서 제주도민들은 민주당 후보를 선택함으로써 중앙과 제주간 정치 균형에 대한 열망을 반영하고 있다.
또 오영훈 후보의 승리는 정당보다는 인물을 선택하는 제주 특유의 정서가 투영되면서 이번 지방선거에서 전국적으로 불어닥친 국민의힘 바람을 일정 부분 감쇄시켰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국적으로 진보 주자들의 위기 상황에서 오영훈 후보가 진보의 불씨를 지키면서 민주당 지방정치의 희망 또한 틔웠다는 게 정치권 안팎의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