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제공 델타 변이의 2~3배에 달하는 전파력을 가진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비(非)변이 또는 타 변이들에 비해 안정적인 세포 구조를 가진 것으로 파악됐다. 체내에 진입하는 일종의 '열쇠'인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과 ACE2 수용체가 가장 쉽게 결합한다는 것이다.
12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오미크론의 전파력을 예측하기 위한
스파이크 단백질의 구조 모델링 분석결과를 발표하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조사는 오미크론, 알파, 델타, 뮤, D614G 등 국내에서 발생한 코로나19 변이바이러스의 유전자 정보를 토대로 이뤄졌다.
당국은 바이러스의 스파이크 단백질과 감염자의 세포수용체(ACE2) 결합을 분자동역학 모의실험방법으로 분석했다. 분자동역학 모의실험이란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스파이크 단백질과 세포수용체 간 결합에 영향을 미치는 거리, 결합자유에너지 등을 측정하는 방식이다.
방대본에 따르면, 오미크론과 델타, 알파 등의 스파이크 단백질 유전자 정보를 대상으로 구조적 안정성을 살폈을 때
3개의 단위체 사이 거리 편차가 가장 낮은 변이바이러스는 오미크론이었다. 감염자의 세포수용체와 결합자유에너지 분석에서도 오미크론의 에너지 값이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결합체의 안정적인 구조를 의미하는 것이라고 당국은 설명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제공
방대본 김은진 검사분석팀장은 "오미크론이 스파이크 단백질의 3개 단위체 간 편차가 가장 낮아서 삼합체에 가장 가까운 안정적 구조를 형성했고 그 다음이 델타, 뮤, 알파, 비변이 순"이라며
"구조의 안정성이 높다는 건 그만큼 바이러스와 세포 간 결합 가능성이 증가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변이를 통해 진화하면서 세포와 결합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의 안정성이 점점 높아졌고, 이에 따라 세포 간 결합 가능성이 증가해서 결과적으로 오미크론의 전파력 상승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부연했다.
김 팀장은 "현재까지 대부분의 구조 모델링 연구는 수용체 결합부위만을 이용한 단편적 변화만 주로 분석했다"며 "본 연구는 3개 단위체로 이루어진 스파이크 단백질의 전체 구조를 분석한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방대본은 향후에도
오미크론과 유사하게 구조적 안정성이 우세한 경향의 변이가 발생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포 감염 시 구조적 안정성을 높여 결합력을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진화해온 코로나19의 특성 때문이다.
방대본 정은경 본부장은 "구조 모델링 분석은 충남대학교 강남숙 교수 연구팀과 공동으로 수행됐다"며 "국제분자과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s) 최신호에 게재되어 국내·외 연구진들과 공유될 예정"이라고 밝혔다.