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전력시장가격에 상한 도입…한전 적자 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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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세지는 전기요금 인상 압박에 구매가격부터 손질
4월 200원 찍은 SMP, 130원대로 낮아질 듯
깎아도 여전히 판매가 대비 적자…전기료 인상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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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은 연료비로 한국전력이 자본잠식 위기에 몰린 가운데 정부가 긴급조치를 마련했다.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전기를 사올 때 내는 전력시장가격(SMP)이 과도하게 급등할 경우 상한을 정해 전력구매가격과 판매가격의 격차를 줄이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낮아질 SMP 역시 kWh당 130~140원 수준으로 전력판매가격(약 108원)보다 높아 전기요금 인상 압박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력시장가격 '제동'…200원 찍은 SMP, 130~140원대로


산업통상자원부는 24일 '전력시장 긴급정산상한가격' 제도를 신설하는 내용을 담은 '전력거래가격 상한에 관한 고시' 등 일부개정안을 20일간 행정예고한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최근 팬데믹 이후 수요회복으로 수급이 불안한 가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해 국제 연료가격이 급등했다"며 "이로 인해 SMP가 상승하고 전기소비자가 부담해야 할 금액이 급증하는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SMP는 시간대별로 전력의 수요와 공급에 따라 결정되는 전력량 거래 가격이다. 그간 발전사업자들은 전력거래소가 운영하는 전력시장에서 시간대별 전력수요를 충족하는 '가장 비싼 발전기의 비용'을 기준으로 산정된 SMP로 정산을 받아왔다.
   
국제 연료가격이 상승하면 SMP도 상승해 한전이 발전사에 지불해야 할 전력구매대금도 급증한다. 그러나 한전이 소비자에게 전기를 팔 때 받는 전기요금은 동결되면서, 손해를 보고 전기를 팔아온 상황이다. 한전은 지난해 5조8천억원 적자에 이어 올해 1분기에만 7조8천억원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발전사업자에게 줄 돈은 우선 한전이 빚을 내 부담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는 결국 전기요금으로 회수할 수 밖에 없는 비용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전기요금 동결을 공약했지만, 국정과제 검토 과정에서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임을 인정하고 전기요금 현실화를 시사하기도 했다.

2012년 5월부터 2022년 4월까지 최근 10년간 월평균 전력시장가격(SMP) 추이(단위: 원/kWh).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2012년 5월부터 2022년 4월까지 최근 10년간 월평균 전력시장가격(SMP) 추이(단위: 원/kWh).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신설되는 전력시장 긴급정산상한가격 제도는 직전 3개월 동안의 SMP 평균이 과거 10년간(123~4개월) 월별 SMP 평균값의 상위 10% 이상일 경우 시행되도록 설계됐다. 조건이 만족되면 직전 10년간 SMP를 가중평균한 가격의 1.25배를 곱한 수준에서 상한가격이 설정된다.
   
지난달 SMP는 202.1원을 기록해 2001년 전력시장 개설 이후 최초로 200원을 넘어섰다. 5월 SMP는 140원 안팎으로 다시 낮아졌지만 이미 제도 시행의 조건은 만족된 상황이다.
   
적용 시점에 따라 달라지지만, 현 시점을 기준으로 상한가격 제도가 적용된다면 SMP는 지난 10년간의 SMP의 평균치(×1.25배)를 반영해 130~140원 수준으로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는 한전이 적자를 보는 동안 역대 최고 실적을 낸 발전사들이 고통을 분담하는 구조다.
   
산업부 관계자는 "몇 달간 200원 대 SMP를 기록해 다소 착시가 있다. 130~140원대 SMP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며 "적어도 발전사들이 손해를 보면서까지 전력을 팔진 않도록 안전장치도 마련했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만약 조정된 가격보다 실제 연료비가 더 높을 경우 해당 발전사업자에겐 연료비를 보전해 줄 계획이다. 또 용량요금과 기타 정산금은 제한 없이 지급해 기본적인 설비투자에 대한 보상은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이르면 7월부터 시행…전기요금 인상 필요성은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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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제도는 다음 달 13일까지 20일간의 행정예고 기간과 규제심사를 거쳐 이르면 7월부터 시행된다. 긴급정산상한가격 시행조건이 만족될 경우 해당 시행월 1개월간 한시 적용되며, SMP 기준으로 정산을 받는 모든 발전기가 적용대상이 된다.
   
다만 이번 제도에도 불구하고 전기요금 인상 압박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전의 전력구매가격이 130원대로 낮아짐에도 불구하고 소비자에게 전기를 팔 때 받는 전기요금은 108원 수준이기 때문이다. 여전히 비싸게 사서 싸게 파는 적자구조인 셈이다.
   
한전의 누적 차입금 규모는 지난달 말 기준 51조5천억원에 달한다. 현재 적자 규모가 이어진다면 내년엔 사채로 자금조달도 할 수 없게 돼 곧바로 자본잠식 위기에 놓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력시장 관계자는 "이미 한전은 차입금과 외상거래로 전력을 사오는 상황"이라며 "전력가격이 저렴해지더라도 그 돈마저 빌릴 수 없을 만큼 재무상태가 악화되고 있어 추가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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