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오른쪽)이 12일 오후 충남 천안시 서북구 쌍용동에서 열린 양승조 충남도지사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양 후보와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민주당 지도부가 12일 양승조 충남도지사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찾아 박완주 의원(천안을) 성비위 사건에 대해 연신 사과했다. 박 의원은 양 후보 선거본부에서 총괄상임선대위원장으로 활동할 예정이었던 만큼 6·1지방선거 파장을 우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양 후보는 이날 오후 충남 천안에서 진행된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본격적인 행사 전 "충남도민 여러분께 석고대죄하는 심정으로 여러분 앞에 섰다"며 "경사스런 날임에도 불구하고 입이 백개라도 할 말이 없고 엎드려 절하는 심정으로 사죄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그는 "우리 동료였던 박 의원이 제명이라는 당의 징계를 받고 제명됐다"며 "불미스런 사태를 맞은 것에 대해 같은당 동지로서, 충남을 이끌어가는 하나의 당원으로서 백번 사죄한다"고 말했다.
축사에 나선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도 "도민 여러분이 기대했던 좋은 정치,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지 못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90도로 사과했다. 다만 그러면서도 "박 의원 잘못은 민주당을 탓해달라"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충남도민, 천안시민 여러분께서는 민주당의 잘못을 탓해주시고 양 후보의 좋은 면만을 선택해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당부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지현·윤호중 공동비대위원장이 12일 오후 충남 천안시 쌍용동에서 열린 양승조 충남도지사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당 내 성비위 근절을 내세웠던 박지현 공동비상대책위원장도 고개를 숙였다. 박 위원장은 "성폭력은 무관용 원칙을 적용하고 당내 성비위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또 사고가 터졌다"며 "제가 많이 부족했다. 민주당을 대표해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오늘부터 정확히 20일 후 이곳 캠프에서 승리의 깃발을 올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낙연 상임고문도 "드릴 말씀이 마땅치 않다"며 "정치인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많이 상처받겠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고 짧게 유감을 표했다.
12일 오후 충남 천안시 쌍용동에서 열린 양승조 충남도지사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참석자들이 박수치고 있다. 왼쪽부터 이낙연ㆍ정세균 전 국무총리, 이재명 6·1 지방선거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연합뉴스
이날 축사에 나선 이재명 상임고문은 박 의원 성비위와 관련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앞서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열고 박 의원을 성비위 의혹으로 제명했다. 당은 2차 가해와 피해자 보호 등을 고려해 상세한 내용을 밝히지는 않았다. 충남 천안시을 지역구에서 내리 3선을 지낸 박 의원은 지난 2017년 대선에서 당내 경선 과정에서 안희정 전 충남지사를 지지해 옛 안희정계로 분류된다. 이후 송영길 당 대표 체제에서 당 정책위의장 등을 지냈다. 지난해에는 원내대표 선거에도 출마해 당시 윤호중 후보에게 40여표 차로 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