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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나·테라 사태' 수사 검찰 손에…'폰지사기' 여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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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폼랩스 권도형 대표, 티몬 신현성 대표 고소
특경법상 사기 및 유사수신 혐의…"투자자 기망"
'여의도 저승사자' 남부지검 합수단 수사 맡나
폰지 사기 여부 등 수사 쟁점

테라폼랩스 권도형 최고경영자. 야후파이낸스 유튜브 동영상 캡처 테라폼랩스 권도형 최고경영자. 야후파이낸스 유튜브 동영상 캡처 
루나-테라코인 폭락으로 손실을 입은 투자자들이 테라폼랩스 권도형 최고경영자(CEO)와 신현성 티몬 대표를 검찰에 고소했다.

한동훈 신임 법무부 장관의 지시로 재출범한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에서 사건을 맡을 지 주목되는 가운데, 테라폼랩스 측의 투자자 유치 방식을 '폰지 사기'로 볼 수 있을지 여부 등이 수사의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루나·테라USD(UST) 투자자들을 대리하는 법무법인 LKB(엘케이비)앤파트너스는 권 대표와 신 대표를 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상 사기 및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서울남부지검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들은 고소장에서 "권 대표 등이 공모해 루나·테라 코인을 설계·발행해 투자자들을 유치하면서 알고리즘 상의 설계 오류 및 하자에 관해 고지하지 않았다"며 "또 백서 등을 통해 고지한 것과 달리 루나코인의 발행량을 무제한으로 확대한 행위는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신규 투자자 유인을 위해 '앵커 프로토콜'을 개설해 지속 불가능한 연이율 19.4%의 이자 수익을 보장하면서 수십조원의 투자를 유치한 것은 유사수신행위에 해당한다"며 "피해자들의 피해 회복을 위해 필요한 법적 조치들을 이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해당 사건을 새로 출범한 합수단에서 맡아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당초 피해자들은 고소장 제출할 곳으로 서울남부지검과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를 저울질 하다가, 합수단 재출범 소식에 검찰을 선택했다.

LKB는 "피고소인들에 대한 엄벌과 피해자들의 피해 회복이 신속하고 공정하며 정의롭게 진행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에서 과거 '여의도 저승사자'라고 불리던 합수단에 고소·고발장을 접수하게 됐다"며 "2년여만에 새롭게 출범한 합수단이 피해자들의 절박함과 억울함을 해소해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가상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9개월여 만에 4천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13일 서울 강남구 빗썸고객센터 전광판에 암호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가상화폐 시장이 최악의 침체기에 빠진 것은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 전환과 일부 스테이블코인의 디커플링 사태 때문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진단했다. 박종민 기자국내 가상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 가격이 9개월여 만에 4천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13일 서울 강남구 빗썸고객센터 전광판에 암호화폐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가상화폐 시장이 최악의 침체기에 빠진 것은 인플레이션 우려에 따른 각국 중앙은행의 긴축 기조 전환과 일부 스테이블코인의 디커플링 사태 때문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진단했다. 박종민 기자
하지만 실제 합수단이 이를 직접 맡을지는 미지수다. 합수단에 직접 사건을 고소·고발할 수는 없고 일반적인 사건과 같은 방식으로 배당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통상 민원실에 사건이 접수되면 배당권자인 차장검사가 관련 고소·고발장을 취합한 뒤 어디 부서에서 맡을지 결정한다. 검찰 관계자는 전날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테라폼랩스는 루나와 자매코인인 테라를 발행하는데, 테라는 개당 가치가 1달러로 고정되도록 하는 '스테이블 코인'이다. 테라 1개의 가치가 1달러 밑으로 떨어지면 루나를 발행해 테라를 사들이고, 1달러를 넘으면 테라로 루나를 사들여 소각시키는 알고리즘으로 구성돼 있다.

특히 테라폼랩스는 투자자가 테라를 '앵커 프로토콜'이라는 곳에 예치하면 연이율 19.4%의 이자 수익을 보장해주겠다면서 신규 투자자를 유치했다. 이에 5개월 사이 루나를 보유한 사람은 약 9만명에서 28만명으로, 보유 수량은 383만개에서 700억개로 급격하게 늘어난 것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지난주 테라의 가치가 1달러 밑으로 떨어졌다가 회복하지 못하는 '디페깅' 현상이 일어나자 루나의 가격이 함께 폭락했고, 시가총액 대부분이 증발했다. 테라폼랩스 측에서 알고리즘 상의 오류 및 하자 가능성을 알았는지, 투자자 유치 방식을 '폰지 사기'로 볼 수 있을지 여부 등이 검찰 수사의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합수단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취임식에서 '부활 선언' 하루 만에 새롭게 출범했다. '여의도 저승사자'라 불렸던 합수단은 추미애 전 장관 시절 폐지됐지만, 박범계 전 장관이 지난해 9월 '금융·증권범죄 수사협력단'(협력단)을 새로 만들면서 명맥을 이어왔다. 이번에 다시 합수단으로 체제가 개편되면서 검사·수사관·특별사법경찰 등 전문 인력 48명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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