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기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지방선거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여야의 6.1 지방선거 공천이 마무리되며 본격적인 선거 국면에 접어든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에서 다시금 성비위 사건이 불거지며 이번 선거의 최대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13일 성비위 사건으로 더불어민주당이 3선 중진 박완주 의원을 성비위 의혹으로 제명조치한 것을 두고 '성범죄 DNA', '더불어M번방' 등 고강도 비판을 쏟아내며 총공세를 폈다.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 김기현 의원은 이날 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민주당에서 박원순, 오거돈, 안희정을 관통하며 이어진 성범죄 DNA는 개선은커녕 더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성범죄의 전문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며 비판했다.
이어 "여성인권 신장을 주장한 민주당이 당내 유력 인사들의 권력형 비위 사건에 눈감고 피해자에 대한 2차, 3차 가해의 칼을 휘두르는 것을 보며 국민들은 분노를 토한다"며 "이것이야말로 반지성적 행태의 전형적인 사례"라고 덧붙였다.
박민영 대변인도 성명을 통해 "이쯤 되면 '텔레그램 N번방'을 잇는 '더불어M번방'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을 정도"라며 "민주당 의원 전원은 국민께 석고대죄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양금희 원내대변인 또한 "민주당의 쏟아져 나오는 성범죄는 충격과 분노를 넘어 얼마나 더 있을지,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 끔찍하기만 하다"며 "박완주 의원은 하루라도 빨리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최소한의 양심 있는 행동"이라며 의원직 사퇴를 촉구하는 등 총공세를 폈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이번 지방선거가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허니문 기간'에 치러진다는 점에서 판세가 상대적으로 유리한 편이다. 여기다 또다시 고질적인 성비위 사건이 터지며 민주당이 수렁에 빠져들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 문제를 선거 당일까지 끌고가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민주당 윤호중(왼쪽)·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12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성 비위 의혹으로 제명된 박완주 의원과 관련해 사과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이에 전날 대국민사과를 하며 고개를 숙였던 민주당은 국민의힘 이준석 당대표의 성상납 의혹을 꺼내 들며 역공을 폈다. 동시에 당내 성비위 의혹에 대해 말을 아끼면서 '일꾼론'을 앞세우며 화제 전환에 나섰다.
박지현 비대위원장은 이날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는 성 상납 의혹 및 증거인멸 의혹을 받고 있다"며 "국민의힘은 이 대표를 징계해야 한다. 최소한 그 정도 조치는 해야 민주당을 비판할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국민의힘은 이 대표에 대한 징계 절차를 지방선거 이후로 미루기로 했다"며 "민주당은 그나마 수술 중이지만 국민의힘은 지금도 숨기는 중"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재명 총괄상임선거대책본부장은 박완주 의원의 성비위 입장에 대해서는 "어제 상임선대위원장께서 충분히 말씀을 드렸다"며 "거기에 공감한다는 정도의 말씀을 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대신 '일꾼론'을 내세웠다. 그는 "모두가 정부 심판만 하고 있으면 소는 언제 키우겠나. 말꾼이 아니라 일꾼이 필요하다"면서 "(지난 대선으로) 심판은 끝났기 때문에 국민 삶을 보듬을 유능한 인재와 유능한 정치집단이 있어야 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경기지사 후보와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이 13일 경기 수원시 김동연 경기지사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제1차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에서 윤호중 상임선대위원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지난해 자당 소속 시장의 성비위 사건으로 인해 치러진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뼈아픈 패배를 맛본 민주당 입장에서는 다시금 성비위 사건으로 선거판이 얼룩질 경우 판세가 불리해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어떻게든 이슈 전환을 해야 하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